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K-모성애 못 놓은 '대홍수', 진짜 재난이다 [여의도스트리밍]
2,804 19
2025.12.20 14:30
2,804 19


기사 내 스포有


XYILNI

한국 대표 배우 중 한 명인 전도연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여자들 서사엔 왜 모성애가 빠지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바로 그 맹점이 '대홍수'에서도 반복된다.


영화는 싱글맘 안나(김다미)와 아들 자인이(권은성)의 평화로운 일상에 대홍수가 덮치는 것으로 시작된다. 거실 바닥에 찰박거리던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오르고, 거대한 빌딩 크기의 파도가 끝내 아파트 전체를 집어삼키는 모습은 색다른 재난의 얼굴로 관객을 위협한다. 그러나 안나가 칭얼거리는 아들을 등에 업고 고층으로 뛰어 올라가며 마주하는 그림들은 기존 재난 영화의 문법을 반복하고 있다. 


재난에서 SF로 장르를 변환하는 중반부가 나름의 반전이지만, 설득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대홍수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지구 종말을 암시하며, 안나는 새로운 인류를 만드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연구원이란 난해한 설정들이 불친절하게 툭, 하고 던져진다. 


안나를 구출하라는 명을 받은 요원 희조(박해수)의 존재는 무맥락의 정점을 찍는다. 가만 보면 안나를 구하는 것보다 안나의 모성애를 시험하는 데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뜬금없이 펼쳐진 SF가 그럴듯하게 느껴지냐 물으면 그것도 아니다. 새로운 인류를 개발한다는 아이디어 외엔 어떤 설명도 부재하다. 


존재하지 않는 가상현실일수록 배경은 촘촘해야 하고, 서사는 구체적이어야 하며, 논리는 탄탄해야 한다. 허술한 뼈대 위에 세워진 SF는 그저 가상 공간을 떠다니는 부유물에 불과하다.


가장 아쉬운 건 '결국', '또' 모성애다. 안나는 인류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지만, 실상은 그저 엄마로서만 기능한다. 또래 여성들보다 민첩해 보이긴 하지만, 어디에서도 안나의 능력자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고 눈물을 보이는 감정적인 대응이 촉망받는 연구원이라는 존재감을 흐릿하게 만들 뿐이다.


물론, 지구보다 아들을 구하는 게 우선일 수는 있다. 그렇지만 대홍수라는 불가항력의 재난이 발생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굳이 뻔한 모성애로 뭉개야 했을까.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5121514132760757

목록 스크랩 (0)
댓글 1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선정 시 최대 100만원] 커뮤니티 하는 누구나, 네이버 라운지의 메이트가 되어보세요! 291 12.26 36,83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71,79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91,31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13,01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413,65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7,52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7,48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3,73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1 20.05.17 8,583,64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70,07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96,04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6170 이슈 3일 뒤면 50살 되는 연예인들.list 5 05:55 551
2946169 이슈 2026년 1월 컴백or데뷔 예정인 가수 모음 3 05:32 326
2946168 이슈 고수위에 초고수 3 05:20 658
2946167 이슈 아들 기타 팔아요~ 아들이 군대 갔는데 집 이사하면서 정리할려구요~~^^ 7 05:19 1,313
2946166 이슈 도망치는건 도움이된다 1 05:11 607
2946165 유머 한녀들 남친 판도라상자 열었어요ㅠㅠ ㅇㅈㄹ하는것도 솔직히 웃김 6 05:00 1,533
2946164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04편 1 04:44 172
2946163 유머 언니랑 놀고싶은 가나디 후이바오💜🩷🐼🐼 10 04:36 751
2946162 이슈 ⛔️ 현재 현상금 500만원 ⛔️ 걸린 대전 동구 길고양이 학대 사건 -> 제보 받고 있어! 2 04:34 496
2946161 이슈 와 환승우정 프로그램 있으면 ㄹㅇ개판싸움 직관 9 04:33 1,758
2946160 이슈 내부고발자가 진짜 무서운 이유 51 04:24 3,271
2946159 유머 지금까지 우리의 대화를 바탕으로 나를 판타지 속 캐릭터로 만들어 줄래? 인간이어도 아니어도 괜찮아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이유도 말해줘 7 04:16 870
2946158 유머 아기맹수 순화중 1 04:05 1,366
2946157 정보 네이버페이 180원 12 04:04 769
2946156 기사/뉴스 엔하이픈 협업 애니 신주쿠서 첫선…日 관객 열광 3 04:04 449
2946155 이슈 스키즈 한이 유성우 내리던 날 2시간만에 쓴 곡 4 03:45 767
2946154 유머 의외로 브로맨스향이 진했던 드라마 2 03:09 3,321
2946153 이슈 요즘 비주얼 리즈인 레드벨벳 조이 48 03:04 3,797
2946152 이슈 대체로 젊을 때는 확실한 게 거의 없어서 힘들고, 5 02:47 2,760
2946151 이슈 안중근 의사 후손 이첸 집 부자라 함 178 02:45 24,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