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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중국 상하이 팝마트 플래그십 스토어를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아트토이 전문기업 팝마트의 원숭이 요정 캐릭터인 ‘라부부’ 열풍이 급속도로 사그라들고 있다. 연중 최고치를 찍었던 주가는 최근 들어 40% 넘게 하락하는 등 곤두박질치고 있다. 라부부를 중심으로 ‘중국판 디즈니’를 꿈꿨지만,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HKEX)에서 팝마트 인터내셔널 그룹의 주가는 192홍콩달러에서 거래됐다. 지난 8월 연중 최고점인 335홍콩달러와 비교하면 40% 넘게 하락한 것이다. 팝마트 주가는 지난 2022년 이후 3200% 상승했지만, 최근 들어 낙폭이 커졌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팝마트의 성장세가 크게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데이터 분석 업체 이핏데이터(YipitData)에 따르면 팝마트의 북미 매출 증가율은 12월 6일까지 집계한 현재 분기 기준 424%로 둔화했다. 이는 지난 분기에 비해 절반 아래로 감소한 수치다. 또, S&P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팝마트 주식을 대상으로 한 공매도 포지션은 지난 11월 이후 3배 증가해 2023년 8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홍콩증권거래소(HKEX) 2025년 팝마트 주가 그래프. 올해 초와 비교하면 주가가 100% 넘게 올랐으나, 8월 335달러까지 상승한 뒤 최근 190달러까지 40% 넘게 하락했다. [자료=구글 파이낸스, 홍콩증권거래소(HKEX)]외신들은 1990년대 한정판 캐릭터 봉제 인형을 판매해 큰 인기를 끌었지만, 유행이 지나자 폭삭 망한 캐릭터 기업인 ‘비니 베이비(Beanie Baby)’ 사태 때와 비교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때 실망스러운 재판매 수요 감소로 비니 베이비 붕괴 사태와 비교가 재점화되고 있다”며 “팝마트가 중국의 월트디즈니 혹은 헬로키티 등을 보유한 산리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어둡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팝마트의 단기 실적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말까지 전년 대비 성장률을 매우 높게 유지하지 못할 경우 내년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팝마트의 글로벌 진출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디즈니와 같은 다중 플랫폼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를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재판매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미국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소매가의 2~3배에 거래되던 팝마트의 상품들이 종종 소매가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 예를 들어, 라부부 ‘빅인투에너지’ 시리즈의 인기 색상은 소매가보다 낮은 110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400달러까지 거래됐던 것까지 고려하면 크게 하락한 낮은 수준이다.
 

중국 팝마트의 라부부 캐릭터 [AP 연합뉴스]팝마트의 성장세가 잠시 주춤한 것뿐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팝마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만 139억위안(약 2조9220억원)으로 해외 확장에 힘입어 2020년 연간 매출의 5배를 기록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진출해 베이징에 4만제곱미터 규모의 ‘팝 랜드(POP LAND) 테마파크도 개장했고, 제작사 소니픽처스와 라부부 영화 관련 계약도 체결했다. 자사 스튜디오를 구축해 라부부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제작했으며, 주얼리브랜드도 발매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인형들이 계속 인기를 끌 만한 캐릭터인지 아니면 유통기한이 이미 다한 트렌드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