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부부 광풍 '시들'
SNS 거품 빠지면서 수요 급감
리셀가 급감…'재테크 가치'도 실종
올 여름 세계적으로 광풍을 일으킨 중국 캐릭터 ‘라부부’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한때 매장 문을 열기도 전에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이 빚어지고 각종 모조품이 쏟아질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 들어 수요가 급감하며 분위기가 반전된 모양새다.
17일 네이버 검색어랩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6월17일~12월16일) 라부부 검색량은 지난 7월 최고치인 100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와 비교해 지난 16일 검색량은 3 수준까지 떨어지며 소비자 관심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판매처인 팝마트코리아 홈페이지에서도 수요가 높았던 시기에는 제품 입고와 동시에 수량이 동나는 품귀 현상이 반복됐지만 현재는 주요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제품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한정판 거래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는 이날 기준 대표 상품인 ‘라부부 하이라이트 시리즈 랜덤박스’ 단품이 2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가(인상 전 기준 2만1000원) 대비 약 8배 이상 비싼 17만원 선까지 치솟았던 과거와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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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라부부의 인기 하락 원인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반 유행의 한계를 꼽는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 바이럴을 통해 단기간에 인기가 급상승했다가 빠르게 식는 트렌드 상품의 특성상 관련 콘텐츠 노출이 잦아지면서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누적됐다는 분석이다.
가품(짝퉁) 논란과 품질 관리 문제 등도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라부부가 인기를 끌자 정교한 가품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다. 웃돈을 주고 구매한 제품이 가품으로 확인되는 사례가 잇따른 것도 소비자 신뢰를 갉아먹었다. 생산 공장별 품질 편차로 인형 얼굴 형태나 마감 상태가 제각각인 이른바 ‘뽑기 운’ 논란까지 겹쳐 불만이 커졌다.

팝마트 해외 본사에서 단행한 제품 공급량 확대와 가격 인상도 인기 하락으로 이어졌다. 팝마트는 지난달 14일 라부부를 포함한 주요 제품 가격을 기존 대비 약 14% 인상했다. 이에 따라 라부부 하이라이트 시리즈 랜덤박스 단품 가격은 2만1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크라이베이비 어게인 시리즈 역시 2만8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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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림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