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VTO(자발적 무급휴가) 대상 물류센터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폭풍이 커지면서 쿠팡 사무직 사이에서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물류센터 계약직을 대상으로 VTO 실행 문자를 발송했다. 지난 18일 기준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가 확인한 VTO 실시 물류센터는 전라광주4센터, 전라광주2센터, 대구2센터, 고양1센터, 이천4센터, 인천4센터 ICQA공정, OB공정, 인천22센터(신선), 용인3센터, 용인5센터 등 9개 센터, 10개 공정이다. 전라광주4센터 등 일부 센터는 인사 관리자들이 적극적으로 VTO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물류센터 VTO는 물류센터에 입고되는 물류량에 따라 정해진다. 명절 직후, 프로모션 종료 이후처럼 물류량이 감소하는 시기에 주로 시행한다. 크리스마스 등 물류 수요가 높아지는 유통 업계 대목인 연말에 VTO를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물류량이 감소하면서 VTO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용인물류센터 계약직을 대상으로 전송된 VTO 안내 메시지에는 “물량감소로 인해 YON5 OB공정에서 12/18(목) 오후조 사원을 대상으로 VTO 신청을 접수받습니다”고 명시됐다.
정성용 전국물류센터지부 지부장은 “최근 인천물류센터를 찾은 결과, 물류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계약직 VTO와 일용직 채용 축소로 내부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VTO로 업무를 아르바이트생들이 대신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혼란스런 분위기는 쿠팡 사무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별다른 내부 공지가 없는 상황에서 인사고과 시즌과 겹치며 불안감이 증폭됐다. 쿠팡 그룹 노동조합 쿠니언 관계자는 “노조원들이 매일 전화해서 회사 상황을 물어본다”며 “인사고과 시즌이기에 불안감이 더 크다”고 전했다.
쿠니언에 따르면 쿠팡 사무직 인사고과는 4단계로, 상대평가로 이뤄진다. A등급 20%, B등급 20%, C등급 50%, D등급 10%다. 관계자는 “매년 최하위 10%는 퇴사해야 하는데 올해는 이 비율이 늘어날까 내부 불안감이 커졌다”며 “회사에서 비율만 공개할 뿐 명확한 인원에 대한 공지는 없어, 영업중지까지 언급되는 현재 더 많은 인원이 해고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청문회에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영업 정지 여부를 공정거래위원회와 논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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