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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강원문화, 이제는 하드웨어다] 문화예술 랜드마크가 없다…첫 삽도 못 뜬 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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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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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54/0000160151?sid=102

 

강원, 도립미술관 없는 유일 광역지자체
지역 문화자산 축적 제도적 기반 부재
울산 등 타 지자체 문화시설 유치 속도전
"문화 수요 충족, 지역소멸 방지 당면과제"
강원·충북, 광역지자체 운영 공연장 전무
도립 공연장 건립 땐 대규모 공연 유치 가능
지역문인 원고 관리 '도립 문학관' 1곳뿐
도 단위 문인 작품 관리·보관 공간 한계

(중략)


공연시장은 살아났지만, 순수문화가 뿌리내릴 바닥은 비어 있다. 예술을 축적하고 이어갈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조차 갖추지 못한 채 성장의 국면을 맞고 있다. 지역 예술을 선보일 전시장과 공연장 등 문화예술을 견인할 공간이 없다는 현실인 것이다. 공간은 문화를 이끄는 백년대개의 사업이기도 하다. 본지는 '강원 문화, 이제는 하드웨어다' 시리즈를 연중기획으로 연재, 지역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강원 문화예술계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 미술관·공연장 건립 붐, 강원도 현실은

지난해 강릉시립미술관 솔올이 개관했으며 원주시립미술관이 착공됐다. 춘천시립미술관은 현재 강원도의 타당성 사전평가를 준비중이다. 하지만 도립미술관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을 제외하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도립미술관이 없는 곳은 강원이 유일(세종 제외)하다. 도립미술관 설립 목소리는 지난 2004년부터 나왔지만 여전히 공회전이다. 고령의 원로 예술인들이 속속 세상을 떠나고 있지만, 이들이 남긴 작품과 기록은 체계적으로 수집·관리되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다. 지역 예술사의 공백은 결국 공동체의 문화적 기억 상실로 이어진다. 단순한 문화시설 부족을 넘어, 작품 수집과 연구, 보존을 통해 지역 문화자산을 축적할 제도적 기반의 부재로 평가된다.

공연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순수예술이 장기적으로 뿌리내릴 구조 자체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2000석 규모의 대규모 복합 문화 공연장인 '더 아트 강원 콤플렉스'는 사업비가 2000억 원에 달해 국비확보가 절실하지만 명확한 예산 지원이 수반되지 않는 실정이다.

▲ 김유정문학촌 전시관
▲ 김유정문학촌 전시관

이에 비해 다른 지자체는 공연장 등 문화시설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광역시는 지난달 19일 '기획디자인 국제지명공모' 작품 공개 발표회를 개최, 지역의 상징인 '고래'를 대표하는 세계적 수준의 공연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구광역시는 수성못에 수상공연장을 건립, 대구의 강점인 뮤지컬·오페라·공연 콘텐츠 산업과 결합해 세계 공연예술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부산광역시는 지난해 6월 2000석의 부산콘서트홀을 개관했으며, 2027년 상반기에는 2100석의 클래식 음악 전문 공연장인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열 예정이다.

충청남도는 홍성에 지역을 대표할 '충남 예술의전당' 건립에 착수했다. 충청북도는 공연 인프라 확충을 위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본격화하며, 지난달 20일 건축사 5개사를 최종 선정했다. 충남과 충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5만석 규모의 돔구장 건립 계획'에 출사표를 던지며, 공연과 스포츠를 결합한 관광 밑그림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충북은 도 대표 '문학관·미술관' 건립을 향한 밑그림을 내놨다.

대전광역시는 지난해 클래식 음악전용 공연장 건립 방안을 밝혔다. 전라북도는 '국립 판소리·창극 전용 극장' 건립을 건의하기도 했으며, 전북도립국악원의 판소리 전용극장 '권삼득홀'을 개관하며 지역의 색에 맞춘 공연장을 운영했다.

김승열 음악평론가는 "강원도는 대규모 오페라와 발레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공연장이 필요하다. 원주권의 경우 공연장 시설이 제일 안 좋은 상황이다. 문화적 수요를 채우는 것이 지역소멸을 막는 당면과제인 만큼 지역을 대표할 랜드마크형 공연장 설립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빠른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강원 대표 공연장은 '0'

2025 전국 문화 기반 시설총람에 따르면 문화시설의 소재지에 따라 수도권(서울·인천·경기)과 지방으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수도권 3개 시·도에 문화시설의 36.9%가 분포했다. 지역으로 살펴보면 경기가 633개(전체 문화시설의 19.0%)로 가장 많고, 서울이 472개(14.1%)로 뒤이었으며, 강원이 250개(7.5%) 순으로 지역에서 가장 문화시설이 많았다.

통계상으로 많으나 정작 '도'를 대표하는 공연장은 없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광역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연장이 없는 곳은 강원과 충북뿐이다. 지역에 지어진 23개의 문화예술회관에 공연을 의존하고 있으며, 대다수는 1990년대 지역 문화 인프라 확장 시기에 지어졌다.

 ▲ 강릉아트센터 전경
 ▲ 강릉아트센터 전경

문화예술회관의 공연장은 대다수가 다목적용으로 건립돼, 클래식과 대중음악 등 분야에 맞는 공연을 섬세하게 선보이기 어렵다. 공연장은 음향과 시야, 무대 규모를 공연에 맞춰 설계하기 때문에, 기존 구조 아래에서 개·증축을 거친 문화예술회관 공연장과는 차이가 있다.춘천문화예술회관 공연장은 1993년 개관했으며, 원주 치악예술관 공연장은 1993년 12월 완공 후 1994년 개관했다. 속초문화예술회관은 2018년 리모델링을 마쳤고 지역의 최신 공연장인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은 2017년 개관했다.

시 단위 공연장의 경우 시립단체의 공연일정이 밀려있어 일반 예술인들의 대관이 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도를 대표할 수 있는 도립 공연장이 건립된다면 대규모 공연 유치가 가능해지며, 세부 분야에 적합한 공연 예술을 펼칠 수 있다. 소규모 공연을 넘어 중대형 규모의 공연 등 다양한 분야의 공연을 선보일 수 있으며, 이와 함께 지역의 공연 수준 향상도 이끌 수 있다. 공연의 틀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없음에도 그간 지역 공연 예술가들은 자생적인 노력으로 공연을 선보여왔다. 이제는 예술인의 노력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역공연예술계의 발전을 이끌 하드웨어를 보충할 때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 춘천문화예술회관 전경
▲ 춘천문화예술회관 전경

■ 작고·지역 문인 원고 관리할 문학관 1개에 그쳐

강릉은 허균·허난설헌 등의 문학인을 시작으로, 꾸준히 지역 작가들이 창작 활동을 펼치는 곳이다. 원주는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로 유네스코 문학 도시로 선정됐고, 춘천은 전상국 소설가 등 문단을 대표하는 문학인들이 여럿 나왔다.

지역 문인들의 활발한 문학 활동에도 불구하고, 작고한 지역 문인들의 육필 원고를 관리할 주체인 '도립 문학관'은 1곳에 그친다. 춘천 김유정문학촌이 2020년 강원도 제1호 공립문학관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춘천에 기반을 둔 김유정문학촌이 도 단위 문인들의 작품을 관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김유정문학촌의 운영 주체 역시 춘천시와 춘천문화재단에 한정돼 있어, 춘천 이외의 지역 문인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현재 김유정문학촌은 김유정과 차상찬 등 춘천 지역 문인들의 원고를 전시하고 있으나, 도를 아우르는 문인 작품을 보관하기 위한 공간은 여의치 않다.

광역자치단체가 설립, 운영하는 도립문학관은 경남·대구·대전·광주·전북·제주 등 6곳에 이른다. 부산문학관도 2028년 준공을 목표로 건립에 나섰고, 전남 여수는 전남도립문학관 유치전에 속도를 냈다. 강원문인협회는 지난 2023년부터 강원도에 도립문학관 건립을 꾸준히 제안하기도 했다. 김진형·이채윤·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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