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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전주 하면 한옥마을이었는데... 2025년 새로 생긴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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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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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502049?sid=103

 

'전주'하면 한옥마을이 떠오른다. 고운 한복 차림에 발랄하게 웃는 선남선녀들이 나지막한 담장과 좁다란 골목을 누비며 시간을 되돌리는 곳이다. 위엄보다 편안함이 드리운 전주는 과하지도 성급하지도 않아 나이 들수록 살고 싶은 도시라고 나를 추썩인다. 느슨하게 쉬어가기 좋은 도시 전주. 지난 17일, 그곳에 사는 지인의 집에서 주인장 부부 포함 세 팀의 부부가 1박으로 모임을 도모했다.

아무 역할도 하고 싶지 않은 집으로 손님을 들이는 순간, 집은 대응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청소, 정리, 잠자리, 음식까지 신경 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누군가를 초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는 부부 덕분에 우린 전주의 이모저모를 시시각각 누렸다.

한국 최초의 천주교 순교터 전동성당을 비롯해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봉안된 경기전, 한국도로공사에서 운영하는 전주수목원, 연못이 아름다운 덕진공원, 후백제 수도 지형 이해에 적합한 아중호수 등 역사적 흔적과 자연, 산책로를 이미 여러 차례 둘러보았다. 후백제 역사 문화의 중심지 완산주의 전신이며 조선 왕조의 본향이기도 한 전주는 도시 서사가 깊은 곳이다.

전주에 부는 바람 도서관 바람

그런 전주에 요즘 도서관 바람이 불고 있단다. 지인은 문화와 교육의 도시에 걸맞게 전주만이 가진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덕진공원 내 '연화정도서관'처럼 갖춤새가 남다른 도서관이 생겼다고 운을 뗐다. 그곳이 바로 아중호수 수변로에 설립된 '아중호수도서관'이란다.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아중호수 수변로에 위치한 '아중호수도서관' 외부
ⓒ 오순미


3년 전 가을 '아중호수' 데크길을 산책하다 "동네에 이런 데가 있어 살 만하겠다"고 부러워한 적 있다. 그런 곳에 생긴 도서관이 특별하대서 은근히 기대되었다. 데크길을 따라 아중호수를 걸었다. 행치봉(해발 245.9M)이 방패 역할을 해 바람은 은은하고 햇볕은 적당해서 산책하기 알맞았다.

잠시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니 윤슬이 튀어오르는 멸치 떼처럼 반짝였다. 은빛 억새춤 같아 몸치임에도 어깨가 들썩여졌다. 산책로 군데군데에 설치된 정원 그네에 앉아 호수 건너를 바라보니 도서관이 우릴 맹렬하게 기다리는 눈치다. 현대적 감각에 놀랄 준비나 하라고 으스대면서.
 

  아중호수와 산책로
ⓒ 오순미


바람 부는 광장과 야외 공연장을 지나 8천보 정도 걸어서 드디어 도서관에 도착했다. '아중호수도서관'은 2025년 6월에 문을 연 신생 도서관이어서 외관에 세련미가 넘쳤다. 마치 예술공연장 같아 문을 열면 연극이나 연주회 안내 데스크가 나올 법하다.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얼굴을 만진다. 동시에 '왐마!' 감탄이 터졌다. 천장이며 서가, 창가에 설치한 기둥까지 목재 마감이어서 심리적 긴장감이 해체되는 분위기다. 곡선의 흐름이 부드러워 '편히 쉬다 가라'고 말하는 것 같아 마음이 느슨해지는 듯했다.

왼쪽 벽면을 장악한 높은 서가는 자칫 성과를 재촉하는 위압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오른쪽 창가가 들인 넓은 아중호수가 열린 구조여서 오히려 보호막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가 아래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숨 고르는 시간을 챙길 수 있을 듯했다. 높은 서가와 넓은 호수가 인자한 품성으로 어떤 사람이든 매만져 줄 것 같았다.
 

  아중호수도서관 내부, 높은 서가와 천장, 기둥까지 목재 마감이어서 따뜻한 느낌이다
ⓒ 오순미


창가에 배치된 열람석은 책을 읽는 공간이어도 좋고 호수와 산을 바라보며 복잡한 마음을 돌아보는 공간으로도 마땅해 보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선물같은 하루가 될 공간이어서 맘에 들었다.

기둥 사이에 배치된 열람석은 '따로 또 같이'가 가능해 둘이 함께여도 좋고 혼자 '물멍'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었다. 의자 하나의 공간이지만 자연과 사람과 책이 일체가 되는 곳이어서 대형 공간을 혼자 대여한 기분이 들었다.
 

  창가에 배치된 열람석은 호수를 들인 특별한 자리
ⓒ 오순미


'음악특화도서관' 아중호수도서관엔 턴테이블 좌석

아중호수도서관은 '음악특화도서관'으로 연주 실황 및 음악 공연 영상을 생생한 소리로 감상할 수 있게 '소리담'이란 프로그램실을 갖추었다. 1월에는 오전 10시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과 오후 2시 '아이들'의 세 번째 월드투어 공연 실황을 감상할 수 있다. 프로그램실 앞에 안내문이 있으므로 별도의 신청 없이 시간에 맞게 입장하면 된다.

뿐만 아니라 '청음공간'을 두어 아날로그적 선율을 경험할 수 있다. 자리를 선정하고 LP CD 중 음반을 선택하면 직원이 사용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재즈와 블루스, 힙합과 일렉트로닉, 클래식과 국악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간편하게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편인데 헤드폰과 함께 분위기를 갖춘 턴테이블 좌석을 보니 은근히 탐나서 앉아보고 싶었다. 창밖의 잔잔한 호수까지 간직한 좌석은 촘촘한 감성을 불러들였다.
 

  연주 실황 및 공연 영상 감상실 '소리 담는 시간(소리담)'
ⓒ 오순미

 

  선택한 음반을 감상하는 턴테이블 좌석
ⓒ 오순미


단층으로 지은 도서관 동선은 굽이굽이 낮은 산을 타는 것 같기도 하고 숲 사이 호젓한 오솔길이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해 지루하지 않다. 울림이 적고 발소리가 흡수되는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비스듬하게 눕거나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 계단식 열람석이 나오고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된 카페식 좌석과 곳곳에 놓인 소파석이 나열돼 있다. '이곳은 쉬어가는 곳이니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붙잡는 분위기다. 서가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 또한 머물다 가라고 손짓하는 의중 같아 한결 따뜻하고 편안하다.
 

  서가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따스하고 편안한 아중호수도서관
ⓒ 오순미


주말이라 주민과 여행자가 한데 어울려 복잡한데도 부드러운 정숙이 흐른다. 도서관이라는 특성상 서로 조심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각자의 취향대로 시간을 보내도록 마련된 공간 덕분에 말소리가 경쟁할 틈이 없다.

책장을 넘기는 사람, 음악에 빠진 사람, 설명을 듣는 사람, 질문하는 사람, 호수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사람, 동선을 따라 기웃거리는 사람 모두 각자의 여행과 휴식에 도취해 근사한 시간을 가꾸느라 딴 생각할 겨를이 없어 보인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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