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이유로 인버스 샀다” 10억 투자 후 8억 잃은 투자자도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하락장에 베팅하며 인버스 ETF에 대거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최근 9개월 동안 2조5000억 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수익률은 -80% 수준으로 추락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치적 이유로 인버스를 샀다”며 전 재산을 잃었다는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1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200선물인버스2X’로 집계됐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락할 때 그 하락폭의 두 배로 수익을 내는 구조의 상품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3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4월 이후 꾸준히 인버스 ETF를 사들인 개인들은 최근 9개월간 해당 상품을 총 2조5628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같은 기간 ‘KODEX200선물인버스2X’ 수익률은 80% 하락했고 올해 들어서만 -23%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자 인버스 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코스피는 지난 14일 4723.10으로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4700선을 돌파했다. 9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이날 인버스 2X ETF는 1.24% 하락한 478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한 달 새 27%, 1년간 80% 가까이 떨어졌다.
최근에는 이른바 ‘곱버스(인버스2X)’ 투자자들의 손실 인증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 한 투자자는 48억 원을 ‘KODEX200선물인버스2X’에 투자했다며 “지수 과열에 대응하려 인버스로 승부를 걸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스피는 이후에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전 재산에서 8억 원을 잃었다”고 하소연하며 “시황을 보지 않고 정치적 이유로 인버스를 샀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1억 손실 났을 때 손절하지 못하고 버텼다가 손실이 불어났다. 남은 3억으로 여생을 보내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례는 개인투자자들이 상승장 속에서도 ‘폭락 신호’를 믿고 역추종 상품에 과도하게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올해 2일부터 1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KODEX200선물인버스2X’에 3008억 원, ‘KODEX인버스’에 1155억 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두 상품 모두 코스피 하락 시 이익을 내는 구조다.
한편 전문가들은 인버스 ETF는 단기 대응 상품인 만큼 추세 반전이 없는 상황에서 장기 보유할 경우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고점을 형성하고 있다는 경계론과 기업 실적 호조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인버스 투자 확산이 개인의 손실로 이어지면서 무분별한 역방향 베팅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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