‘보도 전 선수치기’ 의혹에 “미리 찍어둔 영상 올린 것”…“현재 송출되는 홈쇼핑은 모두 녹화분” [일요신문]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과거 음주운전 전력을 고백하며 고개를 숙였던 임성근 셰프가 일요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과거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앞으로 방송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가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시즌2’를 통해 40년 요리 인생의 정점에 섰지만, 그만큼 그림자도 짙었다. 임 셰프의 갑작스러운 음주운전 고백에 사람들은 당황했다. 뜬금없이 전과를 밝힌 까닭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았다. 시점도 공교로웠다. 지난 17일 일요신문이 임 셰프에게 과거 음주운전 관련 취재 요청을 한 다음날인 18일 고백 영상을 올린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면서 ‘기사가 나가기 전 선수치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임 셰프 측과는 일요신문 보도([단독] “시동만 켜놨다”던 임성근 셰프, 2020년 사건에선 실제로 음주 주행) 이후 다시 연락이 닿았다. 임 셰프 인터뷰는 음주운전 전력 논란이 불거지기 전에 이미 약속했던 1월 20일 저녁 8시에 이뤄졌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사무실에서였다. 패딩에 비니모자를 쓴 채 가족과 통화를 하고 있던 임 셰프는 “휴대전화 너무 자주 보지 말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인터뷰는 1시간 40분 넘게 이어졌다. 그는 “대중의 관심을 받을수록 겁이 나고 조마조마했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말하고 싶어서 영상을 올린 것”이라며 “음주운전은 변명의 여지없이 제 잘못이 맞다”고 인정했다. 논란이 된 ‘보도 전 선수 치기’ 의혹에 대해서는 “미리 찍어둔 영상을 18일에 올라가도록 예약해뒀던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로 밝혀진 1999년 음주운전과 무면허 사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기자가 묻지 않은 또 다른 벌금형을 스스로 먼저 털어놓기도 했다.
다만, ‘거래처 갑질 의혹’ 등 자신이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결단코 사실이 아니며 가짜뉴스로 인해 저와 함께 일하는 중소기업 대표님과 제품에까지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래는 임 셰프와의 일문일답.
#“PPL 받으면서도 조마조마…매일 고민했지만 용기 부족했다”
―유튜브를 통해서 음주운전 전과를 고백했다.
“방송을 이것저것 한 10년 정도 했다. 2015년에 ‘한식대첩3’도 찍긴 했지만 지금처럼 이슈가 되거나 관심을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흑백요리사2’도 유명해지려고 나간 게 아니었다. 미약하게나마 한식을 알리고 싶었다. 그런데 점점 더 많은 대중의 시선을 받으면서 견디기 힘들었다. 나중에 큰 일이 생길 것 같았다. 매일 아침 ‘오늘은 말해야지’ 다짐하고, 또 매일 밤 ‘왜 말을 못 했을까’ 후회했다. 용기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9일에 술 PPL(간접광고)을 찍었다. 그 뒤로 광고가 어마어마하게 밀려 들어왔다. 겁이 덜컥 났다. 찍으면서도 조마조마했다. 이걸 다 진행했다가 나중에 잘못되어서 지금 같은 일이 벌어지면 위약금이라든지 저와 함께한 업체들이 입을 피해를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12일에 또 다른 PPL 두 건과 당근잡채, 그리고 어복쟁반까지 총 4개의 영상을 찍으면서 음주운전을 고백했다.”
―(일요신문) 기자의 연락을 받고 약속을 잡은 바로 다음날 영상을 올렸다. 시점이 공교로운데.
“정말 기획한 게 아니다. 기획해서 찍고자 했다면 피디의 얼굴이 나오게 찍지도 않았을 것이고, 책상 위에 술을 올려놓지도 않았을 거다. 그저 요리 영상을 찍은 후에 넋두리처럼 이야기하는 걸 찍은 거다. 그래서 당시엔 정확한 날짜도 기억 못 했다. 대략 10년 정도 된 것 같아 ‘10년에 걸쳐서 3번’라고 했는데 나중에 (일요신문) 기자님 메일을 보니 15~16년에 걸쳐서 했더라.”
“찍은 영상은 유튜브 피디님이 18일 저녁으로 업로드 예약을 걸어놓고 지방 촬영을 갔다. 사실 후폭풍이 이렇게 셀 줄 몰랐다. 영상이 올라가고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너무 많은 전화가 왔다. 오는 전화는 거의 다 안 받았다. (일요신문) 취재 연락을 받고 선수 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보일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죄송하다.”
―음주운전을 바라보는 시민들 눈높이가 과거와는 다르다. 음주운전 전과를 밝히는 태도가 너무 가볍다는 생각은 안 했나.
“만약 사과 영상을 제대로 기획하고 했으면 정장도 입고 절도 하고 더욱 진중하게 했을 것이다. 그런데 마음 한편에선 ‘어떤 식으로라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그래서 12일에 영상 4개를 연달아 찍고 피디님과 (음주운전에 대해) 진솔하게 대화하는 걸 올렸으면 좋겠다 싶었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제가 미흡했다. 사실 사과를 하려고 했으면 광고가 붙었던 것들을 다 내렸어야 하는 게 맞다. 연예인이 아니다 보니 너무 미숙했고 대처 능력도 좀 떨어졌던 것 같다. 주변의 조언을 받았으면 그렇게까진 안 했을 것 같다.”
―“시동만 켜놓고 잤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음주 주행을 했다. 논란이 될 만한 부분들은 영상 속에서 애매하게 말했다는 비판이 있다.
“영상에 내용이 자세히 들어가지 않은 건 어떤 이유든 내 잘못이 맞기 때문이다. 2017년에 적발됐을 당시 대리기사님을 불렀다. 그러다 차 안에서 언성이 조금 높아졌다. 기사님이 갓길에 차를 세우고 가버렸다. 도로에 서서 다시 대리를 불렀는데 외진 곳이라 잡히질 않았다. 날이 추워 차 안에 들어가서 시동을 켜고 잠이 들었다가 적발됐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 적발됐을 때에도 대리기사님을 불렀다. 남구로역까지 가는 도중에 금액을 더 달라는 요구가 있어서 실랑이가 생겼고 기사님이 도로변에 차를 세워놓고 갔다. 집까진 약 150m정도(법원 판결문엔 200m) 남은 상황이라 차를 그곳에 두고 걸어갔다. 집에 와서 잠을 자고 있는데 새벽 6시 반 쯤 전화가 빗발쳤다. 남구로역에 인력시장이 많다. 일하러 가시는 분들이 아침에 차 빼라고 전화가 온 거다. 일어나서 차를 빼다가 뒤에 있던 경찰차에 적발됐다.”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설명을 자세하게 하면 할수록 대리기사님을 탓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말을 길게 하지 않았다. 음주운전은 10년이 됐든 20년이 됐든, 100번이든 1000번이든 무조건 내가 잘못한 거다. 여기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거듭 말씀드린다.”
#“음주운전 말고도 논란 될 만한 것들 있어…다 털고 가고 싶어”
―직접 고백한 3건의 음주운전 외에 1998년과 1999년에도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전력이 있다.
“그렇다. 만나게 되면 말씀드리고 싶었다. IMF (외환위기) 시절 이야기다. 모두가 힘든 시기였다. 아내와 2평짜리 도시락 가게를 했다. 당시 저는 면허가 없었고 배달하는 친구를 따로 뒀었다. 주방에서 일을 하다가 일이 바빠지고 갑자기 배달이 펑크 나면 저도 오토바이를 탈 수밖에 없었다. 삶이 그랬다. 아이가 둘 있고 어머니도 제가 모셨었다. 제게는 그 가게가 유일한 생계였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 뒤로는 인천에서 음주운전을 한 번 했던 것 같다.”
판결문 확인 결과, 임 셰프는 1998년 3월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집행유예기간이었던 1999년 9월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3%였다. 그런데 임 셰프는 논란이 될 만한 사건이 또 있다고 했다.
“이건 음주운전은 아니다. 노량진 부근 주차장에서 주차 관련으로 시비가 붙어서 쌍방 상해로 벌금을 물었던 적이 있다. (이후 쌍방 폭행인지 상해인지에 대해선 불분명하다고 했다) 실랑이를 벌이다가 양쪽 모두 상처가 나서 30만 원 정도를 물었던 것 같다. 더 문제가 될 만한 사건은 현재 제 기억 속엔 이것이 전부다.”
―먼저 밝히는 이유가 있나.
“어차피 이력 조회하면 다 뜨는 것 아닌가. 나중에 또 다른 보도가 나오는 것보다 이걸로 다 끝내고 싶다. 더 남겨두고 싶지 않다”
#“갑질 의혹에 대해선 떳떳해…가짜뉴스로 저와 연관된 중소기업들 피해 입지 않았으면”
한편 1월 19일, 한 누리꾼은 임 셰프의 음주운전 과거 고백 관련 기사에 “음주뿐만이 아니다. 술에, 여자에, 거래처 갑질에, 아직 터질 게 아주 많은 X”이라며 “식품업계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댓글을 남겼다.
―업계 내 갑질 의혹도 제기됐다.
“갑질 의혹에 대해선 떳떳하다. 그 부분은 정말 아니다. 거래처에 갑질을 했다고 하는데 몇 년 전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으로 제품 생산을 했다. 배합비를 공장에 보내면 그쪽에서 음식을 만들어 온다. 그럼 저는 전체적인 맛이 괜찮은지 봐주는 게 다였다. 제가 직접 공장에 가야 할 이유도 없고, 간다고 해도 막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최근엔 자체 제조, 생산을 한다. 갑질을 할 수가 없다. (휴대전화를 내밀며) 지금 제 전화로 아무 식품공장에나 연락해 물어보셔도 된다.”
―모두 허위 사실이라는 뜻인지.
“그렇다. 음주운전은 제가 잘못한 게 맞다. 백번이 됐든 천번이 됐든 비판 받아야 한다. 하지만 있는 사실에 대해서만 욕하고 혼내주셨으면 좋겠다. 거래처 갑질이나 여자 문제 등의 가짜뉴스 때문에 저와 함께 일한 중소기업 대표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그분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음주운전과 별개로 타투(문신)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 여론도 있다.
“열여섯 살에 집을 나와 열아홉이란 어린 나이에 조리장이 됐다. 조리실은 위계질서가 굉장히 강한 곳이다. 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키도 작고 왜소하다. 어린 나이에 저보다 나이가 많고 큰 사람들에게 일을 시켜야 하는 입장이었다. 치열하게 살았고 살아남으려면 강해 보여야 했다. 아내를 설득해 타투를 하겠다고 했다. 허락을 받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가족 동의하에 왼쪽 팔뚝에 타투를 했다. 이게 30년이 지난 지금 논란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여기서 처음으로 말씀드린다. 앞으로 방송은 하지 않겠다. 철면피가 아닌 이상 어떻게 얼굴을 들고 방송을 하겠나. 그건 여러분에 대한 기만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이후로 지상파, 종편, OTT까지 방송 출연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다만 홈쇼핑은 계약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는 안 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이미 찍어둔 포장지나 동판 등 여러 문제가 있다. 저로 인해 중소기업 대표님들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을 알아보라고 한 상태다. 그리고 현재 송출되는 홈쇼핑은 모두 녹화 방송이라는 부분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유튜브는 개설 초기부터 어려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레시피를 드리는 재능기부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계속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파주시에 준비하고 있는 음식점도 제 원래 일이기 때문에 이어간다. 저는 조리사니까 본업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끝으로 더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따로 사과 영상을 준비하고 있다. 말 한마디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잘 정리해서 영상에서 말씀드리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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