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원화 약세 현상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과도한 우려는 지양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 S&P “원화 약세 현상, 크게 우려할 필요 없어”
10일 S&P글로벌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와 신용위험’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최근 원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문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2의 IMF 사태가 임박했다’며 시장불안을 조성하고 있다.
킴엥 탄 S&P글로벌신용평가 아태지역국가신용평가팀 전무는 “이 부분은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며 “환율 변동 자체가 곧바로 신용도 훼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탄 전무는 “일본 엔화 환율 변동 사례를 보면 최근 2~3년 동안 훨씬 큰 변동이 있었지만 현지 경제는 비교적 무리 없이 조정됐다”며 “오히려 일본 정부의 재정 상황도 오히려 2~3년 전보다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안정성을 언급하며 환율 변동에 과도한 우려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탄 전무는 “한국 경제 구조는 여러 면에서 일본과 유사하다”며 “한국이 외부 리스크에 덜 노출된 부분은 분명한 차이지만, 원화 가치가 추가로 떨어지더라도 경제나 금융시스템에 큰 스트레스를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이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이유로 외화 차입 구조의 변화를 들었다. 그는 “과거와 달리 내수 활동을 위해 미국 달러나 외화를 차입하는 한국 기업·가계는 많지 않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준의 충격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2026년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환율 방향 가를 것”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 상무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른 원인은 크게 다섯 가지로 볼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역전 장기화, 미국보다 더 높은 한국의 통화량(M2) 증가율,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투자 확대,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투자 확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위한 달러 보유량 증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가운데 가장 큰 원인은 기준금리 역전”이라며 “이 현상은 2022년부터 시작됐고 환율 상승이 본격화된 시기와 정확히 맞물린다”고 설명했다.
내년 전망도 밝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 다섯 가지 요인은 쉽게 바뀔 수 없어 내년에도 환율 상승 압력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미국 증시에서는 스페이스X, 오픈AI처럼 기대가 큰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어, 실제 상장될 경우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 자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1일 새벽(한국시간 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결과를 발표하는 가운데, 나이스신용평가는 “한미 금리 격차 축소의 경우, 환율 이슈 완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상무는 “미국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예정이지만 한국은 서울 부동산 가격과 환율 문제 때문에 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렵다”며 “미국이 금리를 단계적으로 내리고 한국이 시간을 두고 천천히 금리를 인하하거나 동결한다면 한·미 금리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변화는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 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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