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대중에 이끌리지 않고 대중을 이끄는 '임영웅의 무대 리더십'
1,711 14
2026.01.20 08:38
1,711 14
rGwjBU
[김고금평의 열화일기] 17일 임영웅 서울 공연 리뷰


임영웅은 공연의 막이 오르자, 무대에 점프해서 올라왔다. 첫 번째 서울 공연(KSPO DOME)에선 배 위에서 등장했는데, 이번 두 번째 공연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선 '역동적인 멋'을 추가한 것이다.


'원더풀 라이프'로 시작해 '나는야 HERO', '런던 보이'까지 연달아 3곡을 부른 그는 컨트리, 폴카 같은 살짝 튀는 8비트 리듬으로 관객과 만났다. 산뜻한 출발이었다. 객석은 '찐팬'인 62번째 관람객부터 스페인, 대만,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온 팬들까지 아이돌 무대를 방불케했다.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 무대에서 임영웅은 드러내지 않아도, 왜 자신이 진정한 영웅인지에 대한 정체성을 실시간 확인하고 증명했다.


무대의 가장 압도적인 구성력은 스크린이었다. 고척스카이돔이 잴 수 있는 최대한의 가로 길이라는 걸 증명하듯 166m의 스크린을 내걸어 어느 자리에서도 무대 곳곳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스크린 하나만으로도 외곽 자리에서 나올 법한 티끌 같은 불만도 쉽게 잠재울 법했다. 여기에 밴드 7명, 혼섹션(트럼본, 트럼펫, 색소폰)을 포함한 오케스트레이션 7명, 코러스 5명 등 '모든 장르'를 소화할 연주 구성력까지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무대의 진용을 갖췄다.


그렇게 보란 듯 이어진 세션은 재즈 넘버들이었다. 일반 팝과 달리, 2박과 4박에 강세가 있는 '리듬을 다스려야 하는' 재즈를 그가 손쉽게 다루는(?) 재능에서 가창의 진가가 새로 읽혔다.


aAiwnR


임영웅은 대중이 원하는 곡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쉽게 이끌려 다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의 무대 꼭짓점을 정확히 그린 뒤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 마치 히트한 리메이크곡을 얼마나 잘 부르는지 증명하는 가수가 아닌, 나만의 스타일로 해석한 창작곡이 어떻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실험하는 뮤지션의 길을 개척하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어떤 평가도 달게 받겠다는 각오로 무대에 임했다. 관객도 다르지 않았다. 그런 무대가 이미 익숙해졌는지, 그가 노래할 때 따라 부르거나 시선을 돌리지 않고 그가 선보이는 '새로움' 또는 '기발함'에 마음의 문을 열고 집중했다.


'비가 와서'를 부를 땐 탄성을 자아냈다. 지금까지 그를 수식하는 모든 찬사의 한결같은 정의를 수정해야 할 것만 같았다. 임영웅이 쓰고 만든 이 자작곡은 주류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거라는 '대중적 이미지'의 그를 단박에 배반하는 비주류 인디밴드의 감성을 오롯이 담아내면서 그가 태어난 90년대 아날로그 감성의 완벽한 재연이라는 평가와 함께 브리티시 팝 같은 세련된 요소까지 덧입힌 아주 근사한 경험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이런 형식의 곡이 그와 이렇게 잘 어울린다는 사실도 이 무대를 통해 여실히 보여줬다.


bLebxe


늘 그렇지만, 그의 가창은 서두르지 않았다. 막 지르는 가창력을 앞세우기보다 한 마디에 담긴 가사를 음미하며 해석하는 데 중심을 뒀다. 그에게 중요한 건 '고음'이 아니라 '서사'다. 가성과 진성을 오가는 곡을 꽤 많이 부르는 것도 시퀀서가 바뀌어 극적 서사를 유도하는 드라마같은 음악을 꿈꾸기 때문이다.


가창에 대한 그의 진정성은 마이크 사용에서도 드러났다. 수많은 가수들이 리버브(reverb, 잔향)를 통해 보컬의 단점을 보완하려 애쓰지만, 임영웅은 대화할 때를 제외하고 이 장치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이렇게 큰 무대에서 순수한 가창력을 확인하는 것만큼 받을 수 있는 감동이 또 있을까.


임영웅은 이날 무대에서 2곡만 제외하고 어떤 리메이크곡을 부르지 않았다. 2곡도 모두 가사에 '의미'가 녹록지 않아 고른 넘버들이다. 30대에 이미 저 너머 인생을 바라보며 삶의 의미를 통찰하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팬들과 자신의 관계를 그린 '그대 그리고 나'가 전부다.


그렇게 그는 이 무대를 통해 두 가지를 지우고 있었다. 10대부터 70대까지 아우르는 장르의 확장을 통해 '트로트'라는 장르에 묶인 한계를 벗어나려 했고, 오디션으로 시작했지만 리메이크곡에만 머무르는 복제 가수의 이미지를 내던졌다.


(후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306097?sid=103

목록 스크랩 (0)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최우식X장혜진X공승연 <넘버원> 새해 원픽 무대인사 시사회 이벤트 128 01.29 19,13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579,19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433,07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587,74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720,44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39,32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81,9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397,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5 20.05.17 8,610,14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5 20.04.30 8,489,99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50,74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77175 유머 춘봉이 배 위에서 젠가 하기 14:27 45
2977174 기사/뉴스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손종원 인기, 무슨 짓을 해도 넘을수 없어"(천하제빵)[Oh!쎈 현장] 7 14:24 359
2977173 이슈 한국의 아오삼 포스타입의 영역별 커플링 1위를 araboza.jpg 4 14:23 569
2977172 유머 아동애니에 사투리캐가 채택되서 현지인에게 도움받는 만화 2 14:21 565
2977171 정보 중국 저장성에 있다는 해발 1000미터 카페 22 14:20 1,398
2977170 정보 보아(BoA) 인스타그램 4 14:19 1,311
2977169 이슈 산불 났던 의성지역의 담비와 수달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함 7 14:18 1,016
2977168 유머 오늘 시작하는 예능인데ㅋㅋ 출연자들 몰골들이 다 왜이래ㅋㅋ 7 14:17 1,750
2977167 정치 이재명 대통령 카톡 옴 18 14:17 1,515
2977166 유머 자기객관화가 잘 된 남성 4 14:17 1,094
2977165 유머 인간 올영과 사는 스레드인 77 14:12 5,252
2977164 이슈 2016이 유행이라고,,? 내 동년배들은 다 SBS 드라마 봤다✨ 14 14:12 1,151
2977163 이슈 "나영석PD, 박서준·최우식·정유미와 새 예능"[공식입장] 9 14:11 633
2977162 기사/뉴스 불법 OTT·웹툰, 손해액 5배 물어낸다... 암표는 판매액 50배 과징금 7 14:11 534
2977161 기사/뉴스 “아이들 ‘Mono’ 듣고 울었다” 해외 K-POP팬들 난리난 이유 9 14:11 1,104
2977160 유머 담배냄새에 개빡친 무당..jpg 18 14:10 2,923
2977159 유머 견주들이 다 김밥 상태라 2번이나 엉뚱한 사람에게 간 개 8 14:08 2,219
2977158 이슈 이번에도 에스파 윈터 꾸미기에 진심인 에스쁘아 화보 8 14:08 1,205
2977157 이슈 감다뒤 트윗하고 인용으로 비판당하니까 트윗 삭제하고 자기 비판한 계정 싹다 블락먹인 용가훠궈X계정 19 14:08 1,348
2977156 유머 고대 그리스 감성 모르면 떠나라 9 14:07 1,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