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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휴대폰 개통 시 안면 인증, ‘원조’ 중국서도 한 발 후퇴···대포폰 근절 효과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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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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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부터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할 때 안면인식을 통해 본인인증을 하는 절차가 시범 도입된다. 중국에서는 2019년 12월부터 시행한 조치다. 중국 정부도 도입 이유로 ‘통신사기 근절’을 들었다.

안면인식 의무 인증제는 중국에서도 끊임없는 반발을 불렀다. 통신사기는 없어지지 않았으며 기기 오작동과 얼굴정보 유출은 현실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도 법령을 개정해 통신사 등 민간업체가 안면인식을 강제할 수 없도록 하고 적용 범주를 좁혀 나가고 있다.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과 공안부는 지난 6월부터 새로 제정된 ‘안면인식기술 적용 보안관리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조치에 따르면 안면인식을 통한 신원 확인은 강제돼서는 안 되며 휴대전화 대리점, 호텔 등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해 온 서비스 제공업체는 대체 신원 확인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광범위한 안면인식 기술 적용으로 ‘감시 사회’라는 비판을 받아온 중국에서 첫번째로 도입된 안면인식 규제 조치다. 2년간의 공개 의견 수렴을 거쳐 만들어졌다. 중국 내에서도 안면인식 기술의 무차별적 적용에 대한 불만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안면인식 기술 상용화 이후 개인정보 유출은 빠르게 현실이 됐다. 2019년 타오바오(알리바바)와 중고거래 플랫폼 셴위에서 17만건 이상의 얼굴정보가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얼굴정보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개당 0.5위안(약100원)에 팔리고 있었다.

노인과 장애인이 안면인식을 통과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장쑤성 양저우시의 80대 시각장애인 관모씨는 지난 5월 장애인등록증 등 신분증을 지참하고 대리점을 방문했지만 “눈을 깜빡여보라”는 안면인식 기기의 주문에 응할 수 없어 휴대전화 개통이 거부됐다.

대리점 직원이 본사와 통화해서 사정을 설명하면 관씨의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었지만 대리점 측은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안면인식 의무제가 면피 근거가 된 것이다. 얼굴에 화상을 입었거나 장애가 있어 표정 변화가 자유롭지 못한 사람, 알츠하이머 환자도 안면인식에 취약한 이들로 꼽힌다.

대포폰이나 통신사기도 근절되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사람이 얼굴인증까지 거쳐 자신 명의로 만든 전화번호를 파는 것과 관련해 범죄사슬이 형성돼 있다고 추정된다. 중국경제망은 지난해 쇼핑몰의 전화 마케팅에도 타인 명의로 만든 가상번호를 구매해 사용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 사용이 확산된 것은 정부의 감시 강화 정책과 기술 기업들의 사업 확장이 맞물려 있다.

중국 정부는 29명이 사망한 ‘쿤밍역 지하철 흉기난동 사건’ 등 공중 대상 무차별 범죄가 연달아 발생하자 2014년 ‘테러와의 인민전쟁’을 선포했다. 2017년부터 전국에 감시카메라 수만대를 설치하고 ‘잠재적 테러 용의자’ 식별에 안면인식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2019년 무렵 전국적으로 호텔, 아파트 등 민간영역에서도 안면인식 기술이 도입됐다.

앞서 알리바바 창업주인 마윈은 2015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전자통신전시회에서 안면인식 결제 기술을 안전하다고 소개했다. 비밀번호를 잊거나 해킹당할 우려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안면인식 기술이 확산할수록 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 지난해 상하이에서 실리콘 가면을 쓴 절도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젊은 용의자가 노인 가면을 쓰는 바람에 빨리 붙잡혔을 뿐 만약 중장년층 용의자가 똑같은 가면을 사용했다면 검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 사건은 얼굴 정보가 도용돼 범죄에 활용되는 것에 대한 공포를 낳았다. 누리꾼들은 “얼굴야말로 유출돼도 수정할 수 없는 정보”라고 우려한다. 경제 분야 작가인 우샤오보는 지난해 펑파이신문 칼럼에서 “수집된 안면정보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실제 사람과 동일한 사람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고 무섭다”고 썼다.

지난달에는 저장성 원저우시의 지역 공무원들이 가면을 쓰고 안면인식 출퇴근 기록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조사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8월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샤오미 전자도어락 시스템이 배달원을 집주인으로 잘못 인식해 자동으로 문이 열렸다는 경험담이 올라왔다.

시민 반발도 끊이지 않았다. 궈빙 저장이공대 교수는 2020년 회원권 구매 시 안면인증을 요구한 동물원을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했다. 항저우시인민법원의 이 판결은 중국에서 무차별적 얼굴 정보 수집에 제동을 건 첫 판결이다.

2019년 출시된 알리페이 안면 결제는 저조한 이용률을 보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사실상 퇴출됐다. 사람들이 기존 결제수단인 QR코드를 훨씬 선호했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나 학교 등 구성원 ‘관리’를 중시하는 곳에서는 대안 없이 얼굴로만 결제하는 구내 자판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416706?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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