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기억은 사라져도 감정은 남는다… ‘오세이사’, K로맨스의 온도[봤어영]
336 2
2025.12.24 12:27
336 2

日 원작 한국영화 '오세이사' 리뷰
익숙한 이야기에 K감성·K디테일 더해 
'스크린 데뷔' 추영우, 밀도 높은 감정 열연
맑고 투명한 신시아,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풋풋한 청춘 멜로를 기대했다면 충분히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원작이 남긴 깊은 여운을 떠올린다면 또 다른 결의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일본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오세이사, 감독 김혜영)는 익숙한 이야기를 K감성과 K디테일로 다시 빚어낸 작품이다.


bjQBlv


한국판 ‘오세이사’의 가장 큰 변화는 각색의 방향성이다. 원작에서 비중을 차지했던 가족 서사를 덜어내고, 사랑과 우정, 청춘의 감정선에 집중했다. 재원과 서윤 그리고 지민과 태훈의 관계를 중심으로 감정을 촘촘히 쌓아 올리며 서사의 밀도를 높인다. 그 덕분에 인물들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한층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K감성, K디테일이 살아 있는 멜로라는 인상이 분명하다.

추영우는 이 작품으로 첫 스크린 데뷔를 치른다. 초반에는 다소 쭈볏거리는 태도로 출발하지만, 감정이 쌓일수록 로맨스의 온도를 은근하게 끌어올린다. 진한 에스프레소처럼 단번에 밀어붙이는 감정이 아니라, 달콤한 카라멜 마끼아또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퍼지는 방식이다. 그 완만한 감정의 곡선이 극 전체의 몰입감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신시아는 ‘첫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얼굴과 감정을 동시에 설득해낸다. 맑고 투명한 비주얼 위에 섬세한 감정선을 얹어, 기억이 사라진 상태에서도 남아 있는 감정의 잔향을 표현한다. 매일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인물 특성상 단조로워질 수 있는 연기를 미묘한 표정 변화와 호흡으로 변주해낸 점이 인상적이다. 기억 전과 후를 명확히 구분하기보다는 감정의 결이 조금씩 달라지는 방식으로 서윤을 입체적으로 완성한다.

조연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친구 지민으로 등장하는 조유정은 절제된 연기로 극의 한 축을 단단히 붙든다. 과하지 않은 감정 표현으로 이야기의 균형을 잡아주고, 후반부 몰아치는 감정선을 효과적으로 증폭시키며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덕분에 영화는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안정적인 로맨스로 마무리된다.

결과적으로 ‘오세이사’는 모처럼 만나는 순도 높은 한국형 로맨스 영화로 완성됐다. 자극적인 장치보다 감정의 밀도로 승부하며 청춘 멜로가 가질 수 있는 정공법을 택한다. 동시에 이 작품은 추영우의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서 충분한 의미를 지니고, 그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확인하게 한다.

익숙한 이야기를 다른 온도로 풀어낸 이 영화는 추영우와 신시아의 발견이자 재발견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기억은 사라질지 몰라도, 감정은 끝내 남는다. ‘오세이사’는 그 단순한 진리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전한다. 오는 24일 개봉. 김혜영 감독 연출. 러닝타임 105분.


https://naver.me/5ixbVFfS

목록 스크랩 (0)
댓글 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라카 X 더쿠💗 립밤+틴트+립글로스가 하나로?! 컬러 장인 라카의 프루티 립 글로셔너 체험단 모집! 885 12.19 66,61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3,81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73,59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4,10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90,00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3,0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4,3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0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9,41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89,53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2786 정보 일본 남성끼리 연애 리얼리티 Netflix 「보이프렌드 시즌2」2026년 1월 13일 전달 키 아트 & 예고 & 멤버 소개 07:20 1
2942785 이슈 인스타 금수저 무물 답변 레전드.jpg 4 07:10 807
2942784 정보 일본 한류 붐의 원점「겨울연가」4K 극장판이 되어 컴백! 「영화 겨울 연가 일본 특별판」2026년 3월 6일 공개 07:09 63
2942783 기사/뉴스 장민호·박세리·김종민·박경림, 자립준비청년들 ‘인생 멘토’로 뭉쳤다! (자립준비청년에게 희망을 “넌 혼자가 아니야”) 07:04 96
2942782 유머 마 뽀뽀는 하지마 1 07:02 258
2942781 이슈 모든 음식에 칼로리 표시가 되어 있다면...? 4 07:00 479
2942780 유머 [흑백요리사] 이 아저씨 어르신 칼 뽀려쓰는 거 경력직이야 왜 ㅋ 9 05:35 3,420
2942779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우유 디저트 카페 입니다~ 6 05:33 327
2942778 유머 🐱안녕하세요 출장 요리사 고등어 입니다~ 7 05:31 312
2942777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치즈냥 식당 입니다~ 4 05:26 266
2942776 이슈 가끔 샤워하다 치매가 의심 될때 139 05:15 12,419
2942775 이슈 D-1❤️‍🔥 3년만에 연말콘서트하는 헤이즈 1 05:13 304
2942774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100편 6 04:44 280
2942773 유머 🎄크리스마스트리를 그리는 9가지 방법🎄 12 04:43 1,310
2942772 이슈 스파이더맨인가 아파트 벽을 저렇게 탄다고??? 6 04:41 1,632
2942771 이슈 같은날 훈련소 입소했는데 너무다름 11 04:35 3,917
2942770 이슈 사실 개성주악이 아닌데 한국에서만 개성주악으로 불리는 것.jonmat 26 04:14 5,128
2942769 이슈 2025년 일본 남성 아티스트 인기도TOP5(12개국가와 지역) 17 03:53 1,585
2942768 이슈 전성기에 돌연 증발한 할리우드의 전설 3 03:51 3,365
2942767 유머 나 초밥 알러지 있어.X 12 03:43 2,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