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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티 룩’을 희화화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과 짧은 영상들이 소셜 미디어를 뒤덮고 있다. “이 운동화도 영포티템인가요?” “이 브랜드 입으면 젊은 척하는 것처럼 보일까요?” 등의 댓글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나이키는 아빠 신발”이라는 농담이 유행하는 등 비슷한 양상이 관찰된다.
‘영포티’라는 말은 트렌드에 민감하며 자신을 위해 기꺼이 소비하는 세련된 40대를 가리키는 긍정적인 용어에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젊은 척하는 꼰대’라는 부정적 뉘앙스로 쓰인다. 특정 브랜드나 아이템에 ‘영포티’ 딱지가 붙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40대는 마케팅에서 기피 대상일까.
패션업계는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이다. 40대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지만 40대 소비자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현재 패션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구매력을 보이는 연령층이 40대다.
핀테크 기업 핀다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서울 주요 러닝 편집숍 7곳의 매출이 96억7141만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5억7845만원) 대비 약 17배 급증했다. 이 중 매출을 가장 크게 키운 소비층은 40대다. 전체 매출의 23.7%를 차지했다. 현실에서 지갑을 가장 자주 여는 세대가 40대라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40대 이용자 비중 역시 2022년 14.6%에서 지난해(1~11월) 18.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20대 비중은 39.4%에서 36.0%로 낮아졌다. 무신사가 서울 용산구 ‘무신사 메가스토어’에 40대 직장인을 겨냥한 ‘워크 앤드 포멀’ 존을 신설한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지갑을 쥔 40대를 놓칠 수 없지만, 동시에 2030세대에 이른바 ‘아재 브랜드’로 낙인찍히는 것도 피하고 싶은 것이 업계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젊은 세대가 40대 패션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외 스트리트 브랜드가 본격 유입되던 2020년 전후부터 송도·동탄·판교 등 신도시에 거주하는 30~40대 맞벌이 부부의 스타일을 의미하는 ‘신도시 부부룩’이라는 말이 온라인에서 회자됐다. 과한 로고·비슷한 실루엣·깔끔하지만 개성이 약한 스타일을 비꼬는 표현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직장과 사회에서 마주한 기성세대에 대한 피로감이 패션 스타일과 결합하면서 40대 전체를 향한 정서로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흥미로운 점은 온라인에서 ‘영포티=과시형 패션’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질수록 현실 시장에서 반대 방향의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큰 로고를 전면에 드러내는 대신 소재·패턴·실루엣·착용감에 집중한 ‘조용한 럭셔리’와 ‘로고리스’ 스타일이 405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