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이 숙면을 보장하진 않는다”…전기장판, ‘이때’ 끄는 게 핵심
겨울철 필수품처럼 여겨지는 전기장판.
차가운 이불 속을 빠르게 데워주지만, 켠 채로 잠들면 오히려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기장판은 잠을 부르는 도구가 아닌 잠들기 전까지 활용해야 할 보조 난방기구”라고 강조한다.
◆숙면의 조건은 ‘체온 하강’
질 좋은 수면을 위해서는 체온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깊은 잠에 들기 위해서는 몸속 심부 체온이 평소보다 약 1~1.5도 낮아져야 한다.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때 뇌는 비로소 수면 상태로 전환된다.
하지만 전기장판을 켠 채로 잠들 경우 체온이 높게 유지되면서 수면 진입이 지연되고, 얕은 잠과 각성이 반복될 수 있다.
체온을 낮추기 위한 조절 작용이 과도해지면 땀 분비가 늘어나 탈수 위험도 커진다. 이로 인해 아침에 개운함 대신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수면 전문의는 “렘수면 단계에서 체온이 높게 유지되면 쉽게 깨어 새벽 각성이 잦아진다”며 “따뜻함이 항상 깊은 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자파·호르몬 영향도 변수
전기장판에서 발생하는 자기장 역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양대학교 김윤신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2mG 이상의 자기장에 노출될 경우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 리듬에 변화가 나타났고, 20mG 이상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했다.
수면 중 심박 변이 역시 커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전문가들은 “전자파 자체보다 문제는 수면 중 장시간 노출”이라며 “잠들기 전까지만 사용하고 전원을 차단하는 습관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따뜻하게 데우고, 잠들기 직전 끈다”
전기장판 사용을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 핵심은 타이밍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이불을 데우는 용도로 활용하되, 잠들기 직전에 전원을 끄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온도 역시 40도 이상으로 설정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