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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6층에서 지상 1층에서 떨어진 낙하물에 맞아

1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신축 은행 공사 현장. 해당 공사 현장에서 작업하던 60대 남성이 작업 도중 사망했다. 김준형 기자
서울 강남구의 한 은행 건물 신축 공사 현장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1명이 낙하물에 머리를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낙하물은 지상 1층에서 철골조를 고정하던 나사와 볼트가 풀리며 떨어진 건설자재로 추정된다.
17일 서울 강남소방서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6분쯤 강남구 개포동역 인근 한 은행 신축 부지 공사에 투입된 A(65)씨가 지하 6층에서 작업을 하던 중 위에서 떨어진 낙하물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A씨는 헬멧이 깨지고 머리 후두부쪽 외상이 심한 상태로 발견됐다. 사망 원인은 심정지다.
A씨는 지상 1층에서 해체 작업 중이던 철제물에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공사 현장은 지상의 공사 크레인이 지하로 공사 자재를 내려보낼 수 있도록 지하가 뻥 뚫려 있었으며, 안전망은 따로 없이 난간만 설치돼 있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H빔(상업용 건축물이나 고층 건물 공사에 사용되는 철골조)을 고정하는 나사와 볼트가 원래 묶여 있어야 하는데 사고 당시 풀려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중대산업재해수사과는 해당 사업장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도급 관계부터 살펴보고 그 관계에 따라 법 위반 여부, 의무 주체 절차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을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고 안전장치만 제대로 설치·구비 했다면 충분히 예방 가능한 '후진국형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에는 경남 양산의 한 제지공장에서 낙하한 원자재에 맞아 크게 다쳤던 60대 노동자가 뇌 손상으로 12일 만에 숨졌다. 노동부가 발표한 '20대 건설사 사고재해 현황'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148명이 사고재해로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3대 재래형 사고(추락·낙하물 사고·붕괴)로 인한 사망자가 105명으로 71%를 차지했다.