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 정유미 로코 못 본다…김초희 감독, 5년 버텼는데 “투자 결렬, 홀가분”

김초희 감독이 변요한 정유미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 '숨 가쁜 연애' 제작이 무산됐다고 직접 밝혔다.
김초희 감독은 12월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저 사진에 보인 결과물들은 물 들어올 때 노 버린 댓가로 얻은 나의 뼈아픈 글들이다. (어느 시점 부터는 프린트하는 것도 포기) 어쨌든 20년 7월 <찬실이는 복도 많지> 개봉이 마무리될때 즈음 오리지널 각본으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었다. 제안을 주신 분도 너무 마음에 들고 제작사도 믿을만 하고 무엇보다 순수 나의 오리지널 각본이니 너무 좋은 제안이라 마다할 이유가 없어 앞뒤 잴것도 없이 냅다 계약을 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김 감독은 "이후 내 인생에 그런 호시절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영화와 드라마 제안이 있었고, 한 3년간은 거절하는 게 일이었을 정도로 좋은 제안들이 있었지만 어떻게든 나의 오리지널 각본으로 영화를 만들어보고 일념 하에 물 들어올 때 과감히 노를 버리고 두문불출, 그 흔한 사적인 약속 하나 맘 편히 잡아본 적 없이, 하루 평균 열 시간이 넘도록 매일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썼었다"고 털어놨다.이어 "<어떻게든 나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상업 영화 한 편을 만들어보자> <홍상수 감독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어떻게든 직업 감독으로 밥벌이를 하고 사는 감독이 되어보자. 단 나의 오리지널 각본으로> 이 딱 두 가지 마음으로 지난 5년이란 시간을 버텼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 말엔 과장이 없다. 진짜로 그랬으니까. 하지만 이 모든 일이 경험 부족과 시행착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 상황이 너무 나빠져 결국 투자가 결렬되고 말았다. 소위 말해 영화가 엎어졌단 소리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렇게 끝난 게 별로 마음이 힘들지가 않다. 되려 홀가분하다"고 했다.
또한 김 감독은 "오히려 영화가 엎어질 듯 안 엎어질듯하다가 또 가까스로 기회가 생기고 투자가 된다고 했다가 안 된다고 했다가 그러면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어렵게 받은 제작 지원금 10억이 반환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이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관계자분들이 발을 동동거리고, 영화가 들어가기만을 기다려준 배우에게 좋은 소식을 못 전하고. 진작 이럴 때 마음이 미칠 듯 괴로웠다. 공황장애, 불안장애, 부정맥 다 겪었다"고 고백했다.김 감독은 "하지만 이제는 진짜 끝났다. 결과는 완전히 실패다. 상업 영화 데뷔는 수포로 돌아갔고 그동안 난 나이가 다섯 살이나 더 먹었다. 그러나 오롯이 열심히 글만 쓰던 인내의 시간이 보석처럼 실력으로 남았다. 이 시간이 분명 다음 차기작에 어떤 식으로든 빛을 발할 것이기에 이상하게 마음이 괜찮다"면서 "요즘 난 매일 이렇게 생각한다. 세상에 얼마나 좋은 걸 만들려고 우주가 나를 이런 식으로 단련시키나? 한다. 지금 이런 나를 바로 낚아채 간 제작자는 전생에 복을 지은 거다. 이번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쓰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비록 준비하던 영화가 못 들어갔어도 난 이미 홍상수 감독에게선 벗어나게 됐다. 혼자 너무너무 열심히 글을 써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이젠 못 돌아갈 만큼 홍상수 감독과 다른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이게 진심으로 내가 원했던 것이기도 하다. 소원을 이룬 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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