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608597?sid=001
고려아연 美투자로 비싼 韓산업용 전기료 도마에
제련원가 30~40%가 전력비용…美서 우선가동 불보듯
3년 새 전기료 76% 폭등…생산기지 ‘탈코리아’ 잇달아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히 상승하면서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라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심지어 전기요금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해외로 공장 이전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제조업 엑소더스’ 우려를 키우고 있다.
18일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한 배경에는 높은 전기료 문제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련업의 특성상 전기료가 전체 제조원가의 30~40%를 차지한다. 한국 산업용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h)당 180원 수준이다. 반면 미국 테네시주는 85~98원, 초대형 부하에는 60~70원에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 미국에서 제련소를 운영하면 전기료 부담을 절반이나 덜 수 있다는 얘기다.
![고려아연 [이승환 기자]](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12/18/0005608597_002_20251218190907821.jpg?type=w860)
고려아연 [이승환 기자]고려아연은 미국에 약 11조원을 들여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고 국내 온산제련소 생산 물량의 절반에 달하는 아연 30만t, 납 20만t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측은 “미국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하면 온산 제련소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생산 물량이 상당부분 미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현대제철도 최근 포스코와 손잡고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를 들여 연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관세정책 탓에 기업들이 현지생산에 나서고 있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산업용 전기료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평균 산업용 전기요금은 메가와트시(㎿h)당 127.9달러로 미국(81.5달러)보다 57% 비싸다. 중국의 80~90달러보다도 물론 높은 수준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단가는 75.8% 올랐다. 전기요금 민감 업종에 속하는 112개 기업의 평균 전기요금 납부액은 같은 기간 481억5000만원에서 656억7000만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간 약 3조원대, SK하이닉스는 1조원대 초반의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제조업 엑소더스를 막으려면 산업용·가정용·지역별 요금 체계를 다시 짜야 한다”며 “전기가 많이 필요한 업종에는 별도의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