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K-모성애 못 놓은 '대홍수', 진짜 재난이다 [여의도스트리밍]
2,623 19
2025.12.20 14:30
2,623 19


기사 내 스포有


XYILNI

한국 대표 배우 중 한 명인 전도연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여자들 서사엔 왜 모성애가 빠지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바로 그 맹점이 '대홍수'에서도 반복된다.


영화는 싱글맘 안나(김다미)와 아들 자인이(권은성)의 평화로운 일상에 대홍수가 덮치는 것으로 시작된다. 거실 바닥에 찰박거리던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오르고, 거대한 빌딩 크기의 파도가 끝내 아파트 전체를 집어삼키는 모습은 색다른 재난의 얼굴로 관객을 위협한다. 그러나 안나가 칭얼거리는 아들을 등에 업고 고층으로 뛰어 올라가며 마주하는 그림들은 기존 재난 영화의 문법을 반복하고 있다. 


재난에서 SF로 장르를 변환하는 중반부가 나름의 반전이지만, 설득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대홍수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지구 종말을 암시하며, 안나는 새로운 인류를 만드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연구원이란 난해한 설정들이 불친절하게 툭, 하고 던져진다. 


안나를 구출하라는 명을 받은 요원 희조(박해수)의 존재는 무맥락의 정점을 찍는다. 가만 보면 안나를 구하는 것보다 안나의 모성애를 시험하는 데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뜬금없이 펼쳐진 SF가 그럴듯하게 느껴지냐 물으면 그것도 아니다. 새로운 인류를 개발한다는 아이디어 외엔 어떤 설명도 부재하다. 


존재하지 않는 가상현실일수록 배경은 촘촘해야 하고, 서사는 구체적이어야 하며, 논리는 탄탄해야 한다. 허술한 뼈대 위에 세워진 SF는 그저 가상 공간을 떠다니는 부유물에 불과하다.


가장 아쉬운 건 '결국', '또' 모성애다. 안나는 인류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지만, 실상은 그저 엄마로서만 기능한다. 또래 여성들보다 민첩해 보이긴 하지만, 어디에서도 안나의 능력자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고 눈물을 보이는 감정적인 대응이 촉망받는 연구원이라는 존재감을 흐릿하게 만들 뿐이다.


물론, 지구보다 아들을 구하는 게 우선일 수는 있다. 그렇지만 대홍수라는 불가항력의 재난이 발생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굳이 뻔한 모성애로 뭉개야 했을까.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5121514132760757

목록 스크랩 (0)
댓글 1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라카 X 더쿠💗 립밤+틴트+립글로스가 하나로?! 컬러 장인 라카의 프루티 립 글로셔너 체험단 모집! 725 12.19 34,56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47,86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48,58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88,30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60,24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9,55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4,3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0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8,6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84,501
모든 공지 확인하기()
8365 정치 위법하지만 처벌할 수 없다? ㅋㅋ 전 검찰총장 딸이면 위법이여도 처벌할 수 없다라니.. 웃기는 일 입니다. 11 01:30 1,275
8364 정치 로블록스 윤 어게인 시위를 주도한 애국대학이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했는데 주최자가 캄보디아에 거주한다는게 알려지자 부담감을 느낀 듯함 21 01:21 3,011
8363 정치 요즘 언급이 잘 안 되는 사람 8 00:24 2,191
8362 정치 누구 체포하겠냐? 국회가면 13 00:00 768
8361 정치 나경원 분노 “대통령 임기 5년이 너무 짧다고? 재플릭스? 이 망언을…” 9 12.21 564
8360 정치 심우정 딸 “특혜는 인정, 처벌은 불가? 7 12.21 492
8359 정치 국힘, '임기 5년 짧다'는 김민석에 "총리 개인선거 출마 의식한 발언" 7 12.21 493
8358 정치 전검찰총장의 자녀는 법의 적용이 다른가 보네 9 12.21 1,457
8357 정치 [속보] 與, 22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우선 상정 3 12.21 345
8356 정치 국내 업체들한테 니네 진짜 다 뒤지기 싫으면 생필품 가격 야바위질 알아서 적당히 해라 소리 아니야 무관세 수입이래 ㅋㅋㅋㅋㅋㅋ 7 12.21 2,105
8355 정치 이준석, 김건희 특검서 9시간 반 조사‥"왜 피의자인지 몰라" 14 12.21 846
8354 정치 [단독]청와대 대통령 관저 변경 검토…“훼손 상태 심각해 복구 상당시간 소요” 7 12.21 2,136
8353 정치 이재명 대통령 “공공임대 주택 역세권에 지어야” 14 12.21 1,485
8352 정치 탄핵이 없던 세계관에서 오늘자 윤석열 남은 임기 423 12.21 54,207
8351 정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2분 짜리 은행강도가 어디있나? 5 12.21 1,850
8350 정치 [속보] 정청래 민주장 대표 "내란당 청산·민생, 두 마리 토끼 잡겠다" 41 12.21 809
8349 정치 金 총리 '5년 짧다' 언급에.. 국힘 "남은 4년 6개월이 걱정" 37 12.21 1,063
8348 정치 내년 청주시장 후보중 하나라고 함 11 12.21 3,451
8347 정치 태극기에 윤석열 그려넣은 윤어게인 시위대 17 12.21 2,027
8346 정치 [속보] 김은혜 "'대통령 놀이' 즐거우십니까…민주당 위선, 구소련 같아" 308 12.21 2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