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586/0000119373?sid=104
7월부터 출국세 1000엔에서 3000엔으로 올라…입국세도 신설
다카이치 내각의 '재원 마련' 일환 분석…사실상의 '관광객 증세'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2025년에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약 4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4년의 방일 외국인 수가 코로나19 발생 전이었던 2019년의 3200만 명을 상회하는 3700만 명으로 집계된 이후 방일 외국인 증가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통계 기준 2024년에 우리나라 국민 중 약 860만 명이 일본을 방문한 점을 감안하면, 방일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한국인의 일본 방문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2026년 7월부터 일본 국민의 여권 발급 비용을 1만6000엔(약 15만원)에서 9000엔(약 8만3000원)으로 인하하는 한편, 국적에 상관없이 일본에서 출국하는 모든 사람에게 '국제 관광 여객세'(이하 출국세)를 현행 1인당 1000엔(약 9300원)에서 3000엔(약 2만80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2022년 10월17일 일본 도쿄의 유명 관광지인 아사쿠사의 불교 사찰 센소지로 향하는 통로가 오가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교통 혼잡에 쓰레기까지 日 시민들 불만 커져
2019년 신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출국세가 7년 만에 3배로 인상되는 배경에는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으로 인한 교통 혼잡 심화, 쓰레기 처리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 가중 해결을 위한 관광업 관련 예산을 마련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계산이 있다. 지난해 12월26일 가결된 2026년도 관광업 관련 예산안 1383억4500만 엔(약 1조2800억원) 중에서 1300억 엔(약 1조2000억원)이 출국세로 충당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오버투어리즘 예방 및 억제를 위한 관광지 수용 환경 정비 촉진 비용은 2025년 예산안의 8.34배에 해당하는 100억 엔(약 930억원)으로 계상되었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서 외국인에게 더 높은 입장료를 받는 '이중 가격제'를 추진한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이 지난해 12월29일 전했다. 외국인 입장객들에겐 기존 입장료의 2~3배를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이를 도쿄 국립박물관에 적용하면 현재 일반 성인 1인 입장료는 1000엔(9200원)에서 최대 3만원 가까이로 훌쩍 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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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시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해 교토 시민이 가장 불편을 느끼는 부분은 시내버스 혼잡(31.6%), 관광객의 예절 문제(24.1%), 특정 관광지의 인원 집중(11.7%), 도로 혼잡(9.8%)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토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부과하는 '숙박세'를 2배로 인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재 교토시는 숙박요금 2만 엔 이하 숙박시설에 대해서는 1인당 200엔, 2만~5만 엔 시설에 대해서는 500엔, 10만 엔 이상 시설에 대해서는 1000엔의 숙박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2026년 3월 이후부터는 2만 엔 이하 시설에 대해 최대 400엔, 2만~5만 엔 시설에 대해서는 1000엔, 5만~10만 엔 시설은 4000엔, 10만 엔 이상 시설은 1만 엔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도쿄도에서도 현재 정액제로 부과되고 있는 숙박세를 숙박요금의 3%로 변경하고, 숙박세가 면제되는 숙박요금을 1인당 1만 엔에서 1만3000엔 미만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더 많이 쓰는 사람에게 더 거두겠다는 것이다.
48년 만에 비자 발급 수수료 5배 인상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단순한 '오버투어리즘' 문제뿐 아니라 일본 국민에게 '역차별' 의식도 초래하고 있다. 일본의 JR그룹(일본여객철도)은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7일간 일본 전국의 JR 열차 및 버스무제한 이용 가능한 티켓(재팬 레일 패스)을 5만 엔(약 47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일부 신칸센 열차 탑승 시에는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도쿄와 오사카 사이를 2번 왕복하는 것으로도 본전을 뽑을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일본인은 '재팬 레일 패스'를 이용할 수 없고 오히려 더 비싼 값을 내고 정가 티켓을 구매해야 하는 점, 일본인이 사용 가능한 가성비 티켓(프리패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인이 '역차별'을 당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과의 '공생'을 비즈니스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분게이슌쥬(文藝春秋) 온라인판에 따르면, 교토의 한 온두부 가게 주인은 관광객이 온두부를 주문한 뒤, 몰래 가방에서 김치를 꺼내 함께 먹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불쾌함을 느꼈으나, 김치를 메뉴판에 추가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두부와 함께 김치를 주문하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한편, 한국식 두부김치가 일본 손님들로부터 호평을 받자 가게 주인은 이를 대표 메뉴 중 하나로 소개하며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주요 관광지인 오키나와에서도 2019년의 화재로 소실되어 복원 작업 중인 세계문화유산 슈리성(首里城)에 대해 시간별 입장 예약제와 버스 및 소형차 주차장 예약제를 도입하고, 슈리성 공원 주변을 우회하는 루트를 개발해 오버투어리즘을 사전에 예방하며 지역주민과 관광객의 '공생'을 실현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26일, 2026년부터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수수료를 5배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첫 단수 입국비자는 현행 3000엔에서 1만5000엔으로, 복수 입국비자는 6000엔에서 3만 엔 수준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1978년 이후 비자 발급 수수료가 인상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더해 일본 정부는 2028년부터 무비자 입국객을 대상으로 '전자도항인증제도'(JESTA)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JESTA 도입에 따른 수수료는 2000~3000엔으로 논의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입국세'가 신설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출국세 인상, 비자 발급 수수료 인상 및 JESTA 수수료 도입은 오버투어리즘 대응뿐만 아니라 다카이치 내각의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위한 재원 마련에 활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