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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식욕억제제 나비약 ‘펜터민’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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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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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매우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물질을 우리는 ‘약’이라고 부른다. 약은 유통과정이 명확하고 전문가를 통해서만 유통돼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약국을 통해서만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약들이 온라인 사이트에서 불법 판매되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나비약으로 유명한 식욕억제제 ‘펜터민’이다.

트위터에 직접 ‘나비약’을 검색해보니 “2023년 3월 28일 나비약 ㄷㅇㅌㅁ 디타 디에타민 양도 합니다 30정 있습니다 인증 빡세게 가능 거래경험, 거래후기O”라는 내용이 바로 나왔고 거래 인증샷까지 볼 수 있었다. 실제 얼마인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봐선 분명 불법 의약품이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SNS 특성상 은밀하게 진행되는 거래인 만큼 적발하기 어렵다는 것.애초에 돈을 목적으로 불법거래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부작용을 겪고 남은 약이 아까워 파는 사람들도 있었다. 본인도 부작용으로 고생해놓고 약을 판매한다는 것도 어처구니없지만 그걸 사겠다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는 것도 정말 황당한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약을 사고파는 사람 중에는 10대도 있다는 것이다. 2022년 6월 YTN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식욕억제제를 판매한 사람 8명과 구입한 사람이 51명이 적발됐는데 이들 대부분이 10대였다고 한다. 약 위험성과 범죄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현실. 현직에 있는 약사로서 무섭기까지 하다.

분명 식욕억제제는 체중을 늘리는 음식에 대한 생각을 없애고 체중감량에 매우 좋은 효과를 보인다. 때문에 한 번 약에 의존해서 체중을 감량한 사람들은 약을 끊은 뒤에도 체중이 조금이라도 늘면 다시 약을 먹고 체중을 줄이고 싶어 한다. 결국 약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관련 통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약 의존성만으론 해석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집계된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처방 추이를 살펴보자.

2019년 161만2000여명에게 2억5050만여정, 1인당 년간 155정 투여된 식욕억제제가 2021년에 들어와서는 152만2400여명에게 2억4500만여정, 1인당 년간 161정 투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부동의 1위는 역시 나비약 펜터민으로 처방 인원은 줄었는데 복용 약은 늘고 있는 모양새다.

식욕억제제 처방 증가 요인이 단순히 살을 빼는 목적에만 있을까? 그렇다면 처방 인원도 동시에 늘었어야 한다. 필자는 처방 증가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펜터민의 중추신경계 작용이라고 생각한다.

펜터민은 필로폰으로 유명한 메스암페타민과 유사 구조를 갖고 있다. 물론 필로폰은 암페타민에 메칠기를 붙여 중추신경계에 강력하게 작용하도록 만든 것이고 펜터민은 암페타민을 모핵으로 중추작용은 최소로 해 식욕억제효과를 극대화시킨 약물이다.

그렇다고 중추신경 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펜터민을 복용한 많은 사람이 불면을 호소하는데 이것은 뇌를 흥분시키는 도파민, 노르에페네프린 등의 분비량이 엄청나게 늘면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이 작용은 지난 칼럼에서 말한 것처럼 중독성약물이 뇌에 미치는 영향과 똑같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제주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난폭 운전사건도 펜터민을 상습적으로 복용하면서 정신질환이 발생해 일어난 것이었다. 또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은 흥분상태에 빠지게 만들어 마치 조현병 같은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펜터민 다량 복용으로 인한 환각효과는 필로폰과 유사할 정도라고 한다. 2020년 한국일보에 인터뷰 한 한 마약 중독자의 인터뷰를 보자.

[필로폰과 거의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원래 복용량은 하루 한 알인데 10알 정도를 한꺼번에 먹으니 확 꽂히더라고요. 전화가 와도 못 받을 정도였어요. 덕분에 필로폰 금단현상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결국 이 마약 중독자는 펜터민에 중독돼 여기저기서 처방받아 복용했고 결국 펜터민을 끊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고 증언했다. 이것이 과연 일부 마약 중독자만의 이야기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바로 큰 문제다. 병원에서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은 많은 사람이 약을 끊지 못해 지속적으로 처방받는다. 경구식욕억제제는 BMI 30㎏/㎡ 이상인 사람에게 단기 투여해야 한다. 4주 이내, 최장 3개월 투여가 원칙으로 돼 있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봤듯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식욕억제제를 1인당 1년에 5개월은 복용했다고 볼 수 있다. 1년은 12개월이니 절반 이상은 약을 쉬었다고 볼 수 있는가? 아니다. 그건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의 실상을 잘 모르는 것이다. 본인 약을 처방받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분명 식욕억제제 처방을 받으러 여러 사람이 동시에 병원에 들어갔고 처방약도 따로 받지만 정황을 보면 결국 한 사람이 약을 다 가져간다. 엄마가 딸과 같이 병원에 오거나 친구와 같이 와서 필요한 사람에게 약을 몰아준다. 심지어 본인이 아닌 경우에도 처방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위조된 처방전이나 가짜 처방전으로 약국에서 약을 구입한 사례가 사법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위의 마약중독자 인터뷰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현행법상 개인 간 거래가 엄격히 금지되는 마약류라 해도 의사 처방전만 받으면 ‘합법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 약이었던 탓이다. 게다가 구하기도 쉬웠다. “병원 가서 말만 잘 하면 돼요. 저는 ‘살을 빼려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 받으면 폭식을 하니 식욕을 억제하려 하는데 푸링은 안 듣더라’라고 말하면 100% 다 처방해줬어요.”]

통상 1회에 한 달 분량인 30알을 받을 수 있는데 며칠 만에 소진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종전 처방기록을 확인하지 않는 병원이 부지기수였고 ‘잃어버렸다’고 둘러댄다거나 동생의 이름,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해 중복 처방을 받기도 했다. 이 씨는 “알코올 중독이 무서운 건 술을 어디에서든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인데 디에타민도 마찬가지”라며 “마음만 먹으면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구할 수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즉 통계상으로는 1인당 1년에 161정을 복용했다고 해도 실제로는 훨씬 많은 양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 약국에서 들은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식욕억제제 복용 환자 중 굉장히 마른 체형의 환자가 있었다고 한다. 약사는 환자에게 약을 주면서 복용 주의사항을 일러줬는데 환자는 한숨을 쉬면서 이미 다 알고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약을 중단하면 무기력하고 의욕이 상실되며 너무 몸이 힘들어서 견딜 수 없다, 때문에 약을 계속 먹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이미 약물에 중독돼 의존성이 생긴 경우다. 이것이 알코올 중독과 뭐가 다를까? 결국 체중감량을 하기 위해 약을 먹었다가 약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돼 버렸다. 합법적으로 중독성약물을 처방받으며 중독자가 돼 가고 있는 것이다.

만일 펜터민을 복용한다면 복용량을 정확히 지켜야 한다. 식욕억제효과를 높이기 위해, 흥분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 과량 복용하면 불안, 환각, 공격성 성향, 공포로 인한 불안, 혼란 등 정신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심하면 경련,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약을 오래 복용했다면 갑자기 끊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 극도의 피로, 우울증, 불면, 정신이상 등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을 중단할 때는 중독성약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체·정신적 문제를 최소화해야 한다. 약물 중독은 치료 영역이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자.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6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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