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네이트판] 돈 빌려준 친구, 이제 손절하고 싶은데 제가 나쁜 건가요?
4,845 38
2025.12.18 14:08
4,845 38

이십 년 전, 아버지 사업 부도로 대학 등록금이 없어 휴학을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십 년지기 친구 두 명이 등록금 일부를 빌려줬어요.

 

너무 고마워서 평생 은인이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학교 다니며 알바를 하면서 하루에 적게는 5천 원, 많게는 10만 원씩 꼬박꼬박 갚았고
졸업 전 취업이 되어 두달만에 모두 갚았습니다.

 

그 마음이 너무 커서 이후에 그 친구들이
자잘한 부탁이나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혹시 못 받아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도와줬고,
다행히 돈은 다시 받았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을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고마운 친구들이라
40이 된 지금까지도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계속 현타가 옵니다.

 

두 친구 중 한 명이
돈을빌려준 시점부터 이십년간
자잘한 부탁이 많아졌습니다.

 

다 말하긴 너무길고
학생땐 조별과제할때 그때마다 그친구는
일이생겨 제기 대신하는경우가 있었고

 

제 옷이며 가방을 빌려가고 잊어버려
돌려받지못하는 일도 있었어요

 

결혼후에는
김장철마다 도와달라고 저를 부르고
(저희 집, 시댁, 외가 모두 김치를 사 먹고
저는 김장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집안 행사 때마다 도와달라고 하고
제가 몸이 아파 장기 휴가 중인데도
필요할 때마다 전화를 해서 부탁합니다.

 

아이를 맡아달라,
강아지를 맡아달라,
와서 이것 좀 도와달라…
항상 이런 식입니다.

 

저도 한계가 왔는지
요즘은 전화도 톡도 일부러 확인하지 않는데
눈치를 챘는지
“고맙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며
제가 예전에 힘들 때 마련해줬던
150만 원 이야기를 꼭 꺼냅니다.

 

자기가 정말 힘들게 마련해서
가장 친한 저에게 준 돈이었다는
뉘앙스로요.

 

반면, 다른 한 명은
그냥 연락 자주 하고 밥 먹고
집안 행사 있을 때 가끔 보는 정도라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자꾸 두 친구를 비교하게 되고
고마운 마음은 여전히 있지만
이제는 제가 할 만큼 다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그만 손절하고 싶은데
제가 너무 나쁜 걸까요?

 

qgPiBV
 

출처: 네이트판 https://pann.nate.com/talk/375090204

목록 스크랩 (0)
댓글 3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벨레다X더쿠💚] 유기농 오일로 저자극 딥 클렌징, <벨레다 클렌징오일> 더쿠 체험단 모집! 281 12.15 39,72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34,94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03,94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71,42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25,997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8,28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0 21.08.23 8,452,08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1,30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89 20.05.17 8,577,11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8,6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79,39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36036 이슈 이채연의 동명이인 친목 기획 : 세 명의 이채영 | 방방채 EP.24 01:37 38
2936035 이슈 흑백요리사2 넷플릭스 패트롤 월드 10위 진입 01:37 119
2936034 유머 고요한 밤 거룩한 밤 2 01:33 232
2936033 이슈 홍콩남성이 보는 한국여성 20 01:32 930
2936032 유머 낙엽 침대가 기분 좋은 호랑이🐯 3 01:30 268
2936031 정보 방금 뜬 톰 크루즈 신작 영화 제목과 트레일러 (내용이 감이 안잡히는) 1 01:30 350
2936030 이슈 다이어트 성공한 최민식 4 01:29 1,016
2936029 이슈 "말투 싸가지 없다" 샤이니 키, 술집서 자기 뒷담화 40분간 들었다 20 01:26 1,853
2936028 이슈 블아필이 자기곡 중, 비운의 명곡이다 말했던 노래 2 01:25 351
2936027 이슈 등산복은 알록달록한거 입어야 하는 이유 5 01:24 633
2936026 유머 14살 손자 사망 vs 44살 아들 사망 상황이면 01:23 946
2936025 유머 다들 입 좀 닫아주시술 (약놀람주의) 4 01:22 827
2936024 이슈 나래바로 책도 썼던 박나래.jpg 30 01:22 2,176
2936023 유머 서양대파는 무슨 머리 땋아야할거처럼 생김 3 01:21 646
2936022 유머 개매운 KBS 유튜브 제목 2 01:19 915
2936021 이슈 24년 전 오늘 발매♬ m.o.v.e 'come together' 01:18 31
2936020 이슈 뉴스에 나온 키의 "사회면에 나오면 안돼" 10 01:17 960
2936019 유머 황정민이 부릅니다 굿 굿바이 3 01:17 271
2936018 유머 조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손가인.jpg 6 01:16 1,506
2936017 이슈 멤버들 얼굴 자랑하려고 만든게 분명하다는 베이비몬스터 뮤비 2 01:16 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