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갈라파고스’ 광주의 씁쓸한 몰락... 기업 진입 막다가 도시 활력까지 잃었다
45,925 425
2025.12.26 17:28
45,925 425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286978

 

- 7천억 투자 걷어찬 광주 vs 품에 안은 대전... K-갈라파고스의 잔혹한 경제 성적표
- [신사임당] "기업들 진입 싹다 막아라" 어쩌다 민주화의 성지가... 그냥 우리끼리만 살자 전라도 광주의 몰락 [이슈임당] (2025.12.09) 방송리뷰

[더퍼블릭=정진철 기자] 한때 호남 경제권의 심장이자 민주화의 성지라 불렸던 광주광역시가 심각한 경제 활력 저하와 도시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대형 복합 쇼핑몰과 같은 민간 투자를 10년 넘게 막아온 결과, 도시는 늙어가고 청년들은 짐을 싸 떠나는 '자본주의의 갈라파고스'가 되어버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주말마다 쇼핑을 위해 인근 대전, 세종, 심지어 서울로 향하는 '쇼핑 난민' 신세가 되었다.

기업의 수조 원 투자, 광주가 직접 걷어찼다

광주의 경제 몰락은 외부의 침입이 아닌 '스스로 닫은 문'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지난 10여 년간 광주는 두 차례에 걸쳐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에 이르는 대규모 민간 투자를 스스로 거부했다.

  • 코스트코 진출 무산 (2010년대 초반): 전 세계적인 유통 공룡 코스트코는 광주 광산구 등에 구체적인 입점을 타진했다. 시민들은 환영했지만, 지역 소상공인 단체와 시민 단체들이 "미국 자본 물러가라", "골목 상권이 다 죽는다"며 극렬히 반대했다. 정치권은 표심을 의식해 규제를 강화했고, 결국 코스트코는 광주 진출을 포기했다.

  • 신세계 초대형 복합 시설 백지화 (2015년): 신세계 그룹은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 부지에 특급 호텔, 백화점, 면세점을 결합한 호남권 최대 랜드마크를 건설하려 했으며, 투자금은 7천억 원이 넘었다. 당시 광주에는 제대로 된 5성급 호텔조차 없어 2019년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 때 국제적 망신을 샀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이 역시 "대기업 특혜", "주변 상권 초토화"를 내세운 시민 단체의 반대와 정치권의 미온적인 태도 속에 전면 백지화되었다.

투자 유치한 대전의 '기적'과 광주의 '텅 빈 거리'

광주가 걷어찬 신세계의 7천억 원 투자는 경쟁 도시인 대전광역시로 향했다. 대전은 광주와 달리 신세계 유치에 적극적이었고, 그 결과 2021년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가 탄생했다. 단순한 백화점을 넘어 아쿠아리움, 과학관, 호텔이 결합된 초대형 쇼핑 테마파크는 대전을 '노잼 도시' 오명에서 벗어나게 했다.

대전의 성공:

  • 경제 활력: 오픈 1년 만에 매출 8천억 원을 돌파, 충청권과 호남권 소비까지 흡수하는 '꿀잼 쇼핑 도시'로 변모했다.

  • 지역 상권 상생: 외부에서 유입된 수백만 명의 관광객은 백화점뿐만 아니라 성심당, 중앙시장, 소제동 카페거리 등 대전의 지역 명소로도 발길을 돌려 오히려 골목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 일자리 창출: 양질의 지역 인재 3천여 명을 고용해 청년 유입과 세수 증대 효과를 거뒀다.

​반면, 대기업 진입을 막아낸 광주의 현주소는 참혹하다. 광주의 명동이라 불리는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 오피스 공실률은 45%'에 육박하며, 건물 곳곳에는 '통임대' 현수막이 붙어 유령 거리가 되어가고 있다. 전남대 후문 등 대학가 상권 공실률 역시 4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복합 쇼핑몰 대신 재래시장을 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도시를 외면하고 배달과 온라인 쇼핑, 혹은 타 지역 원정 쇼핑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소상공인 보호라는 명분 아래 도시의 생명력을 스스로 꺾어버린 셈이다.

‘갈라파고스’ 광주의 씁쓸한 몰락... 기업 진입 막다가 도시 활력까지 잃었다/ 출처=신사임당
‘갈라파고스’ 광주의 씁쓸한 몰락... 기업 진입 막다가 도시 활력까지 잃었다/ 출처=신사임당

재정난에 허덕이는 광주: SOC 사업마저 좌초 위기

상권이 죽자 세수가 줄어들고 광주시는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미래를 위한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마저 휘청이고 있다.

  • 광주 나주 광역 철도 사업 좌초: 사업성이 높게 평가되었음에도 광주시가 운영비 부담 능력 부족을 이유로 정부에 국가 부담을 요청하고 노선 변경까지 시도하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했다.

  • 도시철도 2호선 공사비 증액 및 운영비 부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과 완공 후 막대한 운영비 부담으로 '광주시 부도 위기설(모라토리엄)'까지 거론될 정도로 재정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도시의 활력이 사라지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청년층이다. 인구 150만을 바라보던 광주 인구는 140만 선 붕괴를 코앞에 두고 있으며, 지난 3년간 수만 명의 20대 청년이 광주를 등졌다. 

(중략)

이제야 열리는 광주의 문: 여전히 첩첩산중인 유치 과정

10년 넘게 이어진 답답한 상황에 시민들이 분노했고, 지난 대선과 지방 선거를 거치며 복합 쇼핑몰 유치는 광주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는 더현대 광주,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유치가 다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관할 구청에 착공 신청서조차 제대로 접수되지 않은 곳이 있으며, 건설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없다며 건설사들이 발을 빼는 악재도 발생했다. 더욱이, 일부 상인 단체와 시민 단체는 10년 전과 토시 하나 다르지 않은 레퍼토리로 반대 현수막을 걸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광주가 유통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벗고 대전이 보여준 '진짜 상생'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는 단순히 쇼핑몰 건립을 넘어, 광주라는 도시가 폐쇄성을 벗어던지고 외부 자본과 문화를 받아들여 경쟁하며 살아남을 수 있느냐를 판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목록 스크랩 (1)
댓글 42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선정 시 최대 100만원] 커뮤니티 하는 누구나, 네이버 라운지의 메이트가 되어보세요! 218 12.26 15,70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8,76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87,74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9,49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405,96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5,19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6,57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3,73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1 20.05.17 8,580,57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70,07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95,39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5307 기사/뉴스 이재명 대통령 "아주 못됐다"는 중국어선 불법조업…해경, 강력 대응 채비 3 16:51 84
2945306 이슈 레전드 홈쇼핑 방송사고 top5 <feat. 반전있음> 6 16:48 455
2945305 이슈 임성근 셰프 진짜 냉부인재인게 하나하나 따로 조리해야하는 구절판을 25분 남기고 완성함 8 16:47 1,124
2945304 이슈 엑소 <첫 눈> 들으면 떠오르는 존재 말해보자 8 16:46 296
2945303 이슈 밤마다 밥 먹으러 오는 게들.jpg 13 16:46 777
2945302 이슈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사라진 풍경 9 16:45 1,142
2945301 유머 쓰담쓰담에서 라이브하면서 춤추고 애교부리는 38세 남성 16:36 1,171
2945300 유머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시집 간 시베리아호랑이 한라와 아기 삼둥이 사파리 공개🐯 8 16:36 1,145
2945299 기사/뉴스 골칫덩이서 산업 자원으로...폐광의 1억5천만 톤 경석 산업화 시동 16:35 299
2945298 정보 연말 건배사 추천드립니다 #왓챠 #실연쇼콜라티에 (웬투머니나) 16:35 268
2945297 이슈 TV조선 트롯프로그램 금타는 금요일 첫방송 시청률 6 16:35 926
2945296 유머 수제비 포장하려다 먹고 가기로 결심함 14 16:33 4,352
2945295 이슈 AI 힘 입어 돌아온 듀스…이현도 "故성재와 다시 작업한 기분"[only 이데일리] 2 16:32 423
2945294 유머 이거 트와이스 필 스페셜 톤으로 읽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twt 3 16:32 1,460
2945293 정치 박주민, 김병기 논란에 “나라면 당에 부담 안 주는 방향 고민할 것” 40 16:31 1,025
2945292 기사/뉴스 충주 아파트서 외할머니 살해한 30대 손주 긴급 체포 14 16:31 2,124
2945291 이슈 주기적으로 올라오는 '공항 한 번도 안가본 만화 작가'짤의 진실 5 16:30 1,752
2945290 유머 이서진이 찍은 한지민 사진 ㅋㅋ 17 16:30 4,070
2945289 이슈 혜자인거같은 신인 아이돌 콘서트 2 16:29 1,187
2945288 유머 발라당 드러누운 아기 레서판다 나나코.jpg 6 16:29 1,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