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5년 차이고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남편의 착하고 예의 바른 모습에 끌려 결혼했는데, 시간이 지나 보니 착한 게 아니라 그냥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진지하게 이혼까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음식점에 갔을 때 일이에요.
직원이 실수로 물통을 쳤는데, 마침 물통 뚜껑이 헐거웠는지 제 옷에 물이 그대로 다 쏟아졌습니다.
저는 화를 낼 생각도 없었고, 상황만 수습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은 제가 괜찮은지 먼저 묻지도 않고 바로 직원에게 “괜찮아요~”라고 하더군요.
그 순간 너무 섭섭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사람은 항상 제 기분보다 남의 기분을 먼저 챙기는 사람이더라고요.
이 부분이 서운하다고 진지하게 이야기했더니,
자기 어머니가 식당을 하셔서 예전에 일을 도와드렸고, 그래서 직원 입장이 먼저 생각났다는 식으로 변명을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 말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순대국집을 하셨고,
저 역시 식당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무례하게 컴플레인을 한 적도 없습니다.
직원을 어머니뻘로 생각해서 배려해야 한다는 논리가 왜 여기서 나오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또 다른 날 쌀국수집에 갔을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직원이 메뉴를 헷갈려 하는 것 같아 제가 세 번이나 확인했는데도 음식이 잘못 나왔고,
직원을 불러 “음식이 다른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변명만 하길래
그냥 “괜찮다”고 하고 먹었습니다.
그 일은 그냥 넘기려 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쌀국수를 먹다가 “어? 아...” 하길래 보니 국물에 날파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직원을 불러 말씀드렸고, 재조리해서 다시 가져다주셨습니다.
문제없이 밥을 먹고 나와서 남편이 제게 한 말이
“그냥 빼고 먹어도 되는데, 뭘 그런 걸로 재조리까지 요청하냐”였습니다.
그 말이 정말 제 신경을 긁더군요.
이 사람은 항상 저만 예민하고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데 능숙합니다.
컴플레인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본인은 뒤로 빠져 있고,
제가 말하면 마치 본인만 착한 사람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소리를 지르거나 환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닙니다.
차분하게 상황 전달만 하는데도 말이죠.
남한테 말 한마디 하는 것 자체를 본인은 못 하겠다고 합니다.
택시를 탔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연세가 많은 기사분이셨는데,
어디로 가냐고 하시면서 “가깝네”라는 말을 툭툭 던지는 말투가 저는 굉장히 불쾌했습니다.
남편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봤는데,
지도 찍고 가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사님이 계속 남편에게 길 설명을 하라고 하더군요.
그런데도 남편은
“아, 넵넵. 여기서 좌회전하시고요, 500m 가서 우회전하시면 됩니다.
여기부터는 길이 좁으니까 여기서 내려주셔도 됩니다.” 이런 식으로 과하게 저자세로 대응했습니다.
수고하세요 기사님~이래도 말 씹고 가버리셨구요.
택시도 가까운 거리는 실례라면서 구두 신은 저에게 타지 말자고 하질않나...택시 타면 아파트 정문 앞까지 가는게 아니라 근처에서 내려달라고 해요. 왜냐?
안 까지 들어가면 기사님 복잡할것 같다고..저에게
의견을 묻고 정하는게 아니라 본인이 폐를 끼치는것 같다라고 느끼면 당연한듯 그렇게 행동합니다.
전에는 대리기사분이 많은 차량중에 이 가격에 저희 차를 왜 구매했냐고 무례하게 할때도 그냥 묵묵히 듣고 아 네네~와이프가 좋아해서 구매했네요~맞장구 치질않나 그래놓고 제가 저런 말 하는 의도가 불편하다라고 전하니까 본인도 불쾌했다는데 그냥 넘어갑니다..
이제는 이 사람한테 질려버려서 남편이랑 말 섞고싶지도 않아요. 정말 저는 갑질을 하자는 게 아닙니다.
어른께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건 당연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남편은 정도를 넘을 만큼 남을 배려하고,
그 배려의 결과로 정작 아내인 제 감정은 늘 후순위가 됩니다. 그게 너무 화가 나고, 지칩니다.
이런사람이라 밖에서는 최고의 동료, 직원, 친구 착하다고 소문났는데 그럼 뭐하나요 제 속은 지옥인데..
이런 남편 두신분들 계시면 이야기 듣고 싶습니다....

출처: 네이트판 https://pann.nate.com/talk/375123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