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37/0000469384?sid=001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20대 노동자 장덕준 씨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직접 은폐를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어제(17일) SBS는 장씨가 숨진 이후 김범석 당시 쿠팡 한국법인 대표와 전 쿠팡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가 나눴다는 메신저 대화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대화에서 'BOM'으로 표시된 김 대표는 물 마시기, 대기 중, 빈 카트 옮기는 것, 화장실 등의 단어를 말했습니다.
사내 영상 등을 관리하는 정보보호책임자는 영상을 구동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했고, 김 대표는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장 씨가 일하지 않은 영상과 시간을 확인해 과도한 노동에 시달린 증거를 남기지 말라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대화에서 김 대표는 "그가 왜 열심히 일하겠나, 말이 안 된다"고 했고, 책임자는 "여러 사람이 영상을 검토한 것"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시간제 노동자들이다. 성과로 돈을 받는 게 아니다"라며 시간제 노동자를 비하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또 "내일 아침 국회에서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10월 26일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가 열렸고, 쿠팡 측은 유족의 과로사 주장을 강하게 부인한 바 있습니다.
매체가 입수한 쿠팡 내부 자료에는 장 씨가 숨지기 일주일 전부터 화장실을 간 것과 음료수를 마신 시간까지 분초 단위로 기록돼 있습니다. 김 대표가 사용한 '물 마시기' '대기 중' 등 영어 단어를 그대로 옮겨 정리한 엑셀 파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 씨는 2020년 10월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씻다가 급성심근경색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장 씨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 동안 새벽 근무를 해왔다고 합니다.
민사 소송까지 거치며 쿠팡으로부터 4년여 만에 과로사를 인정받은 유족은 이제야 쿠팡 측의 비상식적인 대응이 이해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관련 의혹에 대해 쿠팡 측은 매체에 "해임된 전 임원이 쿠팡에 불만을 갖고 왜곡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 임원이 제기한 해고 무효 법정소송에서 1.2심 모두 쿠팡이 승소한 바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