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김은숙 작가가 영혼 갈아서 쓴 것 같은 필력이라는 두 작품
5,418 35
2025.12.31 12:29
5,418 35

ZuDnRl
CEjzfl
lCaGzY
qZgIeq
tkeecG

 

1 미스터 선샤인

 

 

 

 

 

 

 

tiYBgX

 

연진아 그거 아니? 네 딸은 거꾸로 보는 세상을 좋아하는 거.
세상이 거꾸로인 순간엔 모든 색이 헷갈려도 이해받기 때문일까.



단 하루도 잊어본 적 없어.
어떤 증오는 그리움을 닮아서 멈출 수가 없거든.



흉터는 가렵고 생리통으로 배는 끊어질 듯 아프고
그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라.
약국은 9시에 열고 한강은 20분만 걸으면 된다.
물은 차가울 거고 그럼 다 편해질 거야.
너무 가렵지 않을 거야 그게 어디야 이게 맞을 거야.

 

 

 

아침마다 날씨 채널을 봐요.
예년보다 포근한 날씨의 겨울을 난동이라고 한대요.
겨울철 짙은 안개는 세밑 한파 뒤 찾아오는 난동이 원인이고.
지들은 따뜻하니까 밖이 얼마나 추운 줄도 모르고 한갓지고 그저 해맑고.


오늘부터 모든 날이 흉흉할 거야.
자극적이고 끔찍할 거야.
막을 수도 없앨 수도 없을 거야.

나는, 너의 아주 오래된 소문이 될 거거든.



남의 고통에 앞장서던 그 발과 나란히 걸은 모든 발,
남의 불행에 크게 웃던 그 입과 입 맞춘 모든 입.
비릿하던 그 눈과 다정히 눈 맞춘 모든 눈,
조롱하고 망가뜨리던 그 손과 손 잡은 모든 손,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기뻐하던 너의 영혼.

 난 거기까지 가볼 작정이야, 연진아.

용서는 없어, 그래서 그 어떤 영광도 없겠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 우연은 단 한 줄도 없었어.



궁금해라. 내 몸은 이미 다 망가뜨렸고,
내 영혼도 이미 부서뜨렸고 니가 뭘 더 할 수 있는데?
예솔이 전학? 꿈도 꾸지 마. 내 전근, 생각도 하지마.
넌 지금부터 그냥 당하는 거야. 내가 그랬던 것처럼.



사과하지 마. 사과받자고 10대도, 20대도, 30대도 다 걸었을까.
넌 벌 받아야지. 신이 널 도우면 형벌, 신이 날 도우면 천벌.



무지개가 왜 일곱 빛깔인지 이해할 수도 없고,
과일이 익어가는 것도 눈치챌 수 없는
누군가의 세계를 난 외려 격려했어 연진아.



난 네가 시들어가는 이 순간이 아주 길었으면 좋겠거든.
우리 같이 천천히 말라 죽어 보자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



그런 순간들 말이야. 누군가를 좋아하고 좋아해도 되는
그런 순간들이 삶인 거면 내가 살아 있던 날들은 과연 며칠이나 될까 연진아.

 

2. 더글로리

목록 스크랩 (0)
댓글 3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선정 시 최대 100만원] 커뮤니티 하는 누구나, 네이버 라운지의 메이트가 되어보세요! 413 12.26 93,08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78,35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114,51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25,02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430,66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7,52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60,73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5,36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1 20.05.17 8,585,89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70,07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99,396
모든 공지 확인하기()
568783 유머 순간 침착맨을 안산맨으로 만들어버린 도네이션 1 21:44 511
568782 유머 AI 기죽이는 타고난 웃국자이자 예능신픽 바오가족들🐼 16 21:38 876
568781 유머 고양이들 혀 ㅈㄴ 작은데 어케 그걸로 온몸을 닦으려고 하지? 발상이 존나 신기하네 19 21:35 2,788
568780 유머  아빠가 본인 결혼식때 옷 대충 입고 간 이유 5 21:35 3,050
568779 유머 택시에서 만난 육아고수 13 21:33 2,425
568778 유머 새해 기념으로 "나 키워"하고 부모님 집마당으로 들어온 고양이 9 21:33 1,509
568777 유머 오바인 줄 알고.. 직접 맞아본 여PD 19 21:31 2,258
568776 유머 역사상 최악의 게임 모드 1 21:29 1,137
568775 유머 보고 속 시원해짐 21:24 561
568774 유머 남의 결혼과 가정을 컨텐츠화 해서 소비하기 싫어하는 편이긴 한데 ㅅㅈㅎ 이 결혼사진은 스타성이 너무 ㅈ됨 짤로 쓰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다 15 21:20 4,837
568773 유머 분노게이지 두 칸 차버린 최강록 (feat. 승헌쓰) 5 21:19 1,686
568772 유머 이상하게 정부 공무원들이 많이 본다는 버튜버 8 21:15 3,838
568771 유머 계란 흰자 노른자 분리해주는 컵 24 21:10 2,359
568770 유머 내 친구 맹씨라서 별명 맹구였는데 11 20:55 3,572
568769 유머 보노보노와 부산의 부기와 진주의 하모 3 20:52 885
568768 유머 에버랜드에만 있다는 후쫀쿠🐼 10 20:41 2,347
568767 유머 방어운전을 습득할수 있는 아주 교육적인 게임 12 20:33 2,503
568766 유머 회피형 고양이 5 20:11 1,332
568765 유머 일본에 사는 한일 유튜버 피셜 일본에서 요아정 웨이팅 1시간 걸림 2 20:09 3,130
568764 유머 돼지파티할때 나랑 내친구들 3 20:06 1,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