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록 잡은 세븐일레븐은 '화색', 이마트24는 손종원 탈락에 '아쉬움'
편의점 등 유통업계가 경연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을 제품 모델로 선정하고, 협업 상품을 내놓는 가운데 일각에선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 섭외가 ‘우승 확률’에 베팅하는 도박판처럼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기 경연 예능 프로그램 참가자와 협업 상품을 조금이라도 빨리 내놓으려고 ‘우승 여부’를 알지 못한 상황에서 거액의 모델료를 지급하며 출연진 모시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요리 예능이 큰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 업계에선 화제성이 높거나 우승 확률이 높은 셰프를 선점해 협업 상품을 내놓는 게 흔해졌다. 셰프들은 프로그램 결과를 발설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지기 때문에, 업체들 입장에선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수억 원의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각자의 ‘우승 후보’에 베팅한 후 우승하길 간절히 기도하는 꼴”이라는 말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2’ 방송 이후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셰프와 협업에 나섰던 편의점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편의점마다 각각 ‘우승 확률이 높은 셰프’를 골라 협업 대상을 택한 것인데, 프로그램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결승 진출자가 2~3명으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8일까지 공개된 방송을 보면 최강록 셰프가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최근 최 셰프와 협업해 소주 상품을 내놓은 세븐일레븐은 우승 기대감을 높인 반면, 손종원 셰프를 모델로 내세워 도시락·샌드위치 등을 출시한 이마트24는 손 셰프의 탈락에 아쉬움이 크다는 반응이다. 편의점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와 IP 사용 계약을 맺은 GS25는 최종 우승자가 공개된 후 본격적인 협업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편의점 업계가 경연 순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1등 셰프’라는 타이틀이 사실상 가장 강력한 광고 문구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셰프와의 협업 상품 출시가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셰프 이름을 내건 상품이 잇따르면서 차별성이 흐려지고, 소비자 피로도가 누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셰프 협업이 일종의 ‘기본 옵션’이 되면서 희소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유명 셰프의 레시피를 간편식으로 구현했다는 점 자체가 차별점이었지만, 지금은 유사한 콘셉트의 상품이 동시에 출시되며 선택 기준이 다시 가격과 맛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협업이 반복되면서 소비자 눈높이도 높아졌다”며 “결국 맛과 완성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