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612431
정부가 내년 국고채 발행 규모를 올해보다 소폭 줄이기로 했지만, 연간 순발행 규모는 여전히 100조원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사실상 코로나19 시기와 맞먹는 재정 확장 기조를 내년에도 이어간다는 의미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6년 국고채 총발행 규모는 225조7000억원, 순발행 규모는 109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올해 총발행 226조2000억원, 순발행 112조원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국고채 순발행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 시기인 2021년(120조6000억원) 이후 올해가 두 번째, 내년이 세 번째다. 특히 순발행 100조원대가 2년 연속 이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배경에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편성된 정부 총지출이 있다. 내년 총지출은 727조원으로, 총수입을 제외한 예산서상 재정·기금 적자만 52조원에 달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재부 업무보고에서 2027년까지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대규모 발행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 재정을 집중 투입해 성장률 반등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국고채 순발행 규모가 크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라 해외 패시브 자금 560억달러(약 75조원)가 유입되면 내년 국채 발행 물량 중 3분의 1가량을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채 발행 규모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국가채무 증가와 재정 건전성, 국가 신용도 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