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패륜 사이트’, 54만 명 만의 문제가 아니다
2,532 7
2026.01.02 16:20
2,532 7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텀블러(tumblr)'가 제2의 소라넷으로 불리며 성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pexels.com


'패륜 사이트'

JTBC가 불법 촬영물 공유 사이트 A에 대한 기사를 단독보도하며 붙인 이름이다.


게시물 60만 건, 회원 수는 54만 명에 달하며 가족과 여자친구를 비롯한 여성들의 불법촬영 영상이 무분별하게 공유되었다고 한다. 수많은 댓글은 이를 말리기는 커녕 부추기고 조롱하며 인륜에 벗어난 짓을 반복했다고 하니, '패륜'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의 심각성을 가시화 해야할 필요에 적극 동감하면서도 단지 패륜이라는 표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문제의 핵심은 따로 있다. 

남자 청소년 57.4% 음란물 이용 경험 있다 

학교에 성교육을 하러 가면 반에 한 명 쯤은 어김없이 성에 일찍 눈 뜬 남자 청소년이 있다. 반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친구를 쳐다보고 그 청소년은 내심 부끄러워 하면서도 자신의 '혈기왕성함'을 숨기려 하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러워 한다. 종종 성표현물 노출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참여자들에게 "여러분 성표현물(야동) 본 적 있어요?"라는 질문을 하는데, 당장 중학교 정도만 되어도 이 질문이 "언제 처음 봤어요?"로 바뀐다. 당연히 한 번 쯤은 봤을거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과장이 아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한 조사에 따르면 중학교 2학년 남자 청소년의 경우 과반수가 이미 음란물을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의아한 건 성별에 따른 간극이다. 음란물 이용 응답을 물어봤을 때, 남성 청소년 평균이 57.4%인 반면, 여성 청소년은 39.1%였다. 연령에 따라 그 차이는 크게게 33.1%까지 난다. 왜 모든 연령대에서 항상 여자 청소년보다 더 많은 남자 청소년이 성표현물을 시청할까? 정말 세간의 말마따나 남성들의 성욕은 통제불능의 것이기에 어쩔 수 없는걸까? 


그보다 우리사회의 성별에 따라 다른 성에 대한 잣대에 주목해보자. 자세히 이야기해보면, 여성 청소년 역시 성에 대한 호기심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를 드러내는 순간 주변은 이 여성 청소년을 낙인 짓고 단속한다. 반면 남자 청소년들 사이에도 분명 성에 대해 어리숙하거나 무관심한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이들에게는 정반대로 '숙맥'이나 '게이냐'는 비난과 조롱이 뒤따른다. 누군가는 성에 대해 말할 수 없게 만들고 누군가는 성에 대해 관심 갖기를 부추기는 세상에서 성을 둘러싼 젠더권력의 위계는 너무 쉽게 폭력적인 방향으로 향한다. 

일본어를 따로 공부한 적 없어도 청소년들이 꼭 아는 일본 단어가 있다. 바로 '야메떼'와 '기모찌'다. 뜻이 뭐냐고 물어보면 청소년들이 킥킥거리며 그 뜻을 알려준다. 각각 '하지마'라는 뜻과 '기분 좋다'는 뜻이다. 어디에서 알게되었는가 하면 경로는 뻔하다. 바로 일본 성인 동영상이다. 정말 다른 뉘앙스의 두 언어가 하나의 영상에 등장하는 까닭은 뻔하다. 하지말라는 말을 넘어서서 결국 좋아하게 된다는 뻔한 스토리 라인 때문이다. 여성의 성을 통제하는 사회에서 남성의 욕망이 어떻게 여성을 바라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여성들은 결국 같은 욕망을 지니고 있으나 하지말라고 말하며 숨겨야 하고, 그것을 넘어서면 결국 좋아할 것이라는 암시다. 이렇게 재현된 성적인 욕망은 남성에게 뒤틀린 섹슈얼리티를 학습시킨다. 


100만, 121만, 128만, 26만, 22만 그리고 54만

앞서 언급한 패륜 사이트를 둘러싼 기사가 퍼지자 기사 댓글과 커뮤니티에는 발 빠르게 선 긋는 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저런 사이트가 있었다는 것도 몰랐다', '야동 말고 저런데나 차단해라' 같은 댓글부터 이제야 알게 된 것을 아쉬워 하거나 걸린 사람들의 어리숙함을 조롱하는 댓글도 수두룩했다. 심지어 '일본 야동' 보는 것을 해결책이라고 제시하는 이들도 있었다. 자신은 저 54만 회원에 들지 않았다고, 자신은 '불법'이 아닌 영상을 보니 괜찮다고 이야기해도 괜찮은걸까? 100만, 121만, 128만, 26만, 22만. 열거한 위 숫자는 A 사이트 이전 각종 불법촬영물로 논란이 되었던 소라넷, AV 스눕, 웰컴투비디오, N번방 사건, 딥페이크 성착취 사건의 추정 규모다. 시대를 관통해 계속 이어져 온 이 범죄 앞에서 선을 긋는 것은 물 위에 선을 가로짓는 것 만큼이나 무의미하다. 이 문제는 '패륜적'인 일부의 일탈이 아닌 지금까지 계속해서 쌓아올린 남성들의 왜곡된 섹슈얼리티의 문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132656

목록 스크랩 (0)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아윤채 X 더쿠] 살롱 디자이너 강추템, #손상모발모여라! '인리치 본딩 크림' 체험단 모집 (100인) 409 01.01 30,45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84,23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130,90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26,86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449,73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19,85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61,83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6,11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1 20.05.17 8,587,06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72,01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04,49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51062 기사/뉴스 내가 묵었던 숙소도? "벌금 2천" 제주 무더기 불법 숙박시설 적발 19:30 56
2951061 유머 흑백 나오기 전에 피지컬100을 20번씩 복습한 마폴리나피자.twt 1 19:29 169
2951060 이슈 @@: 포브스 선정 < 이거 드립 아니고 진짜로 선정된거 살면서 처음봄 19:29 117
2951059 이슈 싱어게인4 TOP4 진출자 무대 모음 2 19:28 129
2951058 이슈 [화산정보] 2026-01-02 18:10경 과테말라 산타마리아에서 화산 분화 1 19:27 270
2951057 유머 공주 일어났어? 2 19:26 391
2951056 이슈 (스띵) 여자캐릭터로 12첩 개갓캐 밥상을 차려주는 기묘한이야기 캐릭 모음.jpg 3 19:26 307
2951055 이슈 [SUB] 눈물주의! 핸드폰 분실사건의 전말⎟라면이랑 같이 낉여온 비하인드 썰(규현) 1 19:26 147
2951054 이슈 서로서로 사이좋게 베끼는 롯데와 오리온 10 19:25 505
2951053 이슈 원피스 검은수염 선역인줄 알았을때 19:25 173
2951052 기사/뉴스 [속보] 종각역 3중 추돌 심정지 이송 피해자 사망 21 19:24 2,354
2951051 정치 [단독]강선우, 윤리감찰단에 1억 소명 거부 12 19:22 672
2951050 기사/뉴스 나나, 흉기 강도 제압했더니 '역고소' 충격…"정신적으로 힘든 시간" 심경 고백 [입장전문] 11 19:22 537
2951049 이슈 진세연 새 프로필 사진.jpg 5 19:21 1,212
2951048 유머 진짜 AI 고부가가치 사업 5 19:20 1,215
2951047 이슈 세배하는데 네명 다 오른손이 위쪽으로 올라가는 포레스텔라 5 19:17 979
2951046 기사/뉴스 'K뷰티 산증인' 다또아, 갑작스러운 사망..향년 29세 "억측 자제 당부" 3 19:16 2,687
2951045 정보 2025년의 마지막과 2026년의 시작을 담은 양요섭 브이로그💛 19:15 79
2951044 이슈 핫게간 윈터 AI 보정아닌 전광판 모습 8 19:15 2,632
2951043 정보 전국 30개역 역명판 디자인 교통카드 출시 11 19:13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