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남 음주운전 기사 삭제에 이어 기사 밀어내기 논란
140여명 규모 커뮤니케이션 조직이 움직여 '참고자료' 전달하며 기사 청탁
'재벌이 보기 싫은 기사'를 처리하는 현대차그룹의 전략 드러나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따르면 조합 소속 지·본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올해 9월 무렵 여러 언론사에서 문제의 기사가 잇따라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통신사, 지상파 방송사, 보도전문채널 등 여러 매체에서 기사를 지웠다. '현대차그룹'이라고 실명으로 나갔던 기사를 'H그룹'으로 바꾼 곳도 있었다. '적극적인 조처'가 있어 가능했을 터.
이에 더해 최근 몇 일간 현대차그룹의 조직적인 '기사 밀어내기' 방법까지 어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커뮤니케이션 조직은 국내만 140여명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가 최근 국내 언론사들에게 이른바 '참고자료'라는 명목으로 기사 청탁을 요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본 지의 취재결과를 종합해 보면 현대차그룹 커뮤니케이션 조직원들이 기자들에게 요구한 참고자료 내 중요 키워드는 '정의선 회장'이다. 현대차 그룹이 전달한 '참고자료'의 내용은 각 언론사마다 조금씩 달랐다. 하지만 집중된 시간에, 조직적으로, 광범위한 매체들에 '참고자료'가 전달됐고, 이것이 기사화됐다는 점. 보태어 이 시점이 경영권에 대한 주요 당사자가 급부상하는 때라는 점은 우연이라고 보기엔 기자가 아닌 일반인의 상식으로 봐도 석연치 않다.
누구에게 왜 전달했나?
달라진 기사 정보들
현대차그룹의 '참고자료'를 전달받은 매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국내 1위 포털 매체에 기사를 송고한다는 점이다. 결국 '정의선 회장'이라는 키워드를 심은 기사를 송고해 정회장 장남의 음주운전 사고에 관한 기사들을 '밀어내기'위한 전략과 다름이 없다.
현대차그룹이 이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커뮤니케이션 조직을 가동해 기사를 삭제하고 나머지 삭제하지 않은 매체의 기사들은 '참고자료'를 더해 멀리 밀어내는 방법이 포착된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이런 방식으로 '재벌이 보기 싫은 기사'들을 포털에서 처리하는 방식이 드러났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그룹의 대규모 조직이 움직여 언론의 역할이 희석됐다는 점이다.
https://m.sports.naver.com/general/article/529/0000075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