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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됐으니 예산 늘려줘야”

4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출근길 시위에 나선 가운데 출근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박성원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기습 탑승 시위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늘어난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로 열차가 지연되자 시민들의 민원도 함께 증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장연이 이 대통령 취임(지난 6월 4일) 후 지난달까지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 벌인 시위 횟수는 156건이었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6~11월(56건)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작년 같은 기간(144건)보다도 8% 늘었다.
전장연 시위에 따라 운행 지연을 막기 위해 열차가 역에 서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무정차 통과 횟수도 늘었다. 2023년과 2024년엔 서울 지하철의 무정차 통과 횟수가 각각 3건, 1건이었지만 올해는 지난달까지 9건이나 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에만 7건의 무정차 통과를 시행했다.
한 예로 지난 11일 전장연은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출근길 시위를 열었다. 휠체어에 탄 채로 승강장을 찾은 이들은 지하철 문을 막아섰다. 그러자 서울교통공사는 오전 8시 39분부터 8시 59분까지 20분간 무정차 통과를 시행했다. 지난달 18일에도 전장연은 5호선 광화문역을 찾아 기습 시위를 했고, 상행선과 하행선 열차 모두 정차하지 않고 통과했다.
전장연이 현 정부 출범 후 시위 횟수를 늘리는 것을 두고 본격적인 ‘대선 청구서’를 내미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지난달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여당이 됐으니 우리 요구를 풀어야 한다”며 장애인 관련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
전장연이 시위 시간·장소 등을 예고하지 않는 데다 주로 출퇴근 시간에 시위를 벌이면서 서울 시민들의 스트레스는 커지고 있다. 서울 시민들이 지난 6~11월 서울교통공사에 접수한 항의 민원은 2931건으로 2023년 같은 기간(458건)보다 6배 넘게 늘었다. 지난달에만 1697건이다. “왜 출근길을 막느냐” “회사에 한 시간이나 늦게 출근했다. 대책을 내놓으라”는 내용이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의 피로도 커지고 있다고 한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기습 시위가 벌어질 때마다 역무원과 지하철 보안관, 경찰까지 투입되는데 이미 열차는 지연돼 시민들의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