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네이트판] 돈 빌려준 친구, 이제 손절하고 싶은데 제가 나쁜 건가요?
4,969 39
2025.12.18 14:08
4,969 39

이십 년 전, 아버지 사업 부도로 대학 등록금이 없어 휴학을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십 년지기 친구 두 명이 등록금 일부를 빌려줬어요.

 

너무 고마워서 평생 은인이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학교 다니며 알바를 하면서 하루에 적게는 5천 원, 많게는 10만 원씩 꼬박꼬박 갚았고
졸업 전 취업이 되어 두달만에 모두 갚았습니다.

 

그 마음이 너무 커서 이후에 그 친구들이
자잘한 부탁이나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혹시 못 받아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도와줬고,
다행히 돈은 다시 받았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을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고마운 친구들이라
40이 된 지금까지도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계속 현타가 옵니다.

 

두 친구 중 한 명이
돈을빌려준 시점부터 이십년간
자잘한 부탁이 많아졌습니다.

 

다 말하긴 너무길고
학생땐 조별과제할때 그때마다 그친구는
일이생겨 제기 대신하는경우가 있었고

 

제 옷이며 가방을 빌려가고 잊어버려
돌려받지못하는 일도 있었어요

 

결혼후에는
김장철마다 도와달라고 저를 부르고
(저희 집, 시댁, 외가 모두 김치를 사 먹고
저는 김장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집안 행사 때마다 도와달라고 하고
제가 몸이 아파 장기 휴가 중인데도
필요할 때마다 전화를 해서 부탁합니다.

 

아이를 맡아달라,
강아지를 맡아달라,
와서 이것 좀 도와달라…
항상 이런 식입니다.

 

저도 한계가 왔는지
요즘은 전화도 톡도 일부러 확인하지 않는데
눈치를 챘는지
“고맙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며
제가 예전에 힘들 때 마련해줬던
150만 원 이야기를 꼭 꺼냅니다.

 

자기가 정말 힘들게 마련해서
가장 친한 저에게 준 돈이었다는
뉘앙스로요.

 

반면, 다른 한 명은
그냥 연락 자주 하고 밥 먹고
집안 행사 있을 때 가끔 보는 정도라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자꾸 두 친구를 비교하게 되고
고마운 마음은 여전히 있지만
이제는 제가 할 만큼 다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그만 손절하고 싶은데
제가 너무 나쁜 걸까요?

 

qgPiBV
 

출처: 네이트판 https://pann.nate.com/talk/375090204

목록 스크랩 (0)
댓글 3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순수한면X더쿠💗] 압도적 부드러움 <순수한면 실키소프트 생리대> 체험단 모집 (100인) 265 12.18 31,06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45,36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35,97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85,65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46,628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8,99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3,18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0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8,6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84,50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38600 유머 산타는 없다는걸 알지만 어른끼리의 정보전은 모르는것같은 아이의 반응 12:03 72
2938599 이슈 오늘자 골 넣고 팬들한테 그동안의 부진을 사과하는 쿠보 타케후사.gif 12:01 151
2938598 이슈 [미공개 클립] 예술 그 자체, 천생연분과 안녕 봉주르의 랍스터 요리🦞 | 흑백요리사 시즌2 | 넷플릭스 1 12:01 154
2938597 유머 독사진 찍고 싶었는데 들이대는 친구가 못마땅하다(경주마) 12:01 86
2938596 이슈 열혈농구단 출연자중에 의외로 잘해서 놀란사람.gif 11:59 427
2938595 유머 고양이의 판매전략 1 11:59 244
2938594 이슈 여친이랑 헤어지고 넷플릭스 비번을 바꿨더니 5 11:59 1,046
2938593 이슈 의도한건 아닌것 같은데 순수체급으로 웃겼던 김재중 연예대상 우수상 수상소감 1 11:59 352
2938592 유머 분노해서 달려오는 여친 2 11:58 417
2938591 이슈 세계관에 진심인 소속사 공식 자막 vs 캐릭터성 진심인 자컨 자막 feat.루이바오💜 2 11:57 433
2938590 유머 짬짜면도 어렵다면 삼짜는 어떠십니까 3 11:57 592
2938589 이슈 제3회 핑계고 시상식 수상 결과🎉 6 11:56 1,194
2938588 유머 오늘도 루틴대로 직접 우리는 커피 올려준 손종원 셰프 5 11:56 1,302
2938587 이슈 우마루 작가가 연재를 그만둘수밖에없었던 이유 전문 5 11:55 632
2938586 이슈 다 ai가 한 일입니다 4 11:55 457
2938585 이슈 핑계고시상식 지석진 헹가래 4 11:55 913
2938584 이슈 2025년 한국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남녀 아이돌그룹 멤버 TOP50 7 11:54 485
2938583 유머 강한 사람들만 살아남았던 19/20세기 서양의 약품들 3 11:53 451
2938582 이슈 90년생들 어릴 때 다니던 영어학원들..jpg 20 11:53 1,047
2938581 이슈 [속보] 체력이 약해 경기장에서 쓰러진 페이커 26 11:53 3,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