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거세지는 경찰 늑장·부실 수사
경향신문 “‘공천헌금 시의원’ 출국 허 찔린 경찰, 정신 차리라” 비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선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뒤늦게 본격화된 가운데, 늑장 부실 수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중앙일보는 ‘봐주기 수사’라는 의구심을 떨쳐내기 어렵다며 독립적인 특별검사에게 공천 비리 의혹 수사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강선우 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1억 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지난주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지난 5일 확인됐다. 경찰은 6일 김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직접 보관한 인물로 지목된 강 의원의 전직 보좌관을 불러 약 15시간 가량 조사했다. 사건 배당과 동시에 미국으로 출국했던 김 시의원은 수사에 협조하겠다면서도 즉각 귀국을 미루고 있다.
핵심 피의자인 김 시의원 귀국이 늦어질수록 출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경찰 초동조치에 대한 비판이 더 커지고 있다. 뒤늦게 출국 사실을 파악하고 김 시의원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신청한 경찰을 두고 경향신문은 7일 “정신 차리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강 의원이 김 시의원으로부터 돈 받은 정황이 담긴 전화 녹취가 보도된 게 출국 이틀 전인 12월29일”이라며 “경찰이 안이하게 대처하고 방심한 사이 피의자 격인 김 시의원이 도피성 출국을 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뒤이어 경향신문은 “시점상 완료했어야 할 강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지금껏 감감무소식이다. 초동 단계에서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강제수사를 하는 것도 아니니 범죄자들에게 증거인멸과 말 맞추기 기회를 준 셈”이라며 “경찰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꼬집었다. 또 “경찰은 윤석열 정권에서 검찰이 범한 우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며 “사건 관련자들의 출국을 금지하고 엄정한 수사로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증명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7일자 경향신문 사설.
김병기 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 관련해서도 늑장 수사 비판이 나온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김 의원의 차남 숭실대 편입 의혹을 수사하던 동작경찰서는 지난해 11월 김 의원의 전 보좌관으로부터 공천 뇌물 의혹 탄원서를 입수했으나 약 두 달간 정식 입건이나 사건 배당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김 의원의 경찰 내사 자료 유출 의혹과 관련해서도 핵심 진술을 확보하고도 두 달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사실도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5면 기사 <“경찰 내사 자료 김병기에게 전달” 진술에도 두 달 뭉갠 경찰>에서 확인한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실 전 보좌관 A씨의 진술서에 따르면, 김 전 원내대표는 2024년 5월20일 서울 방배동 한 카페에서 동작경찰서가 작성한 자신의 내사 관련 서류를 전달받았다. 서류를 전달한 시점에 동작경찰서는 김 전 원내대표의 부인 이모씨가 2022년 당시 조진희 동작구의회 부의장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썼다는 의혹을 내사 중이었다. 해당 진술서는 지난해 11월 동작경찰서에 제출됐다. 내사 대상인 김 전 원내대표 측에 유출된 정황을 A씨가 진술했음에도 경찰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이다.

▲ 7일자 중앙일보 5면 기사.
중앙일보는 “오히려 동작경찰서는 당시 A씨가 진술서와 함께 제출한 김 전 원내대표 공천 뇌물 의혹 탄원서를 압수하고도 두 달간 사건 배당조차 하지 않았다”며 “뒤늦게 김 전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 관련 수사에 착수한 서울경찰청은 주요 피의자를 소환하고 있지만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꼬집었다.
출처 : 미디어오늘(https://www.mediatoday.co.kr)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