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그룹 장남의 음주운전 관련 기사가 MBC에서도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2021년 10월5일 나온 <정의선 현대차 회장 장남에 '음주운전' 벌금 900만 원> 기사가 지난해 9월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취재기자 개인에게 요청이 와서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8월12일자 <검찰, 음주운전 혐의로 정의선 현대차 회장 장남 약식기소> MBC 기사는 삭제되지 않았다.
기사를 작성한 A기자는 통화에서 “현대차 측 홍보담당자가 (지난해 9월) 전화로 자신의 지병을 얘기하며 회사에서 잘리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삭제해달라는) 기사를 찾아보니 통신사 단신 기사여서 데스크와 상의 후 삭제하게 된 것”이라며 “친분이 거의 없는 분이었다. 그 일이 있은 후에도 뵌 적은 없지만, 가족의 지병이 생각나 그 담당자 분을 안타까워했던 마음이 컸다”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는 지난 8일 사내에 “취재기자가 현대차 측의 연락을 받고 기사 삭제를 인터넷뉴스편집팀에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타사처럼 제3자의 무단삭제나 상급자의 지시는 아니어서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과는 다르지만 자신의 기사를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 아닌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지난 8일 오후 7시께 해당 기사는 복구됐다. MBC 관계자는 “부적절한 행위였고 경위 파악 뒤 내부 보도준칙에 따라 합당한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남 정창철씨는 2021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서울동부지법으로부터 벌금 9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선고 이후 다수 언론사가 이를 보도했지만 지난해 9월 현대차 측의 요구로 SBS, YTN, 세계일보, 뉴시스 등 4개사가 관련 기사를 삭제했다. 연합뉴스, 뉴스1, CBS, 서울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등 6곳은 현대차를 'H그룹'으로 바꾸거나 '정의선' 이름을 빼는 등의 방법으로 기사를 수정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7일 <자본에 휘둘린 언론의 민낯…공정보도 제도 강화해야> 성명에서 “현대자동차그룹에도 요구한다. 이번 기사 삭제 시도가 부적절했음을 인정,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며 “불편한 기사를 막고 내리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을 다짐하는 것이 글로벌 기업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일 것”이라고 했다.
https://v.daum.net/v/20260109105437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