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매립지 포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정부가 올해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을 금지했는데요. 그 불똥이 엉뚱하게도 청주 지역으로 튀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등 수도권 쓰레기들이 청주의 민간 소각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건데, 매연은 지역 주민들이 마시고 보상은 한 푼도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전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청주의 한 민간 소각업체입니다.
올해부터 서울 강남구의 생활 폐기물 10%를 이곳에서 태우기로 했습니다.
환경부가 이달부터 서울 등 수도권 3개 시·도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을 금지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태우지 않은 쓰레기를 묻을 수 없게 되자 소각장이 부족한 수도권 대신 인근의 청주 지역에서 태우는 겁니다. 청주에서 수도권 생활폐기물 민간 소각을 계약한 곳은 이곳을 포함해 모두 3곳. 수도권과 접근성이 좋아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들 업체 3곳의 계약 기간은 1년에서 최대 3년. 연간 청주로 밀려드는 수도권 쓰레기는 9천1백 톤에 달합니다.
이곳은 경기도 광명시와 3년 계약을 맺은 민간 소각업체입니다.
매년 3천6백 톤씩, 모두 1만 8백 톤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하게 되는데요. 5톤짜리 쓰레기 수거차로 환산하면 2천 대가 넘는 생활폐기물이 이곳에서 소각됩니다. 폐기물은 발생한 곳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이른바 '발생지 처리 원칙'이 있지만, 민간 소각장은 영업 구역 제한이 없어, 돈만 된다면 전국 어디 쓰레기든 가져와 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쓰레기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들어오는지 구체적인 계획조차 공유되지 않고 있습니다.
민간 소각업체 관계자(음성변조) "운반비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아직 저희가 협의를 한 부분이 없기 때문에 얼마큼 어떻게 내려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고"
환경단체는 수도권의 편의를 위해 지역 희생을 강요하는 '폭력적 행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종순 / 충북청주환경운동연합 "환경부, 서울시, 인천, 경기 이렇게 지금 네 사자 합의에 의해서 무작정 지역을 통해서 처리한다는 방침이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방침들은 너무 폭력적이다."
더 큰 문제는 남의 쓰레기를 태우며 연기를 마시는 건 지역 주민인데, 아무런 보상도 없다는 점입니다. 공공 소각장과 달리, 민간 시설에는 타 지역 쓰레기를 들여올 때 걷는 '반입 협력금'을 부과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뒤늦게 청주시와 충북도는 법 개정을 건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장미수/청주시 자원정책과 폐기물지도팀장 "안 좋은 건 지방으로 많이 보내고 그런 경우가 사실상 많다 보니까 타 자치단체 민간 소각 시설로 반입이 될 때도 반입 협력금이라고 하는 걸 부과하는 것 개정을 요청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은 깨끗해지고 지방은 병들어가는 '쓰레기 떠넘기기'가 현실화되면서, 지역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효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