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주행' 오해 딛고 명예 회복…김보름 은퇴 선언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김보름은 지난 30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11살에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해 2010~2024년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서며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다"며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결정했다"고 남겼다.
그는 "어린 시절 얼음 위에 처음 발을 디뎠던 날부터 스케이트는 제 삶의 전부였다. 꿈을 따라 멈추지 않고 달려오며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이라는 값진 무대와 소중한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선수 생활은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스케이트를 향한 마음은 여전히 제 안에 남아 있다"며 "운동을 통해 배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많은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마쳤다.
1993년생인 김보름은 2007년 쇼트트랙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2010년 롱트랙(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뒤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를 밟아 여자 3000m 13위, 1500m 21위를 기록했고, 팀추월에도 출전했다. 대회 기간 중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란 부상을 겪는 시련도 있었다.
부상을 이겨낸 김보름은 2017년 강릉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듬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편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 당시 여자 팀추월 경기에선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으로 비난을 받았다. 동료 선수 노선영을 일부러 뒤쳐지게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김보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면서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60만명이 넘게 동의하기도 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통해 김보름의 결백이 드러났다.
김보름은 노선영의 허위 주장으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2020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논란 속에서도 김보름은 경기력을 유지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5위를 기록했다. 이후 종목별 세계선수권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 1개·은메달 3개·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김보름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관중들에게 절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298952?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