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1133182?sid=102
수도권에서 1시간 이내... K팝 공연장 활용
건설비 1조 추산... 프로야구 유치가 흥행 관건
충남과 충북이 나란히 ‘돔구장’ 건립을 추진하면서 대형 문화·체육 인프라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막대한 재원 부담과 사후 활용 문제를 감안할 때, 돔구장 성패의 관건은 결국 프로야구, 특히 충청권을 연고로 둔 한화이글스 홈경기를 얼마나 많이 유치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30일 관가에 따르면,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지난 29일 각각 오전과 오후에 5만석 규모의 돔구장 건립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동쪽과 서쪽으로 맞닿아 있는 이웃 지자체가 같은 날, 같은 규모의 돔구장 계획을 내놓으며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입니다.

한화이글스 대전 볼파크와 관중들의 모습. /이글스TV 캡처
배경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있습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5만석 규모의 돔구장 건설을 장기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문체부는 내년에 8억원을 투입해 적정 부지와 재원 조달 방안을 검토하는 연구용역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중앙정부의 이 같은 신호에 충남과 충북이 발빠르게 유치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두 지자체는 모두 ‘대한민국의 심장부’라는 지리적 이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충남은 KTX 천안아산역에서 도보 10~20분 거리에, 충북도 KTX 오송역 인근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서울역 기준 천안아산역까지는 약 40분, 오송역까지는 50분이 소요됩니다. 용산역 출발 시에는 각각 10분가량 단축됩니다.
그러나 현실적 과제는 만만치 않습니다. 돔구장 건설에는 1조원 안팎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완공 이후 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콘텐츠도 관건입니다. 지자체들은 K팝 공연과 대형 행사를 해법으로 제시하지만, 업계에서는 돔구장 흥행의 핵심은 결국 프로야구 경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김태흠 충남지사(왼쪽)가 지난 29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천안·아산 다목적 돔구장 건립 전문가 자문 첫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오른쪽)가 같은 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오송 돔구장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충북도 제공.
결국 자연스럽게 대전을 연고지로 둔 한화이글스가 거론됩니다. 한화이글스가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올 시즌 홈경기 10경기 중 8경기꼴로 매진이 됐습니다. 다만 좌석수는 1만7000석으로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1만6000석)에 이어 두 번째로 적어, 좌석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현재 국내 돔구장은 키움히어로즈의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유일합니다. 고척스카이돔은 키움히어로즈 경기와 함께, 공연 등 문화 행사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는 각각 7개의 돔구장이 운영 중입니다.
충남은 돔구장에서 연간 프로야구 30경기 이상을 치르고, 축구와 아이스링크 경기까지 유치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여기에 연 150~200일은 K팝 공연과 전시, 기업 행사를 열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충북은 프로야구 제11구단 유치를 목표로 하면서 공연·박람회가 가능한 복합 문화 공간 조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돔. /일본 관광국 제공
다만 야구계에서는 새 구단 창단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한화이글스를 확보하는 지자체에 돔구장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중략)
다만, 한화이글스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충북은 올해 5~10차례 안팎의 경기를 청주경기장에서 진행하길 원했지만, 한화이글스는 새 구장 개장과 선수 부상 위험 등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한화이글스 관계자는 “돔구장이 언제 완공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경기 배분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해당 사안에 별도 입장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