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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포트] 김정은의 모든 경기는 여자농구의 역사가 된다

무명의 더쿠 | 08:17 | 조회 수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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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179cm, F)이 앞으로 출전하는 모든 경기가 여자 농구의 역사가 된다.

 

부천 하나은행은 21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첫 경기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61-53으로 이겼다.

 

김정은이 대기록을 쓰는 날이었다. 2006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신세계(하나은행 전신)에 입단한 김정은은 우리은행에서 6시즌을 보내고 친정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올 시즌 10경기 포함 600경기를 채웠다.

 

이날은 김정은의 통산 601번째 경기로 WKBL 최다 출전 타이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타이 기록은 임영희 우리은행 코치의 600경기였고, 김정은은 공교롭게도 그 기록 보유자 앞에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날짜도 특별했다. 12월 21일은 김정은의 프로 데뷔날이다. 정확히 데뷔 20주년에, 종전 최다 출전 기록자가 상대 팀 코치로 지켜보는 경기에서의 기록 경신. 우연이라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 겹쳤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하나은행에도 중요한 경기였다. 시즌 첫 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4연승을 달리고 있는 우리은행을 홈으로 불러들여 상대했다. 하나은행 선수들의 의지가 초반부터 강했다. 집중력이 4쿼터 승부처에서 빛을 발했고, 하나은행은 값진 승리를 챙겼다.

 

김정은은 “작년부터 내 기록이 있는 날마다 대패를 했다. 오늘도 구단에서 ‘레전드 데이’를 준비한다고 하길래, 그냥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선수들도 나 때문에 괜히 부담을 가지고 더 이려고 하는 것 같아서 그랬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정말 고맙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는 “내가 이때까지 뛸 줄도 몰랐다. 김정은 아픈 건 다들 잘 아실 거다. 수술도 많이 했고, 아픈 곳도 많았다. 그래도 오늘은 내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여러모로 모든 게 감사한 하루다”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자연스럽게 임영희 코치의 이름을 꺼냈다. 자신의 농구 인생과 맞닿아 있는 존재였기 때문.

 

김정은은 “600경기 언저리에 왔을 때 (임)영희 언니가 생각났다. 신세계 때도 같이 있었고, 선수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면서 우리은행으로 팀을 옮겼을 때도 그랬다. 농구 잘하는 언니들, 좋은 포워드 언니들이 많지만, 영희 언니한테 많이 배웠다. 언니도 마흔이 넘게 농구를 했는데, 늦게 꽃을 피운 만큼 절박함도 강했다. 내가 자극을 많이 받았다”라고 전했다.

 

그리고는 “영희 언니가 우리은행의 문화를 잘 만들었다. 20살 차이 나는 선수들이랑도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했다. 나는 아픈 데가 많아서 (어린) 선수들이랑 똑같이 운동을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정말 무리가 되는 거 아니면 다 하려고 한다. 그게 영희 언니 덕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김정은은 “지금은 다른 팀의 코치와 선수라서 연락 하기도 좀 그렇다. 아까도 언니가 고생했다고 하는데 감정이 올라왔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정은은 말을 이어가다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김정은은 “우리은행에 갔을 때도 부상 때문에 정말 힘들어서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발목 뼈가 부러질 정도로 크게 다쳤다”며 “그때는 ‘언니, 나 이제 그만해야 될 것 같아’라고 말한 적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나도 자존심이 있는 선수라 내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모습을 스스로 못 보겠더라. 근데 영희 언니가 내 방으로 찾아와서 ‘이렇게 수술하고 끝내는 건 너무 아깝지 않냐’고 얘기해줬다. 흔들리던 나를 붙잡아줬다”라며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감정을 추스른 김정은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이상범 감독님께서 승부처에 항상 내 눈치를 보신다. 날 뛰게 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저 안 아끼셔도 된다. 은퇴하면 몸 쓸 곳이 없다(웃음). 승부처에서 믿어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하다. 이 자리를 빌려서 감독님께도 항상 감사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https://m.sports.naver.com/basketball/article/351/000008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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