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의 U-21상대로 고전... 힘 한번 못 써봤다
전반전 슈팅 10-1... 수비위주 전략의 실패
한일전 연령별 대회 3연승 실패

"설마설마했는데,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한국 선수들 위로 정적이 흘렀다. 스코어는 0-1이었지만, 내용은 0-3 완패였던 2년 전보다 더 참담했다. 한국 축구는 '2살 어린'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90분 내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아시아 맹주의 자존심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일본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6년 만의 우승 도전이 좌절됐고, 일본은 대회 2연패를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전반전 기록이었다. 슈팅 숫자 '1대10'. 단순한 수치가 아니었다. 한국은 하프라인조차 제대로 넘지 못한 채 일본의 파상공세에 '반코트 게임'을 당했다.
이민성 감독은 호주전에서 재미를 봤던 '선 수비 후 역습'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지만, 일본은 호주가 아니었다. 일본의 정교한 패스 플레이와 조직적인 압박 앞에 한국의 역습은 번번이 끊겼다. 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고이즈미 가이토에게 선제골을 내준 장면은, 오히려 늦게 터진 것이 다행일 정도로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미치와키 유타카의 칩슛이 골문을 살짝 빗나가거나, 퍼스트 터치 실수로 놓친 결정적 찬스가 아니었다면 전반에만 3골 이상 먹혀도 할 말이 없는 경기력이었다.
후반 들어 이 감독은 백가온과 김용학을 빼고 배정승, 김태원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후반 13분 장석환의 왼발 중거리 슛이 골대 모서리를 강타하고, 후반 17분 강성진의 결정적 슈팅이 막히는 등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를두고 "운이 없었다"고 말하기엔 민망하다. 일본은 이미 리드를 잡은 뒤 안정적인 운영으로 전환했고, 한국은 그제야 쫓아가는 모양새를 취했을 뿐이다. 90분 내내 일본 골키퍼를 제대로 위협한 장면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상대가 'U-21 대표팀'이라는 점이다. 일본은 2028 LA 올림픽을 대비해 이번 대회에 2살 어린 선수들을 내보냈다. 반면 한국은 성적을 위해 가용한 U-23 자원을 총동원했다.
그런데도 한국은 기술, 조직력, 전술 모든 면에서 완패했다. "형들이 동생들에게 축구 레슨을 받았다"는 혹평이 나오는 이유다. 2022년 U-23 아시안컵 8강 0-3 패배에 이어 또다시 일본에 무릎을 꿇으며, 이제는 '한일전 패배'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어가는 분위기다.
"가위바위보도 지지 않겠다"던 비장한 출사표는 허공에 흩어졌고, 남은 건 '슈팅 1-10'이라는 치욕적인 숫자뿐이다.
한국 축구의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음을, 제다의 밤은 냉정하게 보여줬다.
https://m.sports.naver.com/kfootball/article/014/0005465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