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청와대가 이러한 지시 사항을 공개한 것은 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에 도착한 직후인 오전 11시 30분쯤이다. 통상 대통령의 해외 방문 중에 국내 정치 현안 관련 메시지를 자제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이 여권 내 반발을 무겁게 봤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이날 성남공항으로 출국 배웅을 나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심상치 않은 당내 분위기를 전했고, 이 대통령이 "그럼 추가로 토론을 해보면 좋겠다"며 이처럼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청와대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설치 법안에 대해 진영 내 반발이 이렇게 클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민감한 쟁점인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여부에 대한 의사 결정은 6월로 미뤄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과 조국혁신당을 중심으로 중수청 소속 수사 인력을 변호사 자격을 가진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 출신인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방안에 "사실상 새로운 검찰청을 만드는 것"이란 비판이 분출했다. 검찰 출신인 봉욱 청와대 민정수석이 정부안의 배후에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청와대는 전날까지만 해도 "이원화는 수사 효율성을 위해 필요하다"며 정면돌파 기류가 우세했다. 그러나 지지층 민심마저 흔들릴 조짐이 보이자 이 대통령이 수정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발언 취지는 무조건 원안을 고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먼저 당내 토론을 하고, 이후 의견이 수렴되면 법안 심사 과정에서 반영하면 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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