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행 항공권을 사려고 찾아보다보면 너 나 우리 더쿠타치들은

NRT 나리타, HND 하네다 이렇게 두개의 공항을 보게 된다!

도쿄 도심에서 매우 가깝지만 비싼 하네다와

도쿄 도심에서 다소 멀지만 저비용항공사가 들어가서 항공권이 싼 나리타를 놓고 고민을 하게 되는데

도심에서 가까운 공항과 다소 떨어져있는 두개의 공항들은 마치

서울의 관문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떠올리게 한다

근데 사실은 국내선-김포 / 국제선-인천으로 이원화된 서울처럼

원래는 도쿄도 국내선-하네다 / 국제선-나리타로 이원화를 하려고 했다...는 사실

폭발하는 항공수요로, 하네다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새 공항을 짓는 것 보단 당연히 있는걸 확장하는게 싸게 먹히므로, 처음에 일본 정부는 하네다를 확장하고자 했지만

그 옛날 토목기술로는 바다를 메워서 공항을 확장하기엔 무리무리데스네 였으므로

1962년, 일본 정부는 도쿄의 관문이 될 새 공항을 짓기로 한다

그렇게 일본 정부는 치바현 토미사토시에 활주로 5개짜리 초대형공항을 구상하고 건설계획을 발표하는데,

 

뭐 얘기도 없이 난데없이 갑자기 공항부지로 선정되어서 집과 땅을 빼앗기게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흠... 어디다 지어야 그나마 토지정리가 쉬울까?"

를 고민하던 일본 정부는

"바로 옆 나리타에 정부 소유 목장이 있잖아! 거기다 짓고, 나머지 사유지만 보상해주자!" 라는 안을 떠올리게 된다

 

"목장이야 뭐~ 정부 땅이고, 나머지 땅은 개척지 빈민촌인데 뭘~ 돈 좀 주면 나가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이번엔 나리타에 활주로 3개짜리 공항을 짓기로 한 일본 정부는 다시 건설안을 발표하는데

 

나리타에는 미친전투민족이 살고있다는 것을 일본 정부는 몰랐다.

 

이 사람들은 '히키아게샤' 라고, 일본의 식민지(ㅅㅂ)였던 조선과 만주 등지에 살다가, 일본이 전쟁에서 지면서 땡전 한푼 없이 겨우겨우 몸만 일본에 돌아온 사람들이었는데

 

그 말은 즉, 잃을게 없단 소리였다

그래서 겨우겨우 일궈낸 쥐똥만한 재산마저 정부에 빼앗기게 생긴 사람들은

 

이런 망루까지 세워가며 뒤지게 열심히 싸웠고, 공항의 개항은 계속 지연되었으며

https://m.youtu.be/E6VXAb_RS2k

개항 예정일 4일 전에 시위대가 관제탑을 점거하는 사태가 발생하며 개항이 또 미뤄지다가

 

1978년 5월, 3개의 활주로를 갖춘 대형 공항은 무슨!

나리타 국제공항은 겨우 하나의 활주로만을 갖춘 채 개항하게 된다

 

물론 그 후에도 시위대는 멈추지 않았고, 1985년에는 제2활주로의 건설을 포함한 공항의 제2확장안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무력충돌하며 9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일본 정부 이 십새키들은 드디어 농민들과 제대로 된 대화를 시작하고, 드디어 공항 건설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농민들에게 사과를 한다

물론 이것도 순탄했던 것 만은 아니라서

2활주로(위짤 상단의 B라고 쓰인 곳)은 애매하게 짧게 건설되었고, 중간에 뜬금없이 떨어진 공간이 생겼는데

원래는 유도로가 있어야했지만 그러지 못한 공간으로

(파란색 동그라미 친 부분)

 

저곳은 여전히 사유지로 남아있다

해당 위치에는 신사와 공장이 들어서있음

참고로 저 공장 원래 그냥 땅콩농사 짓는 민가였는데,

땅주인이 땅 안판다고 아예 저기다가 땅콩 가공공장 세워버림 ㅋㅋㅋ

 

그리고 저 토호신사는 말 그대로 활주로 끝에 붙어있어서 공항 관계자들을 엿먹이는 최고의 알박기를 시전했고

심지어 이 신사가 항공사고 희생자를 모시는 신사였던 터라 공항 짓겠다고 밀어버릴수가 없어서 이젠 일본 정부도 아예 포기했는데

 

덕분에 B활주로는 이상한 유도로를 가진 겨우 2,500m짜리 활주로가 되었고 (그마저도 확장한거임)

3,180m인 제주공항 활주로보다 짧은 이 활주로는 대형기를 안전하게 띄우기엔 무리라서, 일본 정부는 또 멀리 떨어진 곳에 C 활주로를 짓고있다
 

그리고 이 알박기로는 최고인 토호신사는 활주로 끝단에 바로 붙은 터라 이런 개쩌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항공덕후들의 성지가 됐다

일반인들도 갈 수 있는데, 저 지랄맞았던 나리타투쟁이 아직도 남아있는 덕분에, 경찰이 종종 검문한다고 함
 

아무튼 나리타를 지으며 뒤지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본 정부는

간사이 신공항을 지을땐 토지보상 논의가 없도록 아예 바다에 지어버렸는데

https://img.theqoo.net/Segtke
얘는 연약지반에 지어서 지반침하로 가라앉고있다...

 

참고로 마찬가지로 바다에 지은 인천공항은 섬 4개를 이어서 메워버린거라 걱정없다함

 

아, 그리고 반쪽짜리로 개항해버린 덕분에 나리타의 운영도 빡세고, 늘어나는 국내선 교통의 수요로

일본 정부는 1984년, 이전보다 발전된 토목기술로 하네다 앞바다를 드디어 메워서 공항을 확장하는데

 

 

지층 안정화에만 무려 20년이 걸렸지만 아무튼 확장에 성공했고,

덕분에 수용 능력도 대폭 늘었으며,

2010년에는 제 4 활주로와 함께 다시 국제선 터미널을 오픈함에 따라

도심 접근성도 좋은 하네다로 국제선이 하나둘 돌아왔고

나리타의 불편한 접근성과 더불어

일본 지방->하네다 이동->나리타 이동->목적지로 출국

이라는 괴상한 구조를 버티다못한 일본인들이

일본 구석구석 깔린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항공노선을 타고 인천에서 환승하기 시작하자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일본 소도시까지 노선 까는건 여행가라고 까는것도 있지만, 한국와서 환승하는 일본인들 노린것도 있다)

 

결국 비행금지구역까지 해제해가며 국제선 운항제한을 풀어버렸고

 

결국 국내선/국제선 이원화에도 실패했다고 한다

 

근데 제목에 알박기 때문에 라고 쓰긴 했는데 사실 본질은 일본 정부의 빠가야로같고 안일했던 생각 때문 아닐까?

라고 사족을 좀 달아보겠은;

 

이상 일하기 싫었던 항공기더쿠 김원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