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백두산 호랑이 어미가 새끼 5마리와 함께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29일 세계자연기금(WWF) 중국 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북동부 지린성 훈춘시의 동북호랑이표범국립공원에 설치된 카메라에 야생 백두산 호랑이 6마리가 한 화면에 담겼다.
개체의 몸길이와 체형, 보행 등을 분석한 결과, 성체 암컷 호랑이의 나이는 약 9세, 새끼 5마리는 생후 약 6~8개월로 추정된다.
야생 백두산 호랑이는 보통 한 번에 1~4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먹이가 풍부한 지역에서도 이번처럼 새끼 5마리가 살아남는 경우는 드물다. WWF 중국 본부는 “야생 백두산 호랑이 6마리가 한 화면에 영상으로 기록된 것은 처음”이라며 “먹이 자원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지역에서 새끼 5마리가 이 월령(月齡)까지 생존했다는 점은 특히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곳에서는 비슷한 시기 어미 호랑이와 새끼 4마리가 포착되기도 했는데, 이번 호랑이 가족과는 다른 개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성체 암컷의 나이는 5~8세 사이로 추정되며, 새끼는 생후 6~8개월 정도로 파악됐다.
이 국립공원에는 현재 야생 호랑이 약 70마리가 살아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0년 약 20마리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호랑이는 넓게 이어진 서식지와 충분한 먹잇감이 확보돼야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WF 국제본부에서 호랑이 보호 프로그램 ‘타이거스 얼라이브(Tigers Alive)’를 이끄는 스튜어트 채프먼은 “중국은 호랑이 서식지 복원, 밀렵 단속, 사람과 호랑이의 갈등 관리,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보호 성과 제고에 힘써 왔다”며 “이번 영상은 호랑이 개체군 회복과 서식지 보호를 위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보전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킨다”고 했다.
WWF 중국본부는 “동북호랑이표범국립공원 등은 오랫동안 야생 백두산 호랑이 보호를 위해 협력해 왔다”며 “호랑이의 서식지 복원, 보호지 순찰대원의 역량 강화, 사람과 호랑이의 조화로운 공존 방식 탐색, 지역사회 녹색 발전 및 자연 교육 촉진 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WWF는 핵심 호랑이 서식지에서의 보호 활동을 계속 확대하고,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심화하며, 이미 좋은 성과를 낸 프로젝트의 경험을 확산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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