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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리조트법 없는 한국, 아시아 관광 경쟁서 밀린다

무명의 더쿠 | 12:08 | 조회 수 1455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672815?sid=103

 

싱가포르·오사카는 질주하는데… 한국은 '사행 규제'에 묶여
전문가들 "IR특별법 통해 관광 효자로 육성해야"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 전경ⓒ News1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 전경ⓒ News1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아시아 주요국이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IR)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우는 사이 한국은 여전히 '사행시설' 규제의 틀 안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싱가포르가 40년간 금기였던 카지노 규제를 풀어 IR을 별도 산업군으로 재정의하고 일본이 오사카에 초대형 IR을 짓는 동안 한국에는 이를 총괄할 법적 틀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22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R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 관광의 경쟁력을 가를 분기점으로 '복합리조트 특별법' 제정 필요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마리나베이샌즈 쇼핑몰 전경ⓒ News1

마리나베이샌즈 쇼핑몰 전경ⓒ News1

새로운 전성기 맞은 싱가포르 경제

건물 하나가 국가 경제 지도를 바꿨다. 인공 섬 위에 세운 랜드마크 한 채가 '노잼 도시'로 불리던 싱가포르를 전 세계인이 찾는 관광도시로 바꿔 놓았다.

휴양지도, 유서 깊은 유적지도 아닌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관광대국으로 도약한 배경에는 국가 차원의 결단, 곧 복합리조트(IR) 전략이 있었다.

복합리조트는 카지노를 중심으로 호텔, 컨벤션, 쇼핑, 공연·문화시설을 결합한 종합 관광 플랫폼이다. 2010년 문을 연 마리나베이샌즈(MBS)는 단일 시설로 국내총생산(GDP)의 1%를 창출하며 IR이 국가 전략산업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싱가포르의 IR 도입은 단기간의 흥행 전략이 아니라 위기 대응에서 출발했다. 2004년 사스(SARS) 사태 이후 관광 수요가 급감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경제성장률은 1.9%, 2009년에는 0.1%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관광산업을 국가 차원의 돌파구로 격상시키기로 결정하고, 2015년까지 연간 관광객 17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한 '관광 2015'를 선포했다. 그 핵심 수단으로 선택된 것이 복합리조트 도입이었다.

40년간 유지해온 카지노 금기를 풀되 '카지노=사행'이 아니라 'IR=융합 관광산업'이라는 틀로 재정의한 것이 핵심이었다. 정부는 'IR'이라는 명칭을 공식화하고 마리나베이샌즈와 리조트월드센토사에 비(非)카지노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의무화했다. 그 결과 싱가포르는 아시아 대표 비즈니스·관광 허브로 도약했다.

IR 도입 전 3.96일에 그쳤던 관광객 평균 체류 기간은 4.81일로 늘었고, 관광객 수는 2009년 970만 명에서 2024년 1650만 명으로 증가했다. 관광 수입 역시 같은 기간 124억 싱가포르달러에서 298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단일 랜드마크가 도시 전체의 가치사슬을 끌어올린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오사카 인공섬 유메시마. 23.10.12 ⓒ AFP=뉴스1

오사카 인공섬 유메시마. 23.10.12 ⓒ AFP=뉴스1

아시아 IR 전쟁과 다가오는 '오사카 쇼크'

지금 아시아는 '총성 없는 IR 전쟁' 한가운데에 있다. 싱가포르가 마리나베이샌즈와 리조트월드센토사를 통해 선도 모델을 제시하자, 일본·태국·필리핀·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제2의 싱가포르를 꿈꾸며 IR과 마이스(MICE),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관광객 유치 경쟁이 단순한 수요 확보를 넘어, 도시와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이 일본 오사카 유메시마 IR 프로젝트다. 일본은 2030년 개장을 목표로 추진하는 이 사업에 약 15조 원을 투입한다.

2500실 규모의 특급호텔과 대형 게이밍 시설, 컨벤션센터, 공연장, 쇼핑몰과 테마파크를 집약한 초대형 복합리조트로 설계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2000만 명 이상의 이용객과 5조원 수준의 게임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 남짓이면 닿는 거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사카 IR 개장은 상당한 규모의 관광·카지노 수요가 '오사카 쇼크' 형태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특히 기존에 한국을 찾던 일본·중국·동남아 관광객뿐 아니라, 내국인 관광 수요까지 흡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랍에미리트(UAE)는 라스알카이마에 2027년 개장을 목표로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며 석유 의존 구조에서 관광산업 중심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태국과 필리핀도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IR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마카오는 수조 원 추가 투자로 비게이밍 시설을 강화하며 'IR 2.0' 경쟁에 나섰다.
 

인천 영종도의 국내 대표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파라다이스 제공)

인천 영종도의 국내 대표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파라다이스 제공)

규제냐 산업이냐… 한국 관광, 지금이 분기점

그사이 한국은 IR을 여전히 '사행시설'의 틀 속에 가둔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인천 영종도와 제주도에 복합리조트가 조성돼 있지만, 국가 전략산업 관점에서 밀어붙이는 주변국과 달리 각종 규제와 분절된 법체계 속에 잠재력이 제약돼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한국 구조의 한계를 △내국인 카지노 출입 제한으로 인한 시장 규모·투자 회수 제약 △IR을 하나의 산업으로 총괄할 법적 틀 부재 △사행산업 하위 개념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으로 인한 민간의 장기 투자 위축 등 세 가지로 요약한다.

그럼에도 국내 사례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인천 영종도의 파라다이스시티는 공연·쇼핑·예술 전시·레저를 결합한 도시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누적 고용 창출 효과는 13만 명에 달한다. '원더박스', '씨메르', '크로마' 등 비카지노 시설이 집객 효과를 키우며 리조트 전체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도 확인된다.

이 때문에 업계와 학계에서는 카지노 논쟁을 넘어 IR을 관광·문화·기술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정의할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싱가포르처럼 IR을 별도 산업군으로 규정하고 독립 규제기관과 사회 환원 체계를 함께 설계하는 '복합리조트 특별법'(가칭) 제정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는 내국인 출입 허용 여부로 비약되는 '오픈 카지노' 논쟁과는 다른 차원의 과제로 일원화된 규제 체계와 소비자 보호, ESG 기준을 함께 설계하는 작업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10월 31일 싱가포르 오키드호텔에서 열린 '국가관광전략으로서의 IR, 경제지도를 바꾸다' 대담. 이정행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부장(왼쪽부터), 이관옥 싱가포르국립대 부동산학과 교수,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학장

지난 10월 31일 싱가포르 오키드호텔에서 열린 '국가관광전략으로서의 IR, 경제지도를 바꾸다' 대담. 이정행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부장(왼쪽부터), 이관옥 싱가포르국립대 부동산학과 교수,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학장 교수, 안효원 한국관광공사 싱가포르 지사장.

IR개발은 국가 전략 패키지…전문가들 "경험의 재설계" 강조

이 같은 문제의식은 현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확인됐다.

올해 10월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오키드호텔에서 열린 대담에서 이관옥 싱가포르국립대(NUS) 교수는 IR 도입을 "위기 대응 과정에서 관광을 국가 돌파구로 격상시킨 결과"라며 "핵심은 '시설'이 아니라 '경험'의 재설계"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민관협력(PPP)을 추진 동력으로 꼽으며 "입찰의 초점이 '땅값 경쟁'이 아니라 '어떤 도시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맞춰졌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서원석 경희대 교수는 관광을 "사람의 이동과 소비를 다루는 사회적 산업이자, 국가경제를 움직이는 정책 도구"라며 "회의 참가자는 낮에는 참가자이지만, 저녁에는 관광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의·숙박에 더해 공연·쇼핑·미식·야간관광이 촘촘한 동선 안에 집적돼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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