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백수 딸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는 울엄마
7,478 11
2026.01.02 02:40
7,478 11


uKDXST

28살, 백수 생활 2년차
우울증이 심해져서 퇴사 후 간간히 알바만 하며
남한테 손 안벌리고
혼자 조용히 입에 풀칠만 하며 사는 인생 중인데
저도 제가 너무 한심하거든요


같은 나이 친구들은
연차 쌓여서 승진하고
일찍 결혼해서 애 낳은 친구도 있는데
나는 방구석에서
하루종일 멍때리기 말고는 하는 일이 없고
가끔 치킨 같은거 먹고 싶어도
하는일도 없이 처먹기만 하는거 같아서
고작 치킨 한마리도 맘놓고 못 사먹겠어요



쌍둥이 남동생은 벌써 가정 꾸렸고
매달 엄마한테 용돈도 드리고
엄마네집 에어컨도 바꿔주고
남부럽지 않은 멋진 자식일텐데
쌍둥이 누나인 저는
백수니까 늘 자신감도 없고 더 우울했어요


그래서 엄마랑 동생이랑 연락도 잘 안하고
원룸에서 나가지도 않고 그냥 그렇게 살았는데
오늘 엄마가 계모임에서 술한잔 하셨다더니
수박을 집앞에 놓고 가셨어요
제가 수박 엄청 엄청 좋아하거든요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기 힘들까봐
손수 다 깎아서 통에 담아서 오셨는데
우울증 핑계로 늘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한심한 자식도 자식이라고 집앞에 수박을 놓고 가셨네요



남들처럼 어버이날에 몇십 몇백씩 용돈 못 드리지만
십만원 계좌로 보냈더니 전화가 오셨네요
동생 프사에 돈 나오는 케이크가 올라와있는거보면
못해도 100은 해드린거 같아요
나는 10 해드렸는데 너무 부끄럽고 죄송해서
내가 누나인데도 동생보다 많이 못드려 죄송하다 했더니
엄마한테는 동생보다도 제가 더 고맙다 하시네요
그래서 우울증 백수딸이 뭐가 그렇게 고맙냐 하니까
쌍둥이로 한날 한시에 나왔지만
동생보다 제가 더 효녀래요



어릴때 동생은 순해서 울지 않았는데
저는 엄마 껌딱지라 조금만 떨어져도
사이렌처럼 울었대요
그래서 시어머니 구박이랑 시집살이에도 벗어날 수 있었대요
제가 하도 난리치며 우니까
할머니가 엄마보고
설거지 하지말고 방에가서 애나 보라고 하셨다고
저 낳은 이후로는 주방에 들어갈 일이 줄었대요
제사때도 제가 엄마 곁을 안떠나서
할머니가 저한테 여자애가 쓸모짝 없다고 쥐어박을때
그럼 할머니도 여자니까 쓸모짝 없다고
엄마 손 잡고 방에 들어와서 방문 걸어잠그고
같이 자자면서 엄마 곁을 벗어나질 않았대요



그러다가 결국 시집살이와 아빠의 폭력 등으로
이혼하셨고
한동안은 할머니 댁에서 살았어요
엄마랑 헤어진게 너무 슬퍼서
말도 안하고 밥도 죽지 않을만큼만 먹다가
머리 좀 크고 나서는
동네방네 엄마 욕하는 할머니랑
치고박고 싸웠어요
우리엄마 욕하지말라고
할머니 때문에 아빠 때문에 엄마가 집 나간거라고
난리쳤거든요


동생은 집나간 엄마가 뭐 좋냐며
아빠랑 할머니가 훨씬 좋다 그랬어요
당연하겠죠
걔는 남자애라 사랑받았고
나는 여자애라 집안일 독식 하면서도
늘 구박데기 였으니까요
그러다 좀 더 크고 나서 엄마가 저희를 데리러 왔어요
가난해서 엄마가 새벽까지 식당 알바를 했는데
제가 늘 엄마를 기다렸다가
엄마 어깨 주물러 줬거든요


잠에 취해서도 엄마 어깨 주물러 주던 제가
엄마한테는 최고의 자식이래요
할머니가 엄마 욕하고 다닐때
엄마 대신해서 싸워줘서 고맙대요
동생한테는 비밀인데
엄마는 저를 좀 더 사랑하신대요
백수여도 우울증이여도
엄마한테는 제가 항상 자랑스럽대요
전화 끊고 한참을 울었네요


수박이 달아서
엄마의 사랑이 달아서
더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고 싶은 밤이네요
우울증 이겨내서
취직도 하고 돈 열심히 모아서
엄마 첫 비행기 태워드리고 싶어요


+

지금 병원 가는 버스 안이에요
당장 남들처럼 멋지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조금씩 나아가보려고 합니다
댓글로 따뜻하게 응원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여러분들에게 행복이 있기를
그리고 저도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oovAdH




힝 엄마ㅠㅠ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아윤채 X 더쿠] 살롱 디자이너 강추템, #손상모발모여라! '인리치 본딩 크림' 체험단 모집 (100인) 481 01.01 54,76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85,91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139,31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30,51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456,95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19,85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63,46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86,11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2 20.05.17 8,588,55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73,52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04,49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51756 이슈 페루 무당들 예측력 뭐임 18:40 162
2951755 유머 (문어주의) 수제 타코야키 만들기 18:40 89
2951754 이슈 민족자결주의: 민족은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을 수 없다’ 18:40 64
2951753 정보 오늘 홍대 가는 사람들 6,7번 출구 이용하지 마세요. 4 18:39 649
2951752 이슈 [속보] 트럼프 "오전 11시 기자회견"…'베네수엘라 공격' 직접 발표 5 18:37 577
2951751 유머 담당 연예인에게 물바라지 하는 이서진 매니저 3 18:35 1,009
2951750 이슈 오늘 데뷔초로 회귀한거 같다고 팬들 반응 난리난 라이즈 원빈 5 18:34 783
2951749 이슈 출근을 안 하니까 자꾸 와서 확인하는 댕댕이 6 18:32 1,038
2951748 유머 인천출신 80~90년생들은 다아는 운봉공고...jpg 22 18:32 1,460
2951747 기사/뉴스 [속보] 李대통령 "베네수엘라 교민보호 철저…필요시 철수계획 신속집행" 5 18:32 950
2951746 유머 88년 서울 올림픽 때는 드론이 없었다 7 18:31 1,001
2951745 유머 이정도면 희원이도 지독하다는 댓이 많은 낭만부부 영상ㅋㅋㅋ 16 18:29 1,550
2951744 정보 핫게 갔던 하츠투하츠 애니모션 직캠 2 18:28 439
2951743 기사/뉴스 [속보] 트럼프 "마두로 생포해 베네수엘라 밖으로 이송" 116 18:27 7,933
2951742 기사/뉴스 [속보] 트럼프 "미국, 베네수엘라 상대로 대규모 공격 성공 수행" 2 18:26 857
2951741 이슈 위클래스는 다니지마세요 7 18:26 2,034
2951740 유머 요즘 경찰과 도둑 놀이 대참사..jpg 13 18:26 1,675
2951739 팁/유용/추천 누가 더 불쌍한가로 반응 갈렸던 드라마.jpg 21 18:25 2,185
2951738 유머 의사들이 가끔 겪는 일 3 18:25 541
2951737 이슈 의외로 소식좌 오승환 1 18:23 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