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인 제8회 전국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선우 국회의원이, 지난 서울시의원 후보자에게서 금품을 전달받은 정황을 토로하는 녹취 파일을 MBC가 입수했습니다.
당시 강 의원과 함께 대응책을 논의한 인물은, 공관위 간사였던 김병기 원내대표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의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후보 공천이 한창이던 지난 2022년 4월 21일. 오전 9시 반쯤, 김병기 당시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는 공관위원이었던 강선우 의원을 본인 의원실로 불러 "고민해서 말씀을 드린다"며 말을 꺼냈습니다.
이미 한 차례 얘기한 주제인 듯, 김 의원은 "선뜻 믿기 어려운 행동"이라면서 "바로 돌려주든지, 사무국장한테 맡겨두든지, 공천 배제, '컷 오프'해야 되겠다 그러면 돌려줬어야 하지만, 그런 것 전혀 없이 이렇게 됐다"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김병기 의원이 강 의원에게 돌려주라고 한 건 바로 '돈'이었습니다.
김병기 의원은 "1억, 이렇게 돈을 받은 걸 지역 보좌관이 보관하고 있었다는 거 아니냐"며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라고 강 의원에게 말합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정말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고 답합니다.
돈을 건넨 사람으로 언급된 인물은 당시 강선우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구에서 서울시의원 출마를 준비중인 김경 현 서울시의원이었습니다.
녹취에서 김병기 의원은 "김경 그분에 대해서 공관위원으로서 문제가 생길 텐데, 어떠한 것에 대해서 그렇게 허락할 수 없다"며 "법적인 책임뿐만 아니고 나중에 도덕적인 책임, 공관위 전체에 대한 신뢰성, 당에 대한 문제, 어마어마한 문제가 걸려버린 것"이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그러자 강선우 의원은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울먹이며 "의원님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호소합니다.
강 의원은 '결과'가 나자마자 전달이 돼, 김경 시의원한테 연락이 왔고, 지역 보좌관의 조언에 따라 김병기 당시 공관위 간사에게 털어놓은 거라고 설명합니다.
'결과'가 나왔다는 건, 정황상 '공천 결과'로 유추됩니다.
다수의 서울시당 공관위원과 실무진은 당시 다주택자였던 김경 시의원에 대한 적격 논란이 공관위 내부에서 있었다고 MBC 취재진에게 증언했습니다.
대화를 마무리해가던 김병기 의원은 강 의원에게 "어차피 김경 시의원이 기자회견 할 거 아니냐", "일단 돈부터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해줬습니다.
그러나 대화가 오간 다음날인 2022년 4월 22일, 더불어민주당은 김경 시의원을 강선우 의원 지역구인 강서구 시의원 후보로 단수공천했습니다.
해당 대화에 대해 강선우 의원 측은 "현금이 전달된 사실을 인지하고 너무 놀라서 보고 후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 즉시 공관위 간사에게 보고하고 다음 날 아침에도 재차 보고한 후 곧바로 반환을 지시했다"고 해명했고, 김병기 의원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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