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리뷰M] '러브미' 사랑의 소중함을 잠시 잊은 이들을 위하여 ★★★
713 3
2025.12.22 11:10
713 3

HeEkhH
19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새 금요드라마 '러브 미'는 내 인생만 애틋했던, 조금은 이기적이라 어쩌면 더 평범한 가족이 각자의 사랑을 시작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사랑의 이해' '은중과 상연' 등의 작품에서 사람 간의 관계를 날이 서 있는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내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조영민 감독의 신작이다.

 

조 감독은 이번에도 사람의 감정과 관계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이번엔 부부, 부모, 형제, 연인 등 떼려야 뗄 수 없는 지독한 인연으로 엮인 관계들에 초점을 맞췄다.

 

아내 미란(장혜진)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동시에 병들어가는 남편 진호(유재명)를 시작으로, 엄마를 향한 죄책감과 극심한 자기혐오로 부모의 품에서 도망 쳐버린 준경(서현진), 서른을 앞두고도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며 가족을 신경 쓰이게 만드는 준서(이시우)까지. 한 가정 안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조명하며 공감대를 자극하는 것이다.

 

GpZwuJ
이들 간의 에피소드 역시 극히 현실적이다. 우선 준서는 진호의 퇴사를 깜빡하고 미란에게 쓴소리를 해대는 준경에 "아직도 철이 덜 들었냐"며 다그치고 엄마의 죽음을 뒤로하고 여행을 가겠다는 진호를 타박하지만, 본인 역시 아버지의 일을 친구 혜온(다현)을 통해 듣게 됐으며 장례식 당일엔 연인을 쫓아 집을 비우기까지 한다. "엄마 죽은 게 슬프지도 않냐"고 외치지만 정작 엄마를 그리워하지 않는 건 준서뿐이기도 하다.

 

준경도 부모의 결혼기념일을 맞아 하루쯤은 따뜻한 소리를 해도 괜찮을 텐데 굳이 "옷이 껴 보인다"라는 말로 신경을 긁고 하루를 망치더니 '언제든 다시 볼 수 있겠지' 생각하며 인사도 없이 집 밖을 나선다. 이 말이 상처가 될 줄 알면서, 상처를 준 적이 처음도 아니면서 연거푸 부모의 가슴을 헤집어놓는 자식들이다.

 

비단 브라운관 안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러브 미'를 시청하고 있는 대다수도 익숙함에 속아 부모를 외롭게, 아프게 해왔을 테고, 알지만 이를 또 반복해 왔을 터. 누구나 한 번쯤은 해왔고 해왔을 일이기에 부모들은 공감의 미소를 머금은 채, 자식들은 후회의 한숨을 내쉬며 두 남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게 된다.

 

AnMYJB
사랑을 이야기하는 데 연인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준경과 준서는 각자 나이에 맞춰 30대 후반과 20대 후반의 연애를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누구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준경은 하루빨리 짝을 찾아 자리를 잡고 싶지만 나이와 결혼이 주는 압박에 겁이 앞서고, 준서는 연애 중이지만 서로에 대한 배려나 믿음이 없는 반쪽짜리 연애를 하고 있는 중이다. 질투 탓에 솔의 사진 하나하나에 마음이 뒤숭숭해지기도 한다. 이 역시 많은 이들이 겪어봤을 사연들인 만큼 저마다 공감을 자아내며 가슴 한편을 시큰하게 만든다.

 

아무리 작품 속 에피소드들이 현실감 있고 공감을 자아낸다고 한들, 배우들의 연기가 뒤받쳐주지 않는다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을 테지만, '러브 미'는 이 또한 합격점이다. 그동안 '또 오해영' '뷰티 인사이드' '식샤를 합시다' 등의 작품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했던 서현진은 다시 한번 심금을 울리는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만들고, 이시우는 꼴 보기 싫은 철없는 동생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며 형 누나들의 주먹을 부른다. 장혜진 역시 1회 만에 퇴장하는 게 아쉬울 정도로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하며 화려히 퇴장한다.

 

gXrRoL
다만 단연 눈길을 끄는 건 유재명. 아내의 끊임없는 자기혐오와 오지랖 넓은 성당 교인의 말을 억지 미소와 함께 힘겹게 삼키는 진호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란의 사망 때와 장례식 이후 홀로 산에서 절규하는 모습으로 울렁이는 가슴을 부여잡게 만든다. 본인도 슬플 텐데 자신을 탓하는 준경에 "괜찮다. 네 탓이 아니다"라고 위로하는 모습도 유재명이 완성해 낸 2회 명장면 중 하나다.

 

이렇듯 에피소드부터 배우들의 연기까지 뭐 하나 빠질 게 없는 '러브 미'다. '공감'은 '러브 미'가 가진 가장 강력한 힘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가족의 상황이 180도 바뀌기까지 작품의 분위기가 비교적 우울하고 늘어진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 부분만 넘어선다면 막힘 없이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08/0000292090

 

 

 

 

 

https://img.theqoo.net/LqvCBG

https://img.theqoo.net/WniKAV



 

드라마 진짜 꽤괜 ㅊㅊ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순수한면X더쿠💗] 압도적 부드러움 <순수한면 실키소프트 생리대> 체험단 모집 (100인) 295 12.18 46,37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53,04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52,88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89,30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60,788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9,55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4,3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0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8,6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84,501
모든 공지 확인하기()
1635038 이슈 [갤럽] 2025년 올해를 빛낸 가요 TOP 30 (30대 이하) 14:21 51
1635037 이슈 아일릿 'NOT CUTE ANYMORE' 멜론 일간 27위 (🔺3 ) 14:21 13
1635036 이슈 주토피아 2 'Zoo' 멜론 일간 22위 (🔺6 ) 7 14:19 82
1635035 이슈 프로미스나인 '하얀 그리움' 멜론 일간 16위 (🔺3 ) 14:18 29
1635034 이슈 한로로 '사랑하게 될 거야' 멜론 일간 10위 (🔺3 ) 1 14:17 98
1635033 이슈 2025년 탤런트 갤럽 2위 가수 30대 이하 1위 아이유.jpg 34 14:10 1,267
1635032 이슈 남친 회식장소가 우리집에서 걸어서 5분거리라 시간맞춰 간적있는데 160 14:06 11,600
1635031 이슈 EXO The 8th Album Fanshowcase 'REVERXE' 33 14:05 815
1635030 이슈 [한국갤럽] 2025년 올해를 빛낸 가수와 가요 - 최근 19년간 추이 포함 151 14:05 5,224
1635029 이슈 1년 전 영지 소녀의 기분을 느끼게 된 키오프 나띠 2 14:05 699
1635028 이슈 한국팬들한테 배신당했다는 인스스로 핫게 + 한국어 독학으로 호감덬들 많아보였던 일본남배우 우익드라마 출연했다는 공익성 글 39 14:03 1,784
1635027 이슈 울산프로야구단 이름 정한다…28일까지 선호도 조사 8 14:03 298
1635026 이슈 손흥민, 3년 연속 ‘KFA 올해의 골’ 1위…볼리비아전 프리킥 6 13:58 177
1635025 이슈 박정민, 박강현 출연하는 라이프 오브 파이가 뮤지컬로 팔리는 이유 33 13:56 2,000
1635024 이슈 진짜 상황 ㅈ된 대만 흉기난동 상황. 124 13:55 26,728
1635023 이슈 샤를리즈 테론 방금 뜬 디올 하이 주얼리 광고 1 13:54 911
1635022 이슈 사실상 유일하게 성공했다는 기업 불매.JPG 41 13:53 4,336
1635021 이슈 가족 관련 질문에 답한 정우성 5 13:52 1,431
1635020 이슈 헤이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는? 33 13:45 431
1635019 이슈 부자들이 가난을 탐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그들의 빛나는 학력, 경력만 갖고는 성이 안 차 가난까지를 훔쳐다가 30 13:44 2,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