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주택 많은 행복주택
1인 가구 거주 예상했는데
"신혼 단지만큼 동거 많아"
LH "적발·퇴거 모두 어려워"
공공임대주택 주민이 모이는 유명 온라인 소모임에 연초부터 웃지 못할 사연이 올라왔다. 행복주택에서 동거하는 연인, 친구들이 일으킨 소음을 견디다 못해 이사하겠다는 1인 가구의 하소연이다. 복도에서 고성을 내 항의했지만 단지에 동거 가구가 많아 자신만 '이상한 사람'으로 몰렸다는 넋두리가 뒤따랐다. 그는 "청년형 단지인데 신혼부부형 단지로 느껴질 정도"라며 "취지와 맞지 않다"고 토로했다.
공공임대주택 내 동거가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동거 가구가 생활 소음을 일으켜 주거 환경을 악화시켰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임차인과 그 가족만 동거를 허용하는 공공주택특별법을 위반했으니 퇴거 조치해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이다.
특히 전용면적 20~30㎡대가 많은 행복주택에서 갈등이 심하다. 소형 주택이 밀집한 특성상 방음이 어렵고, 이로 인해 주민 간 충돌이 잦은 탓이다. 회원이 90만 명에 달하는 공공임대주택 온라인 소모임 공지사항엔 동거 가구 신고법이 등록됐을 정도다. 현행법이 공공임대주택 전대와 임차권 양도를 금지한 만큼, 임차인이 가족 외 타인과 동거하면 불법이라는 내용이다.
동거 가구가 공공임대주택 임차인 선정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지적도 있다. 1인 가구 자격으로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했는데 타인과 동거해 선발 기준을 무력화한다는 비판이다. LH는 청년, 신혼부부 등의 가구별 자산, 소득을 따져 임차인 자격을 가리는데 동거인은 검증 대상이 아니다.
동거 가구를 퇴거시킬 법적 근거는 있으나 적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면적별로 가구원 수를 제한한 규제를 2024년 전면 폐지해 어떤 주택이든 다인 거주가 가능하다. 게다가 LH는 주택임대차보호법과 판례 등에 따라 사실혼 배우자를 '가족에 준하는 거주 가능한 자'로 본다. 동거인들이 사실혼 관계인지 확인하기 쉽지 않고 자칫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일으킬 여지도 있다. 또 현행법이 '거주 불가능한 자'를 규정하지 않았는데 동거인을 퇴거시키는 것은 과도한 조치일 가능성이 있다고 LH는 설명했다.
공공임대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수도권 입주는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만큼, 동거 가구가 이웃과 다투는 서글픈 풍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LH 관계자는 "임차인이 친구가 놀러왔다고 주장하면 반박할 방법이 없고 설령 무자격자를 확인해도 공공이 주민을 내보내기가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6010716140001070
주거 취약계층 살라고 지원해주는데 동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