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 아이도 하나 두고 있는 A씨(33)는 매일 정해진 출퇴근 시간도, 상사도 없다.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 컴퓨터 네 대를 켜고 온라인 게임을 한다. 게임 속에서 얻은 아이템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많이 벌 때는 한 달에 300만원가량을 벌지만, 일하고 싶은 만큼만 일하기 때문에 수입은 매달 들쭉날쭉하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다. A씨는 "취업은 너무 어렵다"며 "이 정도면 배달보다 안전하고 편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게임 아이템을 팔아 돈을 버는 이른바 전업 '쌀먹' 청년들이 늘고 있다.
5일 쌀먹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월간 방문자 숫자가 30만명을 넘어섰다. 쌀먹닷컴 방문자 모두가 전업은 아니지만 게임 아이템 판매로 소득을 얻는 이들의 증가 속도는 가파르다. 전업으로 게임 아이템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들은 취업자와 '쉬었음 청년' 사이의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하기도, 그렇다고 '쉬었음 청년'으로 보기도 애매한 존재들이다.
이들은 하루 종일 게임을 하며 몬스터를 잡아 가상 재화를 모은 뒤 이를 현금으로 바꾼다. 문제는 이 노동의 결과가 현실 경제 어디에도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동은 있지만 생산은 없는 셈이다. 소득은 발생하지만 제도적으로도 애매하다. 연 2400만원 이상이면 소득세 신고 대상이 되지만, 상당수는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소득이 불규칙해 제도권 밖에 머문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국가데이터처와도 논의해봤지만 이들에 대한 별도 통계는 없다"며 "스스로를 취업자라고 인식하면 취업자, 쉬었다고 생각하면 '쉬었음'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청년들이 통계에 포착되지는 않지만, 청년층에서 노동시장 밖에 머무는 '쉬었음'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20대 '쉬었음' 인구는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한 40만5000명에 달했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31만4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두 연령대를 합친 '쉬었음 청년'은 71만9000명으로, 같은 기간 취업준비자 51만1000명이나 실업자 35만9000명보다 많았다.
'쌀먹' 청년들은 돈을 벌지만 사회적으로는 쉰 것과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루 8~10시간의 노동이 투입되지만 경력이나 숙련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 패치 한 번으로 소득 기반이 무너질 위험도 크다. 이에 일한 듯 쉬었음 상태에 놓인 새로운 유형의 청년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 노동시장이 흡수하지 못한 청년의 시간이 게임 속에서 반복적으로 소모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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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들 쌀숭이들 막으라고 특히 돈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