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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오세이사', 원작 아쉬움 지우려다 장점까지 삭제 ★★

무명의 더쿠 | 07:32 | 조회 수 1427



▶애프터스크리닝



현지화에 있어 풍경만 놓고 보자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꽤나 높은 점수를 받을만하다. 시골 마을의 맑은 하늘과 바다, 푸른 잎사귀로 학교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보는 것만으로 청춘의 감성을 풍성히 채워낸다. 네컷사진, 유람선 위에서 보는 불꽃놀이, 축제를 가득 채운 좌판 등 각종 설정들도 국내 상황에 맞춰 자연스레 스크린 안에 녹여냈다. 원작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한국판 본연의 매력을 뿜어내며 시선을 사로잡는 구간도 일부 있다.

문제는 중반부부터 발생한다. 쌓아놓은 감정을 터트려야 할 때 정작 힘을 잃고 방황하기 시작하는 것. 특히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는 불꽃놀이 신과 이별 신에서 제대로 된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며 실망감을 선사한다. 기대보다 저조한 CG 퀄리티와, 장면과 따로 노는 듯한 두 주인공의 겉도는 연기에 허탈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변경된 전개 방식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의도 자체는 이해가 되지만 디테일까진 챙기지 못했다. 원작 소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처음 팬들에게 소개됐을 당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구간은 두 주인공의 상황이 급변하는 시점이었다. 어떤 복선도 없이 예측 불가능한 타이밍에 남자 주인공인 도루가 변화를 맞으며 독자들을 당황하게 만든 것인데, 이는 현지 실사화 영화에서도 반복된 바 있다. 

이를 의식했는지 연출을 맡은 김혜영 감독은 이 구간을 자신의 방식대로 새롭게 틀어놨다. 원작대로 가기보단 대놓고 복선을 깔아놓고 재원의 입을 통해 직접 현 상황을 설명해 주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과한 설명이 오히려 독이 된 모양새. 과도한 정보가 쏟아지다 보니 오히려 맥이 빠지며 두 사람의 관계에 통 몰입할 수 없게 한다. 엔딩을 앞두고 이미 어떤 결말이 펼쳐질지 예상이 되다 보니 내레이션이나 대사도 더 이상 귀에 들려오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마오리의 상황을 비췄던 원작과 달리, 한국판은 선형적인 전개 방식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호불호가 갈릴 포인트다. 물론 이런 전개 방식엔 스토리를 이해하기가 비교적 쉽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원작이 갖고 있던 추측과 예상의 재미를 즐겼던, 또 반전에 큰 울림을 느꼈던 팬들이라면 실망감을 느낄 수도 있을 테다. 

캐스팅의 경우 개봉 전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신시아는 통통 튀는 매력은 살아있지만 마오리의 러블리함과 특유의 감성은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추영우는 원작의 병약미 넘치는 도루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울퉁불퉁한 전완근과 건강미를 자랑하며 100분의 러닝타임 내내 물음표가 그어지게 한다. 원작과 다른 근육질의 추영우를 커버하기 위해 "나 운동 싫어해. 땀나는 게 싫어"라는 대사까지 넣었지만 억지스럽게 느껴질 뿐이다.



https://naver.me/x9zEviQ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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