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얼굴 멍든 채 절뚝여"… 자식한테 맞아 숨진 노인, 아무도 돕지 못했다
3,310 34
2025.12.30 10:27
3,310 34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905916?ntype=RANKING

 

함께 살던 두 자녀 '존속폭행치사' 구속 송치
범행 동기는 "모친 인지 능력 좋지 않아서"
폭행 정황 목격한 이웃 "물어볼 엄두 못 내"
정부 지원금으로 생계 유지, 아들마저 실직
사인은 구타 등 외인성 쇼크, 노인학대 피해
"노인학대 88% 가정 내 발생, 쉽게 은폐돼"

25일 서울 구로구 한 주택가에 있는 A씨 자택이 굳게 닫혀 있다. A씨는 이 집에서 함께 살던 아들과 딸한테 폭행을 당해 숨졌다. 전예현 기자

25일 서울 구로구 한 주택가에 있는 A씨 자택이 굳게 닫혀 있다. A씨는 이 집에서 함께 살던 아들과 딸한테 폭행을 당해 숨졌다. 전예현 기자

이달 10일 서울 구로구 한 소방서에 "어머니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긴급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은 집 안에 쓰러져 있는 70대 여성 A씨를 발견했다. 얼굴과 팔 등 온몸에 시퍼런 멍 자국이 가득했다. A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폭행 정황을 의심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곧이어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유력 용의자로 체포된 사람이 다름 아닌 A씨의 자녀인 40대 남매였던 것. 남매는 어머니를 때린 사실은 인정했지만, 사망할 줄은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 가족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평소 얼굴에 멍 자국… 외부와 단절돼 고립



한국일보 취재 결과, 생전 A씨는 상습적인 폭력에 노출돼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였다. 25일 A씨 자택 인근에서 만난 이웃들은 A씨를 "유독 말수 없는 노인"으로 기억하며 "얼굴에 멍이 든 채 절뚝거리며 걷던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고 입을 모았다.

건너편 집에 사는 80대 여성은 "얼굴이 부어 입도 제대로 다물지 못한 채 절뚝거리며 다니는 모습을 봤다"며 "평소 인사해도 받아주지 않고 시선을 피하니 왜 그런지 물어볼 엄두를 못 냈다"고 말했다. 인근 슈퍼마켓 사장 박모(79)씨도 "(사망) 며칠 전 시장 다녀오는 걸 봤는데, 눌러쓴 모자 밑으로 얼굴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더라"며 "크게 넘어졌나 짐작만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A씨가 살던 곳은 승용차 한 대가 간신히 오가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주택이 빽빽하게 들어선 노후 주거지다. 그만큼 오래 거주한 주민들이 많아 이웃끼리 친한 편이지만, A씨 가족은 아니었다. 특히 A씨 남편이 4년 전 뇌경색으로 숨진 이후로는 거의 담을 쌓고 지냈다고 한다. A씨 가족이 외부와 단절된 채 고립돼 있어 이웃들이 위기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웃 주민 김기화(82)씨는 "A씨가 남편이 살아있을 땐 둘이 꼭 붙어서 자주 돌아다녔는데, 죽고 나서는 거의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 같더라"며 "딸이 종종 대문 앞에 서서 행인들한테 욕설을 해 그 집과는 말 붙일 생각도 못 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앞집에 사는 김정호(76)씨도 "예전에는 지붕 수리를 도와주러 갈 만큼 친했는데, 할아버지 돌아가신 뒤 왕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 동네에서 폐지 줍는 분이 생전 할머니 얼굴을 보고 경찰에 신고할까 고민했다고 하더라"며 "오지랖인가 싶어서 그냥 넘어갔다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A씨 자택 대문 앞에 공과금 고지서가 놓여 있다. 전예현 기자

25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A씨 자택 대문 앞에 공과금 고지서가 놓여 있다. 전예현 기자

A씨는 경제적으로도 위기를 겪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A씨는 일정한 소득이 없는 미혼 자녀들과 함께 각종 정부 지원금에 의존해 생활했다. A씨는 인근 우체국에서 청소 일을 했지만, 남편과 사별한 이후로는 마땅한 벌이가 없었다. 최근 아들이 실직하면서 생계가 더 어려워졌다.

실제로 올해 2월 서울형 긴급복지 지원금 154만 원을, 6~8월에는 3차례에 걸쳐 국가형 긴급복지 지원금 총 460만 원을 받았다. 긴급복지 지원은 주 소득자의 사망, 휴·폐업, 실직 등으로 위기 상황에 빠진 저소득 가구에 급히 생계·의료·주거 지원을 하는 제도다.
 

 

당사자 '침묵' 이웃 '무관심' 속 노인학대 방치



아들은 12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모친의) 인지 능력이 좋지 않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웃들은 A씨가 불편한 몸으로도 시장을 다니거나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등 인지 능력에 문제는 없어 보였다고 전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씨 사인은 '외인성 쇼크사'로 드러났다. 폭행, 구타 등 외부에서 가해진 충격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구로경찰서는 이들 남매가 A씨를 폭행한 행위가 법적으로 학대에 해당한다고 보고, 존속폭행치사 혐의에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해 이달 19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모친에 대한 남매의 폭행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그러나 A씨 본인이나 이웃에 의한 112 신고나 노인학대 신고는 한 차례도 접수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학대 위험 가구로 분류하거나 별도 관리를 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안전망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학대 신고는 2020년 6,259건에서 지난해 7,167건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약 88%는 가정 내에서 발생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가정 내 노인 학대의 경우 자발적인 신고가 없으면 개입이나 피해 구제가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제3자가 외형적 징후만으로 폭력을 단정해 신고하는 사례는 드물뿐더러, 당사자는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중략)

 

 

 

목록 스크랩 (0)
댓글 3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아윤채 X 더쿠] 살롱 디자이너 강추템, #손상모발모여라! '인리치 본딩 크림' 체험단 모집 (100인) 514 01.01 71,55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91,83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143,44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33,04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463,897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20,67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66,94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87,54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2 20.05.17 8,588,55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73,52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04,49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52279 이슈 하룻밤에 읽는 미국사: 당연함, 부담없음, 하룻밤이 아니라 세시간이면 될 듯, 신뢰가 감 12:18 11
2952278 이슈 캐나다 퀘백에서 촬영된 신비로운 순백의 알비노 무스 1 12:17 125
2952277 유머 사춘기가 영영 오지 않을것 같은 정지선 셰프 아들 4 12:13 688
2952276 이슈 전설의 야 개짖는 소리좀 안나게 해라 9 12:10 653
2952275 이슈 꾸준히 파다보면 뭐라도 되겠지 생각드는 퐁귀님 유튜브 구독자 70명시절에 올렸던 영상 1 12:10 659
2952274 이슈 헐리우드 올타임 레전드 등장씬 2 12:04 1,488
2952273 이슈 새해인사로 50만 구독 감사인사 올린 채널 근황.jpg 28 12:03 4,630
2952272 이슈 박진희 먹방 레전드 1 12:02 815
2952271 이슈 앙탈챌린지한 카라 한승연 ×니콜 × 허영지 2 12:02 375
2952270 이슈 전정국 못 알아듣고 있을거 같은데 아저씨 앞에서 개열심히 설명하네… 12 12:01 2,399
2952269 이슈 흑백 애프터서비스: 암흑요리사🧑‍🍳 | EP.3 바베큐연구소장이 부릅니다, 나도 어디서 굴리진 않아 ♬ | 흑백요리사 시즌2 | 넷플릭스 6 12:00 929
2952268 이슈 몰입감 미쳐버린 경도 모임 5 11:58 1,864
2952267 이슈 역대급 노답 청년광고 35 11:57 3,202
2952266 이슈 어제 팬미팅에서 앙탈 챌린지 한 인피니트 성열+얼굴근황 2 11:57 363
2952265 이슈 여전한 고유명사 '직감 정용화' 2 11:56 538
2952264 유머 아나운서도 욕나오게 만드는 아들의 한마디 10 11:55 2,812
2952263 이슈 2026년 K팝 재판 일정 6 11:55 1,168
2952262 이슈 박은영 셰프가 말하는 옛날 중식당 군기 49 11:52 3,922
2952261 정치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 "이혜훈 배우자, 인천공항 개항 전 영종도 부동산 투기 의혹" 31 11:51 895
2952260 이슈 밥상머리에서 엄마아빠 잡도리 하는 애기 4 11:49 1,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