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압박에 증권사들 줄줄이 수수료무료 혜택 중단
본질은 환율 통제?…투자자 "자유시장 어긋나는 조치"
금융감독원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마케팅에 제동을 걸며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직접적인 제재는 없지만 실태 점검과 간담회라는 비공식적 압박으로 사실상 증권사 마케팅을 중단시킨 이번 조치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고환율 책임을 애꿎은 투자자와 증권사에 전가하는 것”이라는 날선 반응이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일 주요 증권사 CEO를 긴급 소집해 해외주식 관련 마케팅 전반을 자제하라고 주문한데 이어 이날 오전 토스증권과 키움증권의 해외투자 영업관련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실태 점검이라고 설명하지만 업계는 이번 조치의 본질이 환율 통제 목적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중반대를 넘나들면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자금이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민이 들고 있는 테슬라 주식만 40조원이다. 이 중 절반만 국내로 환전돼 들어와도 환율은 안정된다”며 “당국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직접 제재는 못 하니까 증권사 마케팅을 틀어막는 방식으로 우회 압박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 조치가 영업 활동을 정면으로 제한한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국이 제도를 바꾸기는 부담스러우니 간담회를 열어 ‘알아서 조심하라’는 신호를 주는 식”이라며 “그 와중에 투자자 이익은 뒷전”이라고 비판했다.
현장 반응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키움·미래에셋·NH투자증권 등은 수수료 우대 정책과 해외주식 관련 이벤트를 전면 중단했고, 삼성·토스·한국투자증권 등도 해외주식 신규 혜택과 마케팅 계획을 모두 철회했다. 메리츠증권은 기존 무료 수수료 정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규 광고와 홍보 계획은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